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브리튼 작곡의 한국 초연작, 현실로 내려온 요정의 세계! 국립오페라단 ‘한여름 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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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희극을 토대로 작곡
국립오페라단(단장 최상호)이 2024년 두 번째 정기 공연으로 국내 초연으로 브리튼의 ‘한여름 밤의 꿈’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을 토대로 영국의 오페라 작곡가인 벤자민 브리튼의 손에서 재탄생한 보기 드문 영어판 현대 오페라로 지난 1960년 초연했다.
지난 3월 11일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한여름 밤의 꿈’ 제작발표회에서 최상호 국립오페라단 단장은 “영국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의 환상적인 음악을 우리나라 관객에게 들려주길 꿈꿔왔고 실현되어서 기쁘다.”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 감독, 의상 디자이너를 모시고 우리나라 오페라의 격을 높일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성악가들도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실력 있는 분들이기에 기대가 크다. 마지막으로 국립의 솔리스트 제도와 스튜디오 단원 등 젊은 성악가에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국립오페라단의 가용 가능한 모든 인원을 동원하여 좋은 무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셰익스피어의 희곡이라 하면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오텔로’, ‘리어왕’, ‘맥베스’ 등의 비극 작품들이 널리 알려졌지만, 이 밖에도 ‘말괄량이 길들이기’, ‘십이야’, ‘베니스의 상인’, ‘뜻대로 하세요’ 그리고 ‘한여름 밤의 꿈’ 등 많은 희극도 집필하여 삶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함께 담아내었다.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 역시 ‘피터 그라임스’와 ‘루크레티아의 능욕’ 등과 같은 비극 오페라로 명성을 쌓았지만 ‘한여름 밤의 꿈’과 ‘앨버트 헤링’과 같은 희극 오페라 창작에도 일가견이 있다는 데에 공통점이 있다.

엇갈린 네 남녀의 사랑과 갈등이 소재
엇갈린 네 남녀의 사랑과 갈등이 요정이라는 초자연적인 존재를 통해 우여곡절 끝에 해결된다는 현실적이고도 환상적인 이야기를 그려낸 3막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은 베를린 슈타츠오퍼, 파리 국립오페라 등에서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소화하고 있는 지휘자 펠릭스 크리거와 링 어워즈, 베를린 도이치 오퍼 연출상을 거머쥔 연출계의 이단아 볼프강 네겔레 연출이 만나 결혼과 자유,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에게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순간을 선물할 것이다.
이번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에는 기존의 오페라와 차별화된 요소가 몇 가지 있다.
먼저 요정의 왕 오베론 역에는 카운터테너인 제임스 랭과 장정권이 더블 캐스팅된다. 오페라에서 소프라노와 테너가 대비를 이루는 것이 일반적이라 카운터테너가 남자 주역을 맡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고정관념을 깨고 카운터테너와 소프라노가 어우러진다.
여왕 티타니아 역은 소프라노 이혜정과 이혜지가 맡는다. 멜로디를 긴 아리아로 부르지 않고, 레치타티보(말하듯이 노래하는 형식의 창법)로 처리해 텍스트 하나하나의 중요성을 살린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또 하나 화제를 모은 부분은 좌충우돌 코믹 감초 캐릭터 ‘퍽’ 역할을 가수 겸 배우 김동완이 캐스팅되었다는 점이다. 아이돌 출신 가수가 성악가들이 연기하는 오페라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최상호 단장은 “처음부터 잘 알려진 셀러브리티가 하면 좋겠다고 여겨 RM(방탄소년단)을 생각했는데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김동완을 강력 추천받았다.”고 말했다.
김동완은 제작발표회 전부터 팬들에게 공연을 알리며 기대를 모았다. 그룹 신화의 멤버로 시작해 수많은 뮤지컬과 드라마, 영화에서도 활동해 온 김동완은 이번 작품에서 첫 오페라 데뷔 무대를 갖는 셈이다.

코믹 캐릭터 퍽, 가수 겸 배우 김동완 캐스팅
끝으로 최상호 단장이 밝힌 것처럼 ‘예술감독으로서 바라는 것은, 이번에 국립오페라단의 솔리스트 제도, 스튜디오,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중견 성악가에 이르기까지 국립오페라단의 모든 시스템을 총동원했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새로운 작품에 대한 두려움 없이 스스로가 작품에 대한 이해를 확실하게 해서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켜서 최고를 보여드려야, 관객들도 이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주어진 기간과 공간 안에서 출연진 제작진 여러분들이 꿈꿔왔던 것을 펼쳤으면 좋겠습니다.”
2024년 한국에서 초연되는 오페라 ‘한여름 밤의 꿈’이 어떠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를지 기대되며, 계속해서 다양한 오페라의 매력을 알리고자 하는 국립오페라단의 신선한 도전도 주목된다.

글 신은지

일시 : 4월 11일(목) ~ 14(일) 목, 금 오후 7시 반 / 토, 일 오후 3시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