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여행-14부] BWV 165 ‘성령과 물의 거룩한 목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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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과 물의 거룩한 목욕’이라는 제목을 가지는 165번 칸타타는 교회력의 상반기가 끝나는 삼위일체 주일을 위해 작곡되었습니다. 이날 예배에서 봉독하는 성경 구절은 요한복음 3장 1~15절이었는데 니고데모와 예수님이 나눈 거듭남과 하늘나라에 대한 대화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이마르에서 작곡된 이 칸타타는 1715년 6월 16일에 처음으로 연주되었습니다. 바흐의 대부분 바이마르 칸타타가 그렇듯 작사자는 궁정시인 살로모 프랑크였습니다. 하늘나라, 거듭남, 성령과 물세례 같은 그리스도인의 거듭남을 깨우치는 핵심적인 내용이 들어있는 칸타타입니다. 음악은 아리아와 레치타티브가 번갈아 나오는 6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4개의 보컬 파트, 현악기와 통주저음 악기로 구성된 작은 앙상블로 연주되는 칸타타입니다. 각 악장별로 음악과 가사를 살펴보겠습니다.

니고데모와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와 거듭남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성화

1. Aria
바흐는 칸타타를 합창이나 신포니아가 아닌 소프라노 아리아로 시작합니다. 아리아의 가사는 그리스도께서 니고데모에게 하신 말씀인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는 요한복음 3장을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바흐는 4성부 기악 푸가로 아리아를 시작하는데 각 성부에서 반복되는 푸가의 주제는 시원한 물이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며 성령의 물세례를 형상화한 것 같습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 성령의 물 세례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고 생명책에 기록됩니다. 그 물에서는 모든 더러운 것들이 놀라운 힘으로 죽어버립니다. 그리고 새 생명이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오 성령의 물 세례여.’

바이올린이 처음 제시하는 푸가의 주제 선율은 시원한 물이 흐르는 것 같다.

2. Recitative
원죄에 대한 직접적인 선언 후에 ‘그리스도인은 얼마나 복된 사람인가’를 부르며 저주받은 아담의 자손에 대비되는 그리스도인들의 축복에 대해 부드럽게 노래합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저주받은 아담의 자손으로 태어난 자들은 하나님의 진노로 인해 죽고 멸망할 것입니다. 육신으로 태어난 것은 죄로 오염된 육신뿐입니다. 더럽고 오염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복됩니다. 그들은 성령과 물로 목욕하여 축복과 은혜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그리스도로 옷을 입습니다, 순백의 옷을요 그들은 자줏빛 영광의 옷인 그리스도의 보혈 안에 있으면서 세례를 통해 옷을 입습니다.’

3. Aria
12/8 박자의 통주저음 악기만으로 반주되는 알토 아리아입니다. 하지만 합시코드는 즉흥적으로 다양한 장식음들을 연주합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큰 사랑을 베푸시는 예수님. 세례때 저에게 내려주신 생명과 구원과 행복으로 기뻐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제 평생 은혜의 언약을 새롭게 해주세요.’

통주저음 반주로만 구성된 3악장은 하프시코드가 다양한 장식음을 즉흥적으로 연주한다.

4. Recitative
인상적인 레치타티보 악장입니다. ‘만세, 하나님의 거룩한 어린 양이시여’(Hochheilges Gotteslamm)에서 바이올린은 멋진 아다지오 선율을 연주하며 상승합니다. 요한복음 3장에는 그리스도께서 니고데모에게 영적인 생명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모세가 광야에서 놋뱀을 든 것 처럼 그리스도 역시 들리셔야 하며, 이를 바라보는 모든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시는 내용이 있습니다. 레치타티보에서는 죄로 더럽혀진 본인이지만 믿음으로 십자가에 들리신 그리스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성도의 고백이 나옵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내 영혼의 참된 신랑이시여, 당신은 저를 새로 태어나게 하셨으니 저는 당신께 진실할 것입니다. 하나님의 어린 양이여! 슬프게도 저는 세례의 연합이 자주 끊어졌으며 약속한 것들을 행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 저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저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세요. 제가 지은 죄를 용서해 주세요. 하나님은 제가 얼마나 고통받는지 아십니다. 고대 뱀의 저주는, 그 죄의 독이 내 몸과 영혼을 더럽힙니다. 제가 믿음으로 당신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 핏빛 뱀의 형상은 이제 십자가에 높이 들리셨습니다. 모든 고통은 여전히 있지만 제 모든 힘이 다할 때 저는 다시 회복됩니다.’

Hochheilges Gotteslamm에서 바이올린은 멋진 아다지오 선율을 연주하며 상승한다.

5. Aria
16분음표로 연속해서 이어지는 바이올린 파트를 반주삼아 테너가 노래하는 아리아입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내 사망을 죽이신 예수님. 이것이 내 삶에서 이어지게 하소서. 나의 마지막 시간에 눈을 떠 당신이 나를 죄의 독으로부터 치유하시는 분임을 알게 하소서. 예수님, 내 혼과 영을 치유하시고, 생명을 찾게 해주세요.’

5악장의 아리아는 16분음표로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바이올린의 반주와 함께 진행된다.

6. Chorale
Ludwig Helmbold의 찬송시 ‘Nun last uns Gott dem Herren’ 5번째 구절을 사용한 코랄입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의 말씀, 세례, 성찬. 잘못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믿음안에서, 성령 안에서 우리에게 신뢰하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글 강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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