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초월한 두 아티스트의 만남 연광철 & 선우예권 ‘시인의 사랑’

21

‘현존하는 최고의 베이스’ ‘바이로이트가 사랑한 성악가’ 등의 호칭이 따르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대한 베이스로 평가받는 연광철과 제15회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의 한국인 최초 우승자이자, 시대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다시 만났다. 오는 3월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슈만 최고의 걸작 ‘시인의 사랑’(Dichterliebe)과 사랑을 주제로 한 슈만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베이스 연광철의 따뜻한 음색과 표현력이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특유의 감성과 어우러져 사랑의 시작과 갈망, 행복, 실연의 고통과 지나간 자리의 회상, 허망함까지 사랑에 관한 감정을 오직 목소리와 피아노로만 표현하며 다가올 봄날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예정이다.

독일 베를린 국립극장에서 궁정 가수 ‘캄머쟁어’(Kammersänger) 칭호를 받은 한국 클래식의 자산 연광철은 시대와 각 지방의 억양까지도 디테일하게 분석하는 독일어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작품 해석의 저력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2019년 클라라 슈만 탄생 200주년을 기념한 리사이틀 ‘나의 클라라’로 슈만과 클라라, 브람스의 곡을 선보이기도 했던 선우예권은 독일 작곡가, 특히 슈만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다. 수많은 무대에서 한결같이 따뜻하고 순수한 위로의 음악을 들려주었던바, 선우예권 특유의 감성과 연광철의 묵직하고도 섬세한 중저음이 만나 펼쳐질 슈만과 독일 정통의 무르익은 낭만주의는 두 아티스트의 조합으로 더욱 기대를 불러 모은다.

쇼팽과 더불어 낭만주의 음악을 이끈 위대한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은 “예술가는 인생과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작품에 실제의 삶의 많은 부분이 투영되어 있다. 250여 편에 달하는 수많은 가곡 중에서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시인의 사랑’은 독일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16편의 시에 음악을 붙인 작품으로 꿈 같은 선율과 화성, 텍스트와 음악의 완벽한 융합으로 순탄치 못한 사랑을 했던 슈만의 낭만성이 극대화되어 나타난다. 선우예권의 독주로 연주될 ‘다비드 동맹 무곡’(Davidsbündlertänze) 역시 슈만이 행복에 젖어 작곡했다고 할 정도로 클라라를 얻은 기쁨과 사랑을 바탕으로 한다. 클라라가 작곡한 마주르카의 주제에 영감을 얻어 쓰여진 곡이다. 이어 가곡 ‘내 고뇌의 아름다운 요람’(Schöne Wiege meiner Leiden) ‘나의 장미’(Meine Rose) ‘헌정’(Widmung)을 함께 연주한다.

본 공연은 서울 예술의전당 이외에도 부산, 울산, 안동 세 곳에서 투어로 진행될 예정이다. 3월 13일(수) 부산문화회관, 3월 15일(금) 울주문화예술회관, 3월 19일(화) 안동문화예술의전당으로 이어진다.

글 민경원

일시: 3월 17일 (일) 오후 5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