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명피아니스트 도고 노리코 내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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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푸드협회 송년음악회, 한일간 우애 넘치는 공연

오는 12월 17일 오후 5시 샤론홀 개최

한국말로 해설하고 연주하는 최초의 일본 피아니스트

염담무용, 합동어도(恬淡無欲 合同於道)라 했다. ‘서로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면 우주와 하나가 된다’는 말이다. 한국과 일본 연주자들이 이런 자세로 만나 하나의 연주회를 마련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 일어나게 됐다. 일본의 명피아니스트 도고 노리코가 내한, 한국슬로푸드협회 주최로 오는 12월 17일 오후 5시 샤론홀에서 한국 음악인들과 함께 아름다운 무대를 펼치기로 했다.
“노리코라는 이름은 흔한 여자 이름입니다. 제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께서 사전을 직접 펼치고 한자 ‘紀子’(기자)를 제 이름으로 정했습니다. 기원절(紀元節)은 일본 탄생 기념일인데 우리 집안의 ‘첫 아이’라는 뜻으로 정하셨습니다.”
도고 노리코는 집안의 소원대로 이뤄진 것일까? 한국에서 한국말로 직접 곡을 해설하면서 연주하는 최초의 피아니스트가 되었기 때문이다. 노리코는 어떻게 한국 연주자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을까. 이번 무대는 도고 노리코 외에 소프라노 송난영, 바리톤 석상근, 피아니스트 신정혜 등과 함께 화려한 12월을 장식하기로 했다.
“제가 11월에 동경에서 연주회를 한 적이 있어요. Facebook에 연주회 소식을 포스팅했거든요. 그때 한국 나래코리아의 김생기 대표님이 제 포스터를 본 후 바로 유튜브를 검색하셨나봐요. 서울에서 한국 음악인들과 함께 연주회 하시면 좋겠다는 제의를 한거예요. 정말 놀라운 제안이었죠. 코로나 시대에 모두가 음악회 공연을 꼭꼭 닫는 분위기에서 이처럼 활달한 사업가가 있다는 점에서 놀랐고요. 한일 연주자가 하나의 무대를 만들 아이디어를 냈다는데 또 놀랐습니다. 그렇게 이번 연주회를 준비했습니다.”

20대 큰 병, 잠시 중단 투지와 의지로 연주 재개

피아니스트 도고 노리코(都甲紀子)는 대대로 일본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증조부는 작곡가 코마츠 고스케(小松耕輔)로 일본음악저작권협회를 설립하고 일본 최초로 합창콩쿠르를 개최하는 등 일본 음악계의 기반을 마련했던 음악인이다. 노리꼬는 그런 집안에서 할머니 나이토 미에(内藤美枝)와 어머니 도고 야스코(都甲泰子) 밑에서 3세부터 피아노를 시작했다.
노리코는 도호여자고등학교 음악과(桐朋女子高等学校音楽科)를 거쳐 도호가쿠엔대학(桐朋学園大学)을 졸업, 재학중 러시아에 단기 유학해 모스크바음악원(Moscow Conservatory)의 주임교수 Dorensky를 사사했다.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의 줄리어드 음악원(The Juilliard School) 주임교수였던 Stessin를 사사, 뉴욕 포담대학(Fordham University)에서 리사이틀을 개최하기도 했다.
귀국 후에는 도쿄음악대학(東京音楽大学) 연구과를 수료하였다. 그 후 모차르테움 음대 하계 국제음악아카데미, 아스펜 뮤직 스쿨 등에 참가하며 연주를 거듭했다.
“그런데 20대 때 갑작스럽게 찾아온 병 때문에 오랫동안 연주활동을 못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못하고 죽을 힘으로 다시 연주활동을 재개한 겁니다. 그때 한국어 공부도 시작했고 한국말로 말하면서 하는 연주회를 언젠간 꼭 하고 싶었습니다. 그게 제 꿈이 됐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포스팅을 김생기 대표가 발견하고 곧바로 서울까지 초청한 것이다. 노리코에게는 실로 믿을 수 없는 연주회가 된 셈이다. 말그대로 믿을 수 없는 행운이다. 김생기 대표는 한국슬로푸드협회 이진희 지부장과 함께 샤론홀을 대관한 뒤 프로그램을 짜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저는 연주회 대부분을 직접 기획하고 주최합니다. 사회도 보고 반주도 다 도맡아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관객들을 재밌고 즐겁게 하고 싶어 ‘음악의 즐거움’이라는 제목으로 활동하고 있고요.”

송난영 석상근 신정혜 등 한국 음악인 우정 출연

노리코는 일본에서도 쇼팽 전문 피아니스트로 통한다. 지금까지 그런 활동을 위주로 해왔다. 20대에 자율신경실조증으로 연주활동을 단념해야 했지만, 그녀는 그레바야시 코즈에 문하 Music Twig 20주년 기념 연주회에서 ‘랩소디 인 블루’를 연주, 큰 호평을 받으며 연주 활동을 재개했다.

이어 오기쿠보 음악제에서 ‘음악의 즐거움’이라는 제목의 콘서트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이후 ‘음악의 즐거움’이라는 이름으로 청중을 즐겁게 하는 다양한 악기, 연주자로 출연하고, 직접 사회, 피아노 솔로, 2대 피아노, 반주까지 소화해내는 콘서트를 주기적으로 개최했다. 지금까지 ‘음악의 즐거움 in HAKUJU HALL’, ‘루테르 무사시노 교회 패밀리 콘서트’ 등을 공연했으며 매회 만석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TOPPAN HALL에서 솔로 리사이틀, SONORIUM에서 ‘브람스의 밤’을 개최해 호평을 받았다. 2022년 11월에는 ‘음악의 즐거움 명곡 콘서트’를 개최, 현재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 무대에서 노리코는 쇼팽의 왈츠 64-2, 강아지 왈츠, 유작, 즉흥환상곡, 영웅 폴로네즈 등을 연주하고, 한국인 음악인으로는 소프라노 송난영이 ‘O mio babbino Caro’와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을, 바리톤 석상근이 ‘뱃노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Largo al factotum della Citta’ 등을 노래한데 이어 듀엣곡으로 오페레타 ‘즐거운 미망인’의 ‘입술은 침묵하고'(Lippen schweigen)’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레 ‘Brindisi’ 등을 노래한다. 피아니스트 신정혜는 A.Piazzolla 의 ‘Liebertango’를 연주한다.
노리코는 슬로푸드협회와 나래코리아 김생기 대표, 월테크 하진석 대표 등이 함게 하는 이번 연주회를 통해 한일 간의 따뜻한 피아니즘과 소리의 어울림을 만끽하길 바란다며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시길 당부했다.

문의 콘텐츠네트워크 하진석 대표 010-3415-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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