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발성, 중국 학생들에게 전하고파_메조소프라노 양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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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오페라 대상 수상자
중국 출신의 메조소프라노 양준이는 오늘 연주한 생상의 ‘삼손과 데릴라’ 중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를 노래했다. 음악평론가 권고든은 이번 연주를 듣고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다. 양준이는 최근 우리나라 성악가들이 수여하는 ‘제16회 오페라 대상’을 받은 중국 성악가 중 한 사람이다.
“한국에서 오페라 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은 아마도 저희 가문의 영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기쁩니다. 더구나 이런 오페라 대상 수상음악회에 참여할 수 있어서 더없는 영광이고요. 성악가로서는 늦게 받은 상이지만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알고 한 치 흐트러짐 없이 성악의 길로 올곧게 나아가겠습니다.”
웬만큼 뛰어난 한국 성악가들도 오페라 대상을 받는 게 그리 쉽지 않다. 어느 상이든 수상자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 문화와 다른 환경과 배경 속에서 성악을 공부한 중국인이기에 수상하기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사실 한국에서 데뷔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수상과 관계없이 꼭 한국 공연장에서 노래하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수상과 함께 무대에 설 수 있어서 폭풍 같은 감동이 밀려왔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통해 제 마음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었다는 평을 듣고 더 아름다운 노래로 관객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것 같아요.”
소프라노 양준이는 한국에서 공부한 지 6년째를 맞고 있지만, 김지현 교수의 가르침과 배려 덕분에 문화적 차이 등으로 인한 어려움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소프라노 양준이는 이미 중국에서 오랫동안 중국 음악을 공부해왔기 때문에 한국어로 성악을 다시 시작하면서 성악을 새로 배우는 자세로 시작했다. 양준이는 원래 클래식 성악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중국에서는 마땅히 배울 만한 학교를 찾지 못해 대중음악을 공부하기도 했다.

상명대 김지현 교수를 만난 건 행운 중의 행운
“김지현 교수님을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물론 한국에 좋은 선생님들이 많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발성에 개념부터 시작해 테크닉적으로, 체계적으로 차곡차곡 가르쳐줄 수 있는 분은 그리 많지 않거든요. 김지현 교수님은 중국에서도 굉장히 유명하신 가수이자 성악가분이세요. 다른 학생들도 김지현 교수님께 배우고 싶어 하는데 나이 많은 제가 제자로 배울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양준이는 이번 연주 무대를 계기로 앞으로는 더 무대에서 활동하기를 바라지만 공연 이외에도 한국에서 배운 발성을 중국의 학생들에게도 전수할 계획이다.
메조 소프라노 양준이(杨竣伊) 산동예술대를 나와 오랜 활동 끝에 오페라 정통성악을 공부하기 위해 한국으로 유학, 상명대 일반대학원 석·박사를 수료했다. 중국에서도 이미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그는 문화부 주최 (은작상) 성악콩쿠르 2등 수상(1999), 산동TV 가수콩쿠르 벨칸토 프로팀 2등 수상(1996) 제2회 쇼팽음악국제콩쿠르 2등 수상(2022년) 등 수상경력이 풍부하다. 한편 중앙CCTV 계약 배우(1995)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1996년과 1997년에는 중앙CCTV ‘마음과 마음’ 예술단을 따라 신장 공연, 홍콩 복귀 공연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외에 인민대회당에서 중앙CCTV 국경절 음악회(1997), 중앙민족악단과 함께 당의 생일 축하 음악회, 국경절 음악회(1998), 중앙CCTV 신년야회(1999), 중앙CCTV 신년야회(2000) 산동TV 신년야회(2002), 산둥성 음악가 협회 신년야회(2004) 등에 참여했으며 이번 2024년 2월 한국 예술의전당에서 제16회 오페라 대상 수상 음악회에 참여했다. 현재 중국 산동문화예술직업대학 성악과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글 김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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