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선한 영향력 끼치는 메조소프라노, 글로벌오페라단 김수정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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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선한 영향력 끼치는 메조소프라노

카르멘보다 더 진한 사랑을 음악과 사회에…

글로벌오페라단 김수정 단장

8월 5일~7일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 예술감독 및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전야제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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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 끼치는 카리스마 넘치는 음악가

‘메조소프라노’ 하면 모두 카르멘과 같은 줄 알았다. 그런데 여기 다른 매력을 지닌 메조소프라노가 있다. 글로벌오페라단 김수정 단장하면 그가 예술의전당에서 색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휘어잡았던 갈라 콘서트가 떠오른다. 붉은 꽃으로 가득한 큰 무대를 홀로 입장할 때부터 휘어잡는 기운이 느껴지는 매력적인 메조소프라노 김수정. 하지만 이 남자 저 남자를 유혹하는 카르멘과는 달리 ‘오직 그만을 원한다’ 라는 순정의 고백을 쏟아낸다. 김수정 단장의 공연을 본 한 지인의 진솔한 감상평을 빌려보자.

“내가 많이 좋아하는 메조소프라노 김수정 한국입양어린이합창단 단장님, 성악가로서도 인품으로도 존경하는데 나와 비슷한 시기에 어머니를 떠나보내셔서 개인적으로 더 애틋하기도 하다. 코로나19로 많은 공연들이 취소되는 가운데 음악회가 예정대로 열려 주말에 다녀왔다. 요즘의 공연계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관객끼리도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공포는 어찌 보면 전시상황보다 더 악재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끼고 적잖은 분이 오셨고 많은 청중들이 기립박수를 했다. 그 박수는 힘든 상황 중에도 공연을 치러낸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솔리스트 그리고 관객들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나 역시 기립박수를 보냈다. 김수정 단장이 이날 부른 차피의 사르수엘라(스페인 전통 오페라) ‘제베데오의 딸들’ 2막의 아리아 ‘내 사랑을 생각하면’을 감동적으로 들었기 때문이다. ( Zarzuela ‘Las hijas de Zebedeo’- R. Chapí) 이 노래는 갈라 무대에서도 잘 올려지지 않기에 실연을 접하기 쉽지 않다. 나도 처음 들어보는데 드라마틱한 진행과 박진감 넘치는 오케스트라 반주로 무척 흥미진진한 아리아다. 김수정 단장님은 특유의 화려한 창법과 카리스마로 이 곡을 완벽히 소화해 관객에게 선사했다. Brava!”

세상에 감동주는 행동하는 음악가

‘음악과 사회’는 별개가 될 수 없다. 사회 속에 음악이 존재하고 음악 역시 사회를 변화시키는 추동적인 에너지를 갖고 있는 까닭이다. 김수정 단장이 전공한 성악과 작곡이 하나의 강줄기라면, 그 물을 받아들이는 대양(大洋)은 사회활동이 된다. 개인의 음악적 역량도 중요하지만 음악을 통해 무언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사회적 행동’이야말로 궁창을 움직이는 파워를 일으킨다. 남들이 가지 않는 개척의 길을 걷는 김수정 단장의 행보를 따라가 보자. 그가 부른 노래처럼, 한 가지를 오랫동안 사랑하는 순정을 발견할 수 있다.

메조소프라노 김수정은 음악 활동을 아우르는 사회활동이 더 매력적인, 꿈꾸는 음악가다. 음악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을 끼치는 음악가라고 하면 틀림이 없다. 그의 사회변화를 위한 음악 활동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입양 어린이들과 함께해온 합창단 운영이다. 14년 전부터 지금까지 그 마음 변치 않고 오롯이 유지하고 있다.

