‘세종대왕합창대축제’ 세계 합창사의 패러다임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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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지휘자 일자리 창출과 해외 시장 개척도

세계를 놀라게 하는 급성장의 한글 교육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세계 총 42개국, 1,800여개 학교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일본이 공·사립을 합해 총 550곳 이상의 학교에서 한국어 수업을 제공해 가장 많았으며, 이어 미국(171곳)과 태국(165곳)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로 지난 2019년 만해도 30개국(1635개 학교)에 불과했지만 2020년 39개국(1700개)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40개국을 돌파하며 3년 만에 40%나 급증했다. 특히 13억9000만여명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를 비롯해 러시아 등 총 9개의 신흥국이 한국어를 현지 초·중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했다.
올해 역시 1월 현재 한국어를 대입시험의 외국어 선택 과목으로 도입한 나라가 일본,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태국,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등 총 8곳에 달한다. 이 밖에도 오는 2025년에는 홍콩 대학 입학시험에 한국어 과목이 추가되고, 대입시험 성적으로 한국어능력시험(TOPIK) 성적이 처음으로 공식 활용될 예정이다.

CNN 방송 K-Pop, K-드라마에 이어 한글 콘텐츠에 주목

급기야 지난 달 미국의 CNN 방송은 K-Pop, K-드라마에 이어 한글이 세계가 주목하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며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본산지인 한국에서의 관심은 너무 당연해서인지, 별반응을 느낄 수 없다. 그러나 각자가 보는 눈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보이는 것만 보는 사람과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개발에 앞서는 사람은 다르다. 지나치게 현실에만 천착하면 미래를 보는 뷰가 발생하지 않는다. 역사와 시공과 거리를 뛰어넘는 것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꽃을 피우듯 글로벌 마인드에서 보면 한글과 세종은 더 없이 매력적인 콘텐츠다. 눈앞에 금 광맥이 있어도 모르면 지나치듯이 이제 NFT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마을버스는 놓쳐도 메타버스를 놓치지 말라는 경고도 귀담아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 10년간 칸타타란 새 장르를 만들어 나름대로 개발에 성공한 K클래식은 기득권의 벽을 허무는 것을 기술과 콘텐츠란 신념으로 달려왔다. 이제 칸타타를 넘어 합창의 뉴노멀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러니까 한글과 세종을 통해 우리 합창이 오랜 서양, 종교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세계 합창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우리 상품들이 세계에 진출하듯 무한 시장이 열려 있는 합창의 땅을 개척하자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먼저 15일간 펼치는 세종대왕합창대축제로 새로운 동력을 키워나가려고 한다.

합창으로 먹고사는 시대 열어 갈 것

‘저지르는 힘’이 창의의 출발점이기에 화두를 던지고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은 이번에도 적효할 것이다. 5월 1일부터 15일까지 하루에 10팀씩 모두 150팀이 참여하는 한글 사랑 모국어 합창축제이다. 강원도 원주 문막 사운드 포커싱홀의 대관이 이뤄졌고, 풀스폰서도 붙게 되어 일사천리로 진행 중이다. 그 뜻에 깊이 공감하신 합창계 거장 윤학원 코러스센터 이사장이 총감독을 맡으면서 범조직위 구성을 앞두고 있다. 윤 이사장은 “가사를 많이 쓰세요. 작곡가는 우리 센터에도 많이 있습니다. 한글 노래가 만들어져 보급된다면 출판에도 대박을 맞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합창단 만들기와 함께 악보가 함께 가야 합니다” 오랜 평생의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이다.
동시에 이번 합창축제는 그래서 코로나로 축소된 합창의 다양성과 사회적으로 확산을 위해 각 직능별 합창이란 새로운 컨셉으로 접근한다. 마케팅도 치밀하게 준비하여 합창이 만년 적자, 비자립성의 종목이 되지 않도록 이를 극복하는 원년을 만들고 싶다.
앞으로 시, 군, 구에 세종대왕합창단 만들기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겨 우리 한글이 주도하는 합창 강국을 만들어 가는 것이 원대한 목표다. 많은 분들의 협력으로 K클래식이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는 합창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배워오던 유학 시절에서 한 수 가르치는 나라가 되었으니

우리가 그동안 서양 합창에서 배워 오고 종교 합창에서 오랜 세월 쌓여 있는 그 축적에 대한 기술과 레퍼터리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을 찾기 쉽지 않다. 우리가 그 레퍼터리로 그들과 경쟁하기란 더더욱 쉽지 않다. 이제 차별화된 경쟁력 있는 상품이 필요하다. 바로 그것이 한글이고 모국어 합창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지금이 바로 그 적절한 타이밍에 왔다. 한글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핫하게 뜨고 있고, 특히 젊은이들이 한글을 배우고 한국을 동경하고 있기에 이 타이밍에 모국어 합창을 출발하면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이들은 우리 것을 선망하고 배우려 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 내부의 불감증과 미래를 보는 안목의 부재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이 합창 강국인 이유는 바흐와 베토벤이 있고 많은 작품들이 있기 때문이다. 남의 것을 따라만 해서는 선도국이 될 수 없다. 우리 작곡가의 작품을 더 완성도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공연을 여기저기서 해야 한다. 특히 공공 예술단체는 당연히 사명감을 가지고 실천 해야 한다.

실행이 가장 바르고 빠른 방향이기에

5월 1일부터 15일까지 강원도 원주 문막에 있는 유알컬처파크의 사운드 포커싱을 우리 모국어 합창의 메카를 만들어 축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는 음향 마이크 없이 야외 공연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서양 음악의 복사본이 아니라 우리가 원본을 가지고 행사를 주도하게 되면 그 주도성에서 새로운 에너지와 힘이 솟아날 것이다. 관객층이 다양화될 것이다. 이후 우리 시장이 활성화되면 그들이 우리 것을 배우고 따라올 것이다. 이것이 새로운 시장의 질서의 재편이다. 모국어 합창이 세계의 파도를 만들어 가는 기초이자 출발점이 된다.
무엇이든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없고 또 안 되는 것도 없다. 한글 모국어 합창을 통해 우리 전통에 녹아 있는 멋과 맛을 자랑해야 한다. 문제는 그간의 오래된 습관, 관습이다. 역사와 삶이 녹아든 민요, 동요, 가곡, 칸타타가 세계인들에게 우리 고유의 맛을 음악적으로 보여야 할 때, 서양요리에만 빠져 있는 국내 단체들이 안타깝다.

우리의 매력과 장점을 소개해야 할 때

이미 한류는 그것에 대한 충분한 답을 얻었고 상품이든 예술이든 이제는 당당하게 주도성을 가져야 한다. 이미 영화 드라마 BTS 그리고 떠오르는 한글과 세종, 그래도 K클래식이 증명해주고 있다. 열심히 왔는데 유턴해야 한다면 기름도 잃고 시간도 잃고 허망할 수 있다. 그 오랜 답습이 하루아침에 깨어나진 않겠지만, 그래서 합창에 새 길을 가고자 하는 합창으로 밥 먹기를 간절히 희망하는 합창 선수들을 이번 경기장에 입장시키려고 한다. 동네 축구가 아닌 월드컵 합창에 나가야 하니 말이다. 부러워하지 말고 부러워하게 하는 주도권 바로 진정한 합창인의 사명이자 자존심이다. 여러분들의 동참이 독립군, 한국 합창의 새벽을 열 것이다.

글 탁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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