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가 되기까지 선이 다른 남녀의 비극적 이야기, 브래들리 쿠퍼 감독의 ‘스타 이즈 본 (A Star is b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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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력이 강한 두 아티스트의 열창
각본과 감독, 배우까지 열연한 브래들리 쿠퍼는 ‘스타탄생’ 이란 제목으로 1937년부터 여러번 리메이크된 이번 영화에서 상대역 레이디가가와 감동적 하모니를 선사한다. 특히 다채로운 34곡의 OST는 호소력이 강한 두 아티스트의 열창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영화 속 내용처럼 무명가수 앨리(레이디가가)와 톱스타 잭슨 메인(브래들리 쿠퍼)의 우연한 만남은 앨리가 내면의 열정을 폭발시켜 톱스타가 되기까지 상대역 잭슨의 예술적 고뇌와 충돌하면서 반전을 맞게 된다.

특히 ‘스타이즈 본’의 OST는 빌보트 앨범 차트1위를 기록한 전적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클로우즈업 된 영상을 휘감는 OST ‘Shallow’는 영화 음악상과 그레미상, 아카데미 주제가상 등 눈부신 수상경력처럼 관객의 심리와 맥락을 이룬다. 모든 것을 얻은 톱스타 잭슨이 앨리를 만나 ‘Shallow’를 부르던 날을 기억하지만 이젠 앨리와 같은 무대에 설 수 없는 심리적 표현이 잘 드러났고 ‘Always remember us this way’는 잭슨과 앨리의 사랑을 이어주는 OST로 특히 이 곡은 잭슨 콘서트 엔딩 곡으로 앨리가 부른 노래인데 테마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나게 하며 내러티브의 핵심구조를 꿰뚫은 느낌이다.

Maybe It’s time
잭슨 콘서트장에서 잭슨의 노래 ‘Maybe It’s time’은 재즈풍에 하드밥적인 음악을 연주하며 통기타의 즉흥연주가 영화 전체의 흐름을 압축하고 있다. 잭슨은 설움과 애환이 담긴 프리재즈의 결정체를 보여주며 전후 스토리 전개에 이율배반적 감정을 끌어낸다.

Look what I found
영화의 내용이 무명가수 앨리를 스타로 만드는 과정에 몰입하면 자연이 앨리의 솔로곡에 무게를 두는데 ‘Look what I found’는 레이디가가(앨리역)의 캐릭터가 생동감 있게 묘사된 곡이다. 광각의 넓은 풍경을 담다가도 디테일한 면모까지 클로즈업하는 과감함을 선보여 각 세션은 주제의식을 갖고 노래들을 중심으로 스피드있게 진행된다.


Music to my eyes
브래들리 쿠퍼(잭슨역)와 레이디가가(앨리역)의 캐미가 돋보인 노래며 음악은 마치 매시브 어택의 음악처럼 심리적 분위기를 표현한다. ‘스타이즈 본’ 은 로맨스 장르의 음악 영화로 멋들어진 특수효과는 없지만, 시각적 풍요로움과 향수로 기억되는 노래들이 절정을 이룬다.

ll never love again
특히 마지막 앨리의 노래 ‘ll never love again’에서 잭슨을 동경하는 앨리의 설움과 애환, 음악적 감수성이 잘 녹아있다. ‘Before I cry’도 비슷한 맥락의 곡이며 대중적 트랙에서 한발 비껴간 베타 밴드풍이다. 영화음악 마니아 시각엔 베스트트랙이며 영상과 조합도 신선하다.

Shallow
앞서 말한 ‘Shallow’는 이젠 앨리와 같은 무대에 설 수 없는 심리적 표현이 잘 드러난 재즈풍의 사실적인 묘사가 담긴 스토리텔링식의 노래이다.

Always remember us this way
대중 앞에 설 수 없었던 앨리에게 용기를 준 잭슨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잭슨 콘서트 앤딩 곡 ‘Always remember us this way’는 리듬 앤 블루스의 전통을 담고 있고 현대적인 불협화음과 록 밴드가 결합된 급진적인 사운드트랙이며 단조의 성격이 강한 곡으로 사이키델릭한 반복적인 리듬은 내적으로 특유의 끌림을 주며 스토리의 반전이 유도된 느낌이다.


Maybe It‘s time
브래들리 쿠퍼의 풍부한 성량을 볼 수 있었던 곡 ‘Maybe It‘s time’은 기타와 등장하는 느린 리듬의 음악 편성이 테크노를 방불케한 심리적 균일감을 주며 하드코어 기술적인 리듬에 기타리프가 결합되어 감상적인 영화의 맥이 음악과 내러티브를 지배하는 인상이 든다.

빌보드차트 1위를 차지하며 영화음악의 자화상을 보여주다
빌보드차트 1위를 차지하며 특히 ‘Shallow’는 골든 글로브 영화 음악상, 그레미상을 수상할만큼 ‘스타이즈 본’의 OST는 곳곳에 배치되어 영화음악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극의 후반부의 ‘Before I cry’와 ‘Too far gone’은 재즈와 클래식한 음악이 상반적 대조를 이루며 이런 대조가 이 영화에서 음악적 중심구도를 형성한다. 쿠퍼와 가가는 각 장면의 다발을 묶어 세우는 역할을 했고 내적으로 다음 영상을 예상하고 일관되게 유지한 사운드트랙이라 생각한다. 총 34곡의 사운드트랙은 해석이 담긴 연주로서 각 영상들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조합을 이루었다. 영화 마지막 앨리의 곡으로 더 유명해진 ‘ll never love again’은 영화의 패러디가 될 만큼 깁슨 기타의 잦은 등장과 인상적인 멜로디를 갖춘 곡이다.

수많은 영화 중에서 ‘스타이즈 본’ 은 독특한 연출기법의 브래들리 쿠퍼가 첫 메가폰을 잡은 영화며, 거친 퍼포먼스 뒤에 숨겨진 가가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강한 마력을 지니며, 종전의 로맨스 영화의 낡은 편견을 바꿔준 점에서 작품의 질감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본다.

글 정순영(작곡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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