“우연찮은 인연으로 입양어린이합창단을 조직했는데 나중에는 어린이들보다 제 마음이 더 따뜻해지는 거예요. 그 따뜻한 마음은 다시 어린이들에게 전해지는 등 선순환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메조소프라노 김수정이 누구인지 논할 때는 그가 창단한 ‘글로벌오페라단’이 올해로 여섯 번째 개최하고 있는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부터 꺼내야 한다. 여전히 현역 메조소프라노로서 제주의 오페라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는 은혜의 땅, 오페라로 갚는 중

서울이나 수도권 중심의 오페라축제가 아니라 육지로 보면 지리적으로 끝 동네에 속하는 서귀포에서 축제를 펼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가 제주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이다. 부친은 제주에서 태어나 세상에 나가 재능을 키웠다면, 고향에 돌아와 고향이 베푼 은혜를 갚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에서 처음 오페라축제를 시작했을 때에는 부친의 이런 말씀이 무엇을 뜻하는지 정확히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5년이 지나면서 ‘그래서 고향의 은혜를 갚으라고 하셨구나’ 싶었습니다.”

지금은 고향 제주가 얼마나 소중한 곳인지, 대한민국의 땅끝 위치에서 한국의 예술을 지지하는 발판으로서의 서귀포 오페라 페스티벌이 얼마나 귀한지를 깨달았다.

“해가 갈수록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에 온 정성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서울과 해외에서 수많은 오페라를 경험했지만 제주만큼 아름다운 곳은 없는 것 같아요.”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은 지난 2016년 7월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탄생했다. 천지연폭포와 바닷물이 함께 어우러지는 풍광 속에 자리 잡은 대극장. 그 속에서 푸치니의 ‘나비부인’과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여자는 다 그래)’라는 거대한 작품으로 팡파레를 울렸던 축제다. 지금은 감히 ‘서귀포의 대표 브랜드’라고 말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너무 힘들었습니다. 페스티벌 하나를 조직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도 ‘아야’ 하고 아픈 소리 한번 하지 못하고 계속해왔습니다. 올해도 8월 5일부터 7일까지 ‘패션쇼와 함께 하는 오페라 신데렐라’를 개최하는데 벌써 6회째를 맞습니다.”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이 걸어온 길

2016년에 시작된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은 2017년 제2회 축제를 맞아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7월 27일~29일)를 공연에 올린 데 이어, 2018년 제3회(8월 22일, 23일) 때는 ‘라 트라비아타’ 갈라콘서트(8월 22일, 23일)와 리골레토 전막 오페라(8월 24일, 25일)로 화려하게 수놓았다. ‘문화도시 서귀포,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이라는 부제로 열린 이 축제는 특히 8월 24일과 25일 전막오페라 리골레토가 인상적이었다. 연출에 방정욱, 지휘 양진모 등 국내 최고 제작진들이 참여했고 김수정 단장이 예술총감독으로서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제4회 축제는 2019년 8월 1일~3일간 오페레타 ‘박쥐’를 무대에 올렸다. 제주 출신으로 세계적인 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성악가들이 대거 출연한 갈라콘서트도 포함, 음악과 무용은 물론 연출을 흥미롭게 펼쳐 뮤지컬보다 더 재미있는 축제를 선보였다. 소프라노 신지화, 바리톤 김승철 등 국내 최고의 제주 출신 스타들이 두루 출연, 서귀포를 오페라 향연으로 물들였다. 특히 이들 공연은 유료관객이 거의 95% 이상을 차지, 오페라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한 몸으로 받았던 축제였다.

지난해는 코로나로 인해 대면을 비대면으로 전격 전환, 2020년 8월 8일 온라인 실황 공연으로 제5회 서귀포오페라축제를 펼쳐 오페라 ‘투란도트’로 축제의 맥을 이어갔다. 이 공연에는 투란도트에 소프라노 오미선, 칼라프 테너 이정원, 류 소프라노 김은경이 맡아 1만 명에 달하는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제6회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 전야제와 본 공연 프리뷰

“이번 제6회는 로시니 오페라 ‘신데렐라’(La Cenerentola)를 공연합니다. 신데렐라는 1996년, 그러니까 25년 전에 바르샤바에 있는 폴란드국립오페라단에서 전속 가수로 일했을 때 데뷔했던 작품이라서 더욱 애정이 간답니다. 당시 폴란드체임버오페라극장에서는 모차르트 22편의 오페라가 시리즈로 공연되었는데 주연 조연 합창단원 등 다양한 무대에서 맹활약하던 때였습니다. 2008년에는 대구오페라페스티벌에서 대구오페라단의 ‘신데렐라’ 공연에서 주역을 맡기도 했고요. 신데렐라는 고난을 겪지만 용서를 통해 끝내 행복을 되찾는 해피엔딩으로 귀결되잖아요. 누구든 용서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무대에 올린 푸치니의 ‘투란도트’도 용서함으로써 행복을 찾는 내용이고요. 투란도트나 신데델라는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용기를 줄 것이라 믿습니다.”

