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가곡의 날개를 펴다 ¡Olé! K클래팝! 토크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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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 울려퍼진 우리가곡 ‘제37회 서울예술가곡제’

한국가곡에 대한 열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강렬하다. 바로 (사)서울우리예술가곡협회(이사장 정원이경숙)가 한국가곡이 널리 전해질 수 있도록 가곡 운동을 힘차게 이끌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작년 12월 한국과 베트남 수교 31주년 기념으로 초청받아 호치민시 벤탄극장에서, 올해 2월 한국과 스페인 수교 74주년 기념으로 초청받아 스페인 헤따페시에서 서울예술가곡제를 개최했다. 오는 4월 14일(일) 오후 5시에는 푸르지오아트홀에서 제37회 서울예술가곡제를 연다. 이렇게 우리가곡 세계화에 물심양면으로 힘쓰고 있는 (사)서울우리예술가곡협회 정원이경숙 이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사)서울우리예술가곡협회는 어떤 곳인가요?

한국가곡은 우리나라의 정서가 담겨있는 케이클래식의 대표적인 음악인데, 점점 활성화되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어요. 비록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비전문가 연주자들이 우리가곡에 대한 열망이 큰 이유는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는 음악을 계속 발전시켜서 100년 전에 이루어졌던 우리의 예술가곡을 지키고, 우리 고유의 정서를 발전시키는 데 목적이 있거든요. 사실 케이팝은 나름대로 세계를 지배하고 있죠. 우리민족의 정서와 얼이 고스란히 담긴 우리가곡도 전 세계에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무대로 많은 사랑을 받게 하고자 애를 쓰고 있는데요, 작년 겨울에는 한국·베트남 수교 31주년을 기념하여 호치민에서, 그리고 올해는 한국·스페인 수교 74주년 기념으로 초청받아 스페인의 헤따페시에서 우리 가곡을 전했어요.

케이팝 중심의 한류 문화와는 또 다른 매력의 케이클래식을 접한 해외 관객들의 반응이 어땠나요?

이번에 다녀온 베트남과 스페인 모두 우리나라와 유대가 깊은 나라에요. 베트남에서는 호치민 음대 교수들로 구성된 사이공오케스트라와 협연했어요. 사이공오케스트라의 쩐넛민(Tran Nhat Minh) 지휘자는 한국가곡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저희와 연주한 후 이번 기회를 통해서 한국가곡의 우수함을 알게 되었다면서 한국가곡이 세계적인 음악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했어요. 앞으로도 한국가곡을 무대에 많이 올리겠다고 했죠. 황영택 단장이 이끄는 호치민시 청소년오케스트라에서도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 적합한 음악이라고 극찬하며 청소년이 연주하는 한국가곡 음악회를 많이 만들겠다고 했어요. 2025년 공연에서는 우리가곡을 베트남청소년에게 지도하고 연주하겠다고 했죠. 이날 우리가 연주한 베트남 호치민시 벤탄극장은 1,600석 규모인데요, 공연장 만석을 이루었어요. 그만큼 우리가곡에 대한 관심, 한국에 대한 관심, 그리고 케이클래팝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관심을 느꼈어요. 공연이 끝나고서도 관객들이 우리 곁을 떠나려고 하지 않았죠. 현지 신문에도 기사가 나왔구요. 결국 케이컬쳐가 세계인들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특히, 이번 베트남에서의 공연을 위해 후원해주신 맵그룹의 베트남법인과 대한체육회 베트남지부 빈경창 회장님, 베트남국방부 타이슨그룹 THAM 회장님께서 한국과 베트남 간의 정치·경제 교류에 이어 이번에는 문화적 교류로 베트남에 케이클래팝이 울려 퍼지며 특히 한국의 여러 아리랑이 인상적이었다고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음악회가 자주 개최되어 양국 간 예술교류가 긴밀하게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

1,600석 만석을 이룬 벤탄극장무대에서 열창하는 테너 한일호

1,600석 만석을 이루었다니, 베트남 시민들이 우리가곡에 대해 이렇게나 관심이 높을 줄 몰랐습니다. 스페인에서의 이야기도 들려주세요.

