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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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음악의 근간인 연주자 – 작곡 – 지휘 세 분야의 미래 육성에도 앞장서며 전문 오케스트라 연주자를 교육하는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 아카데미’, 작곡가 육성을 위한 ‘아틀리에’(여기서 상주 작곡가로 성장한 사람이 김택수), 전 세계를 무대로 차세대 지휘자를 발굴하는‘국제지휘콩쿠르’(그 전신인 Next Stage의 2020년 8월 무대에서 당시 만 16세의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박승유의 지휘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했다) 등을 기획하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오케스트라 연주자 육성이란 목표 아래 창설된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 아카데미에서는 국내외 24명이 참가하여 기존의 학제에서는 채울 수 없었던 오케스트라 연주 역량을 강화하고자 실전 경험 중심의 교육을 받은 일종의 마스터 클래스로 ‘우리들의 여행’이란 제목으로 수료식이자 1년을 결산하는 송년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처음 도입된 시스템의 콘서트로 배움과 즐거움이란 두 가치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장을 마련하였다.
KNSO 국제지휘콩쿠르와 KNSO 국제아카데미를 통해 K-클래식의 발전과 국제 문화 교류는 한국외국어대학교와의 협약으로 박차를 가하며 예술과 학문의 협력을 통한 융합형 창의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K-클래식 확산에 한국의 인문학도들의 참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국제 문화 교류 진흥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인재 육성의 기반을 다져 클래식 저변 확대를 모색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국가경쟁력이 중요한 요즘 시대, 단순한 물리 환경의 개선과 정량적 발전에서 벗어나 문화, 사회 등 비물질적 환경에 대한 다차원적 가치 추구를 통해 21세기 문화를 창출하는 그 행보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바라기는 정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서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라는 이름에 걸맞도록 전 세계에 한국을 대표하는 월드 클래스 기준의 연주력도 구비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혹독한 물갈이와 체질 개선도 동반될 것이고 한동안 잡음이 없을 수가 없겠지만 국민은 그걸 원하고 그게 최소 기준이 되어야지 명찰만 바꿔 단 걸로 그치면 안된다.

지금 같은 수준의 안주에 머물러 국내 연주자들의 일자리 창출과 자기 밥그릇 챙기기로는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다. 국립심포니의 인기는 서울시향에 육박하며 다른 KBS나 경기필 같은 한국의 어떤 경쟁 오케스트라에 비해 위상이 달라졌음을 연일 이어지는 콘서트 매진으로 증명하고 있다.
그들과 같은 선상에 있고 안주하라고 국립이 된 게 아니니 무한 책임과 환골탈태의 각오를 수반해야 한다. 문제가 있는 단원들이라면 과감한 지적과 교체가 필요하다.

글 성용원(작곡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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