김수정 단장은 여기에 더해 유니크한 연출이 돋보이는 패션쇼를 곁들인 부파 오페라로 펼칠 계획이다. 무도회와 결혼식 장면, 발레 연출을 패션쇼 무대로 깜짝 변신시켜 오페라를 흥미롭게 이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제6회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은 전야제와 2회의 본공연으로 꾸며진다. 5일 오후 8시에 열리는 전야제 ‘한여름밤의 꿈’은 서귀포칠십리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지며 예술감독 김수정의 촘촘한 감독과 전 MBC아나운서 하지은의 맛깔난 사회 아래 소프라노 현성경, 테너 강진모, 바리톤 김성국 등이 출연하고 피아니스트 홍예은과 엘렉토니스트 이가은이 반주를 맡는다.

본 공연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서귀포예술의전당을 무대로, 앞서 밝힌 신데렐라로 화려하게 장식하는데 우나이 우레초의 지휘와 연출 유혜상, 제작감독 이민수, 음악감독 홍예은, 이가은, 패션쇼 감독 한다니엘 등이 나선다.

이번 페스티벌은 김수정 단장만의 독특한 공연으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김수정은 여섯 번째를 맞는 이번 페스티벌을 꼭 참여하고 싶은 공연으로 만들기 위해 최고의 캐스팅으로 구성했다. 신데렐라 메조소프라노 백재은, 돈 라미로(왕자) 테너 전병호, 돈 마니피코(계부) 바리톤 장성일, 알리도로(철학자) 베이스 김일훈, 단디니(시종) 바리톤 김성결, 클로린다(언니) 소프라노 홍예원, 티스베(언니) 소프라노 김혜현 등이 주역을 맡는다.

한국입양어린이합창단, 세계 입양문화를 이끄는 합창단

내게는 꿈이 있어요 / 이 땅에 태어난 모든 아이들이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라는 꿈 / 내게는 꿈이 있어요
내게는 꿈이 있어요 / 꿈을 꾸며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부모님을 선물로 받기를 기대하며 / 간절히 기다리는
그 아이들이 아름다운 가정에서 / 꿈꾸는 아이로 자라는 꿈
아이들이 좋은 부모님을 만나 / 꿈꾸는 아이로 자라나는 꿈

김수정 단장이 직접 영상 제작해 올린 합창곡의 가사다. 입양합창단 부모님들이 직접 작사한 ‘나는 꿈이 있어요’(I have a dream)의 가사를 보고 마음이 뜨거워진 김수정 단장이 이 가사를 노래로 만들어 유튜브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입양 가족들의 모습을 노출시키기도 하였다. 이 동영상에는 숙연해지거나 눈물이 흐른다는 댓글이 가득하다.

어쩌다보니 인연을 맺은 입양 가족과의 합창단 활동이 지금은 보건복지부 홍보대사, 혹은 입양 홍보대사로서 김수정의 정체성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메조소프라노로 활동하며 오페라단을 이끄는 것도 쉽지 않은데 언제 어떻게 이런 단체를 이끌기 시작했을까?

“2006년 입양의 날 행사에 초청 성악가로 노래하러 갔다가 충격을 받았어요. 실제 아이들을 접하고 음악을 통한 사회 참여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뜨거운 가슴은 저에게 입양 1세대 주인공들을 무대에 세워 진정한 의미를 노래로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국입양어린이합창단을 조직하게 되었습니다.”