저희가 스페인으로 떠나기 얼마 전에 윤 대통령께서 다녀가셨는데, 스페인 왕실에서 윤 대통령을 초대, 조우하던 말미에 저희가 갔어요. 한인 대표들도 환영해주었고, 마드리드왕립성악학교와 스페인의 수도권 영역에 있는 헤따페시의 초청을 받았죠. 저희 (사)서울우리예술가곡협회와 스페인밀레니엄합창단이 23년 9월 15일에 MOU를 맺었는데, 이번 스페인 공연에서 스페인밀레니엄합창단의 임재식 단장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스페인에 있는 동안 축제분위기가 물씬 이어졌어요. 저희가 구성한 프로그램에 헤따페시립 호벤합창단이 같이 연주해주었고, 기념품으로 티셔츠를 제작해서 저희에게 선물해 주었어요. 역시 우리나라와 스페인 간의 국제우호 관계에 있는 음악회라는 것을 느끼며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베트남에서의 1,600석 만석에 이어 헤따페시의 메르카도홀에서도 500석이 꽉 차서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가곡을 노래할 때는 관객들이 더 숨죽여서 감상했고, 노래가 끝나고 환호도 아주 대단했어요. 저희와 사진을 찍으려고 야단이 났었습니다. 저는 한복을 입고 노래했는데, 스페인 국기가 황금색에 붉은색이어서 한복도 스페인 국기 색으로 입었어요. 한복을 입고 노리개를 했더니, 한국 전통 의상이냐고 물어보면서 너무 아름답다는 감탄이 이어졌어요. 저희가 자개로 된 보석함을 선물했을 때 그 자리에서 뜯어보면서 아주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74주년 수교 기념으로 이런 음악회를 한다는 것에 우리보다 현지인들이 더 깊게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정말 감개무량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서울에서의 제37회 서울예술가곡제 2부 제목을 ‘올리브향 담은 아리랑, 감개무량’이라고 지었어요.

스페인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대단했군요. 특히 스페인에서는 마스터 클래스도 개최했다고 들었습니다.

네, 임재식 단장님께서 마드리드왕립성악학교에서 공부하셨는데요. 이 학교의 학장님과 예술감독님께서 우리에게 초대장을 보내오신 것에 감사해서 저희도 감사장을 드렸어요.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마드리드왕립성악학교의 테너 후안 롬바 디에고(Juan Lomba Diego)교수님, 소프라노 빅또리아 만쏘(Victoria Manso)교수님께 지도받았는데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얼마나 정성껏 지도를 해주시는지, 기존에 연주한 방식 이외에도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지도 받을 수 있는 기회였어요. 우리 회원들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주 크게 도움이 됐다고 했죠. 교수님들께 재미있는 질문도 했어요. 유럽에서 공부하는 한국 성악가들이 세계적인 대회에 나가서 한국가곡을 불러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한국가곡이 세계적인 활약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지, 그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그 성악가들이 실력이 좋아서인지, 한국가곡의 음악적 예술성이 우수해서 그런 것 같은지 물어봤어요. 그분들께서 한국가곡은 우수하지만, 그 우수한 곡을 잘 부르지 못했다면 그 성악가들이 어떻게 상을 받을 수 있겠냐며 그 곡이 좋았기도 했지만, 장점을 잘 살려서 연주했기 때문에 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했죠. 스페인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성악가를 배출한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케이클래식을 수용하고, 한국가곡을 아주 우수하게 수용하는 모습을 보며 한국이 예술적으로 아주 발달된 국가이고, 세계적인 성악가들도 케이클래식의 우수성을 느끼는구나 하며 내심 반가웠습니다.

(사)서울우리예술가곡협회는 비전공 성악가와 전공 성악가가 함께 활동하는 성악 연주단체로서 2013년에 창립하여 끊임없이 K-클래팝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노력해 왔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KBS홀 등 600석 이상 규모의 홀에서 늘 만석을 이루며 가곡을 널리 알리기 위해 힘써왔으며, 모스크바, 파리, 인도네시아, 대만 등 해외공연을 통해서 또, 코로나 사태 때는 유튜브 음악회를 27회 연주하는 등 가곡의 저변확대를 위하여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이는 비전공 성악가들의 부단한 연습의 결과로 늘 관객에서 감동 있는 무대를 제공하기 위해 애썼기 때문이다. (사)서울우리예술가곡협회의 이러한 지속적인 활동은 K-클래팝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발자취가 될 것이다.

글 이은혜

일시 : 4월 14일(일) 오후 5시
장소 : 푸르지오아트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