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여행-17부] BWV 91 ‘예수님 당신을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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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타 BWV 91 ‘예수님 당신을 찬양합니다’는 바흐가 라이프치히에서 성탄절을 위해 처음으로 작곡한 성탄 칸타타입니다. 칸타타의 가사와 코랄 원곡은 같은 제목의 루터의 찬송가(1524)에서 가져왔습니다. 원래 이 찬송가의 선율은 10세기의 크리스마스 미사의 알렐루야의 부속가 ‘Grates omnes reddamus’(모두 감사하세)의 선율이었습니다. 독일에서 종교개혁 이전에 이 찬송가가 모국어로 번역되어 불렸으며 루터는 여기에 6절의 가사를 추가해 곡을 완성했습니다.

부속가 ‘Grates omnes reddamus’의 악보

6악장으로 구성된 칸타타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4성부 합창과 2대의 호른과 3대의 오보에, 팀파니, 바이올린, 비올라 그리고 통주저음 악기로 구성됩니다. 바흐는 곡 중간 중간에 왕을 상징하는 부점 리듬을 사용해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노래합니다.

그리스도의 탄생을 나타내는 성화

1. Chorus(합창)

호른과 오보에 그리고 현악기와 팀파니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그리스도가 태어나심을 기뻐하는 듯 빠르고 신나게 곡을 시작합니다. 이후 소프라노는 주선율을 이분음표와 온음표를 사용하여 노래합니다. 소프라노가 노래를 시작하면 나머지 파트들은 반 박자만 쉬고 바로 다 같이 들어와 빠른 멜리즈마로 노래합니다. 마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뻐하는 천사들의 합창에 참여해 함께 기쁨을 찬양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 당신을 찬양합니다. 오늘 당신은 사람으로 태어나셨고, 동정녀에게서 태어났습니다. 천군 천사들은 매우 기뻐합니다. 주님 우리를 긍휼히 여기소서

소프라노는 주선율을 노래하며 나머지 파트는 반박을 쉬고 함께 노래한다.

2. Recitativo(레치타티보)

레치타티보의 낭송과 코랄의 합창이 교차하며 나타내는 독특한 악장입니다.

가장 높으신 영광의 빛이시여, 하나님 그 본체의 형상이신 주님은 마침내 시간이 이르렀을 때 거할 곳을 택하셨습니다. 영원한 하나님 아버지의 유일한 독생자. 영원한 빛이 되시는 주님이 이제 요람에 태어나셨네요. 너희 인간들이 이제 보아라. 주님의 사랑이 어떤 일을 행하셨는지를, 우리의 비참한 육신의 인생 가운데(그 정죄받고 지옥으로 떨어진 육신 가운데서) 가려져있던 하나님의 선하심이 이제는 축복으로 선택받은자들에게 은혜로 주어졌다.’

2악장은 레치타티보와 코랄의 멜로디가 교차하면서 등장한다.

3. Aria(아리아)

3번째 아리아는 테너 독창자와 3대의 오보에와 통주저음 악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흐는 이 아리아에 전체적으로 부점 리듬을 사용했는데, 당시 바로크 음악에서 부점 리듬은 왕의 등장을 나타냈습니다. 왕이신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심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온 세상의 둘레도 너무나 작으신 하나님. 온 땅도 온 하늘도 당신을 담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좁은 요람에 누워계십니다. 그 영원하신 빛이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이제 하나님은 우리를 벌하지 않으십니다. 그 빛 때문에 우리는 그분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3악장의 아리아는 부점리듬을 사용해 왕이신 그리스도의 탄생을 형상화 한다.

4. Recitativo(레치타티보)

그리스도의 탄생을 환영하라는 내용의 레치타티보입니다. 곡의 마지막 파트에서 아다지오로 템포가 바뀝니다. 현악기 파트는 반음계적인 스케일로 상승하며 ‘눈물의 계곡에서 인도하시네(Jammertal zu fuehren)’를 베이스가 노래합니다.

성도들이여, 이제 일어나서 준비하세요. 이제 당신의 창조자를 환영하러 나오세요. 전능하신 하나님의 아들로 주님께서 육신을 입고 오십니다. 그 사랑으로 당신의 마음을 감동시키세요. 주님은 당신을 그의 보좌로 데려가시려고 오십니다. 이 눈물을 계곡을 통과할 때 인도하십니다.’

4악장의 마지막 부분에 스트링 파트는 반음계적으로 상승하며 클라이막스로 향한다.

5. Duet(듀엣)

장엄한 분위기의 부점 리듬은 이중창 전체에 걸쳐 거의 멈추지 않고 지속됩니다. 부점리듬은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한 왕의 등장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노래하는 것 같습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스스로 짊어지신 가난함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네. 하늘의 보화가 넘치네요. 그의 선하심은 당신을 천사들과 영광과 함께하게 하시네요. 천사들의 합창단에 함께 앉게 하시네요

6. Choral(코랄)

칸타타의 마지막 코랄(찬송가)입니다. 바흐는 라이프치히 시절부터 칸타타의 마지막에 코랄을 배치했으며, 해당 코랄의 멜로디는 첫 번째 합창의 정선율로 사용해 칸타타 악장 간 통일성을 추구했습니다. 91번 칸타타 역시 마찬가지로 마지막 코랄의 멜로디는 첫 번째 악장 합창의 정선율(소프라노 파트)로 사용되었습니다.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가 우리를 위해 이 모든 것을 이루셨으며 그분의 크신 사랑을 나타내셨습니다. 모든 성도들은 기뻐하십시오. 항상 그분께 감사를 드리세요.’

칸타타 마지막 악장으로 사용되는 코랄의 멜로디는 1악장 합창의 정선율로 사용된다.

글 강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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