매년 다양한 주제로 음악회 펼쳐

공식적으로 사단법인 ‘한국입양어린이합창단’(KAC Choir)을 만들고 11년여가 흘렀다. 2010년 공식적으로 출범해 올해로 11년째를 맞고 있는 셈이다. 당시 10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30명이 넘는다. 창단 이후 본격적인 활동을 펼쳤다. 그동안 문화가 흐르는 서울광장 음악회, 기업은행과 함께 하는 ‘Amazing Love-사랑을 만나서’ 등 다양한 주제로 공연을 펼치는가 하면,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는 ‘Happiness’ ‘Miracle’ 등 다양한 주제로 매년 공연을 펼쳐오고 있다.

또 2013년에는 소프라노 안나 넵트렙코의 남편이자 세계적인 테너 유쉽 예바조프를 초청해 합창단 아이들과 무대를 꾸미기도 했으며, 특히 지난 2019년에는 창단 10주년을 맞아 롯데콘서트홀에서 10주년 기념 공연 ‘모차르트가 다시 부활한다면’ 오페라갈라 콘서트를 열었으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각지를 순회하며 다양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에서는 투란도트에서 한국입양어린이합창단의 목소리로 합창을 함께 해 오페라 무대의 의미를 더하기도 하였다. 국내 활동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다양한 무대를 선보여 입양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희망을 불어넣는 역할에도 앞장서왔으며, 2017년에는 이태리 ‘토레 델 라고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창작오페라 ‘선덕여왕’에 출연하는가 하면 미국 케네디센터에서 공연을 갖기도 했다.

케네디센터, 미국 입양아들과 함께 공연하기도

김수정 단장에게 한국입양어린이합창단 운영은 초창기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메조소프라노로서 공연도 해야 하고, 글로벌오페라단도 운영해야 하는 입장에서 합창단까지 홀로 전담하기에는 너무 버거웠다.

“처음 창단한 후 의욕적으로 활동했지만 곧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너무 힘들기도 했지만 터를 닦아놓았으니 이제는 능력 있는 합창전문가나 기업이 맡아도 되지 않을까 싶었죠. 그래서 도망가다시피 미국의 한 대학 교환교수로 떠났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그러나 김수정 단장이 입양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는 순간 이미 운명은 정해져 있었던 모양이다. 미국에 가서도 미국의 입양단체들과 인연을 맺을 뿐 아니라 하필 그곳에서 만난 미국인 교수 역시 한국인 입양아를, 그것도 자폐증이 있는 아이를 정성껏 키우는 모습에 크게 감동하고 말았다.

“피할 수 없나 봐요. 그래서 미국에 가 있는 한국인 입양인들과 인연을 맺고 한국입양어린이합창단을 이끌었죠.”

김수정 단장은 미국에서의 성악가 활동을 뒤로하고 미국입양단체와 함께 연대를 꿈꾸기 시작했다. 김 단장이 보기에 미국의 한국입양인들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래서 한국입양합창단 아이들과 교류음악회를 한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나도 한국을 알고 싶다’는 미국 입양인들의 소원을 성취시킬 겸, 미국 케네디센터를 대관하고 합동음악회를 추진했다.

“케네디센터 공연은 말도 안 된다고 했지만 모 방송사 다큐 프로그램 제작진과 함께 케네디센터 공연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그때 미국 입양인들에게 ‘여러분들은 누구보다 고귀하고 행복한 사람’이라고 누차 강조했으며, 그 눈동자들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아이들은 목놓아 노래를 불렀고 본인들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된다고 했습니다.”

한때 피하려고 했던 입양어린이합창단과의 인연이 지금은 오히려 세계 곳곳을 향해 입양을 통해 세상을 더욱 밝아진다는 메시지를 적극 보내고 있어 행복한 아이들, 입양 부모님들에게는 감사의 뜻을 전한다.

