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속에서도 화합을 위해 노래하는 합창인들 ‘제8회 제주국제합창축제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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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고립된 존재가 아니라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대립하고 충돌하는 듯 보여도 화합을 통해 평화를 창출할 수 있는 존재이다’ – 김일환 제주대 총장, 제주국제합창축제심포지엄 공동조직위원장
‘합창의 매력은 모두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누구의 목소리도 묻히지 않는데 있다.’ –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합창이 가진 화합과 배려의 가치는 우리가 마주한 사회문제를 풀어나갈 대안이며 회복력을 높이는 에너지이다.’ –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장
‘우리는 모두 다르게 생겼고, 다른 문화권에서 왔지만 합창을 통해 하나가 된다.’ – 이영조 국제합창심포지엄위원회 위원장

제8회 제주국제합창심포지엄(예술총감독 김희철)이 2월 20일부터 23일까지 제주아트센터와 라마다프라자호텔, 서귀포예술의전당 등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대중음악이든 클래식이든 ‘화합’과 직접 연관된 장르를 꼽으라면 역시 합창이다. 그러기에 이번 합창제에 축사를 던진 분들의 수려한 문구는 ‘화합과 배려’라는 두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그 어느때보다 화합이 필요할 때 이번 축제위 김현동 본부장은 축제의 주제를 우니타스(UNITAS) 즉 ‘화합’으로 잘도 설정했다.

앞서 김일환 공동조직위원장은 ‘인간은 대립하고 충돌하는 듯 보여도 화합을 통해 평화를 창출할 수 있는 존재’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그 말이 이번 축제조직위에게는 그 어느때보다 가슴에 박히는 듯 싶다.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을 때 이들의 마음은 스스로의 충돌과 대립각으로 마음이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화합이란 타협을 통해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주는 것 아닌가? 그러나 지원금 삭감은 상대방의 입장같은 것, 화합을 위해 꼭 필요한 합창제라는 사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잘라버리지 않았나 원망할 법 하다. 그럼에도 조직위는 어쨌든 합창의 미래를 위해 ‘화합’을 선택해 오늘 화려한 축제를 펼치고 있는 셈이다.

화합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의 전달이다. 조직위의 의지가 국내외 합창단으로 전해지자 올해 역시 7개국 20여개팀, 무려 800명이 참석했다.
국제 합창계의 리더들 역시 올 사람은 모두 참석했다. 화합을 위해 각자 손해를 볼 지언정 함께 하자는 의도가 보인다. 로스앤젤레스 로욜라 메리마운트대학교 음악학장이자 세계적인 합창지휘자인 티제이 하퍼, Kiki & David Gindler 예술감독 그랜트 거숀, 에스토니아국립음악연극대학교 합창교수인 히르보 수르바, 매년 합창인의 발성을 한단계씩 업그레이드 시켜주는 인도네시아 발리국제합창페스티벌 예술감독 토미얀토 칸디사푸트라, 미주리주립대학 음악학 교수로서 미주리주립대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카메론 라바, 안산시립합창단에서 25년간 107장의 합창 CD를 출반했던 이화챔버콰이어 지휘자 박신화, 국립합창단 10대 11대 예술감독으로 활동한 후 현재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으로 있는 윤의중, 세계청소년오케스트라 종신 예술감독으로 있는 이재준 등이 협력감독으로 참여했다.

이번 참가팀들 중 해외팀 중 가장 대표적인 단체는 미주리주립대학합창단(지휘 카메론 라바)으로 항공료만 1억원을 훨씬 상회해도 제주합창이 그리워 비용문제는 따지지도 않았다.
이외에도 에스토니아국립대학교합창단(지휘 히르보 수르바), 필리핀 캄머코어마닐라(지휘 앤써니 고 빌라누에바), 인도네시아 미나하사탱가라남성합창단(지휘 산드리 오 타나우마), 라트비아 콰이어 발타(지휘 마라 마르나우자), 일본 사이노쿠니플래티넘특별합창단(지휘 메구미 미나미) 등 7개국 해외합창단이 참여한다.
국내합창단은 부산시립합창단(지휘 이기선), 순천시립합창단(지휘 신승용), 창원시립합창단(지휘 공기태), 동도천시립합창단(지휘 김진수), 더보이스챔버콰이어(지휘 이병직), 세종CEO합창단(지휘 신현민), 클라시쿠스(지휘 양재훈), 라뮤즈여성합창단(지휘 신재상), 부산중구구립합창단(지휘 정찬미), 금천구립여성합창단(지휘 조현우), 송파구립합창단(지휘 김혜림), 양천구립합창단(지휘 김기용), 해운대구립여성합창단(지휘 김성배), 남구오륙도여성합창단(지휘 곽기웅) 등 14개 팀이다.

3박 4일간 치러지는 이번 축제의 낮 프로그램은 합창지휘와 합창에 대한 심포지엄이 주를 이루고, 저녁에는 참가팀 전원이 제주아트센터와 서귀포예술의전당, 라마다프라자호텔 로비 등지에서 다양한 합창과 퍼포먼스로 화음을 뽐낸다.

글 김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