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창단 공연, 한국오페라단의 푸치니 ‘토스카’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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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공연들로 인해 오페라라는 장르에 대한 인식이 점차 확산되었고, 일반 대중들의 관심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일본에서 공부하고 활동했던 성악가들이 주축이 되어 오페라 운동에 동참했다. 당시 이미 오페라 활동을 시작한 서울오페라단에 속해있지 않았던 음악가 중 이인범(테너), 황병덕(바리톤), 오화섭(극작, 연출), 김기령(의사, 가사 번역)이 중심이 되어 만든 ‘한국오페라단’이다. 한국오페라단은 1958년 10월, 푸치니의 ‘토스카’(Tosca)를 국내 초연으로 무대에 올리며 창단했다.

푸치니 오페라의 3대 걸작, 토스카

지아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의 오페라인 ‘토스카’는 전 3막의 멜로드라마로, 빅토리앵 사르두(Victorien Sardou)의 희곡 ‘라 토스카’(La Tosca)를 주세페 자코사(Giuseppe Giacosa)와 루이지 일리카(Luigi Illica)가 오페라 대본으로 만든 작품이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나폴레옹 전쟁 시대의 로마를 배경으로 하며 1800년 6월 17일에서 다음날 새벽 사이에 일어난 사건을 그려낸 사실주의 오페라이다. 이 오페라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가공의 인물이지만, 이들이 처한 정치적 상황은 그 시대 로마가 처했던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오페라 ‘토스카’는 푸치니 오페라의 3대 걸작으로 알려져 있고, 국내에서도 무수히 공연된 명작이다.

2회 공연이 창단공연?!

한국오페라단은 창단 공연인 토스카 공연까지는 ‘한국오페라연구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그 이후부터는 ‘한국오페라단’으로 바꾸었다. 한국오페라단의 창단 공연이었던 오페라 ‘토스카’는 지휘에 김생려, 연출에 오화섭, 토스카 역에 채리숙, 엄경원을 비롯해서 이인범, 홍진표, 김학근, 황병덕, 서영모 등이 출연했다.
특이한 점은 ‘토스카’가 한국오페라단의 창단 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2회 공연으로 명기했다는 점이다.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한국오페라단의 ‘토스카’가 지휘 김생려 선생이 중심이 된 ‘한국교향악협회’와 ‘한국오페라연구회’가 힘을 합쳐 공연했기 때문에, 이를 한국교향악협회에서 1955년 11월에 공연한 카르멘 공연의 연장선으로 보고 ‘토스카’를 제2회로 표기한 것으로 추측된다.

1958년 한국오페라단 <토스카> 프로그램북 & 관람권 (기증자 : 성규동)

국내 오페라 확산에 기여한 공연

한국오페라단의 ‘토스카’는 국립극장의 일부 지원을 받으며 국립극장 기획 공연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직 국립오페라단이 창단되기 전의 상황에서 오페라 확산에 기여한 공연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한국오페라단은 1958년부터 1960년까지 토스카,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팔리아치, 카르멘, 오텔로 총 4개의 작품을 공연했다.

1959년 한국오페라단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 팔리아치> 프로그램북 (기증자 : 김덕기, 성규동)
1959년 한국오페라단 <카르멘> 공연 후 사진 (기증자 : 김영호)
1960년 한국오페라단 <오텔로> 공연 후 사진 (기증자 : 김영호)

이후 1962년, 국립오페라단이 창단하며 한국오페라단의 일원이었던 이인범과 황병덕이 초대단장과 총무에 각각 임명되며 한국오페라단은 자연스럽게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후 1972년에 황병덕 선생의 주도로 한국오페라단은 ‘라 트라비아타’를 공연했지만, 이 공연은 성행하지 못한 채, 한 번의 공연으로 끝났다.

이인범 국립오페라단 초대단장
바리톤 황병덕

글 KOHM(Korea Opera History Museum)
KOHM(Korea Opera History Museum)은 1948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오페라가 걸어온 발자취를 기록하고 보존하고자 2022년 봄, 오페라역사박물관 설립을 위해 발족한 단체이다.

* 1989년에 창단한 한국오페라단 (단장 박기현)과 1958~1972년까지 활동한 한국오페라단은 별개의 단체이다.
** 위 공연 사진 자료는 1950~60년대 가사번역을 주로 맡아서 하셨던 의사 김기령(1926~2011) 선생의 아들인 김영호 선생이 기증했으며, 1958년 한국오페라단 ‘토스카’의 프로그램북은 성규동 이오테크닉스 회장, 1959년 한국오페라단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 팔리아치’의 프로그램북은 지휘자 김덕기 교수와 성규동 회장의 기증 자료이다.

<참고 자료>
한국 오페라 50년사
[네이버 지식백과] 푸치니, 토스카 [Giacomo Puccini, Tosca] (클래식 명곡 명연주, 이용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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