“그런데 이런 여러 활동에도 불구하고 입양이 줄고 있어 걱정입니다. 2012년 홍보대사로 임할 때만 해도 6천여 명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었고 2천5백여 명이 국내 및 해외로 입양됐는데,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겨우 387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김수정 단장은 우리 음악인들이 이런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음악으로 함께 하길 소망한다고 전한다. 그의 음악을 통한 사회활동은 이 외에도 또 있다. 6년 전부터 다문화여성 쉼터를 후원하기 위해 시작된 음악회를 개최, 매년 ‘유니게의 노래’라는 이름으로 오페라 갈라 콘서트를 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김 단장의 활동은 이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전야제 총감독 맡아

김수정 단장은 앞서 밝혔듯이 제주 출신이다. 제주교대부속초에서 피아노와 동요, 작곡 등 다방면에 소질이 넘치던 그는 전국어린이작곡대회에 입상하기도 했다. 오빠(합창지휘자 김희철)가 노래를 부르면 김수정이 듣고 악보를 만들어 주변의 관심을 받았고,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아 제주에서 서울로 레슨을 오가며 행복하게 지냈던 제주신성여중고 시절을 지나 연세대 작곡과에 입학하고, 졸업후 성악과를 복수 전공했다.

“작곡을 먼저 공부하면 소리를, 특히 제 소리를 객관적으로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후에 유럽의 오페라 극장 등 무대에서의 공부와 경험을 위해 바르샤바로 떠났습니다.”

오디션을 하고, 최초의 동양인 싱어로 취업비자를 받기까지 힘든 과정이 있었지만 싱어로서는 가장 충만한 시간으로 기억되는 오페라 싱어 시절이다. 바르샤바 쇼팽국립음악원 오페라과 석사(M.D.)를 취득하였으며 그곳에서 김 단장은 영원히 잊지 못할 스승, 메조소프라노 쇼스텍 라트코바를 만난다. 그는 김수정 단장의 무대에서의 끼를 발견하고 이끌어 주었으며 무대에 설 때마다 ‘수정은 무대에서 빛나는 성악가’라며 늘 격려해주었다. 그러기에 지금도 무대에 서면 등 뒤에서 늘 자신감을 주는 쇼스텍 교수의 따뜻함을 느끼곤 한다.

바르샤바국립오페라단 최초의 동양인 솔리스트로 신데렐라 주역으로 데뷔한 후 무려 1200여 회 콘서트와 20편 오페라에 50회 이상 출연하며 메조소프라노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김수정. 그는 이지적인 보이스의 메조소프라노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음악의 사회참여에 관심, 합국입양어린이합창단 창단을 시작으로 다문화여성 쉼터 지원을 위한 오페라 콘서트 ‘유니게의 노래’ 등을 수년간 지속, 음악인들의 사회 참여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2014년부터 재개된 오페라단 활동을 통해 ‘3 Mezzo-Sopranos’, ‘나비부인’, ‘여자는 다 그래’, ‘토스카’, ‘리골레토’, ‘박쥐’, ‘투란도트’, ‘라 트라비아타’, ‘마술피리’ 등의 작품을 제작 출연하고 있으며 서귀포오페라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수정 단장은 2011년 보건복지부 장관 나눔상, 2014년 미래를 이끌어 나갈 여성지도자상, 2014년 국무총리 표창과 입양유공자 훈장,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올해의 여성문화인상 문화예술특별상(을주상) 등을 수상하는 등 사회공헌으로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음악인으로서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음악인들에게 더욱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오는 9월 6일(월)부터 9일(목)까지 개최되는 제14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의 전야제 총감독으로 임명되었기 때문이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은 한문연에서 주최하는 행사인데 제주도 최대 페스티벌 중 하나입니다. 국내외 예술단체 및 공연기획사, 문화예술 관련 기관, 공연장 관련 장비업체 등 문화예술 산업 종사자들의 정보교류와 홍보를 위한 플랫폼이자 아트마켓형 페스티벌이죠. 그 행사의 서두를 장식하는 만큼 부담도 되지만 그 의미를 담고 인상 깊은 행사로 연출하려고 합니다.”

무관중 공연이 일상화된 비대면 시대, 지난해 비대면 행사와 오름음악회 온라인 공연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김 단장이기에 이번 페스티벌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으리라는 김 단장의 축제 행보가 기대된다.

글 김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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