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위예술 지향의 실험음악 작곡가 – 음악평론가 겸 영화음악평론가 ‘정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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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위예술 지향의 실험음악 작곡가
음악 평론가 겸 영화음악 평론가 정순영

“평론가로서 한국의 내로라하는 거장 음악인들로부터 해서 1000여 편의 리뷰를 썼는데 평론하는 것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연주자들의 고민과 고충, 무대 뒤에 숨은 어려움을 제가 간파를 해야겠고 그 다음에 작품에 대한 내용 분석과 절대 주관이 들어있지 않은 객관적이고 냉철한 평을 써야한다는 걸 느낍니다. 최근에 쓴 리뷰 슈베르트 ‘겨울나그네’의 공연을 보면서 ‘겨울나그네’ 무대를 준비한 성악가와 피아니스트의 모습을 보니 무대를 올리기까지의 준비해온 시간과 과정 등 저들의 내밀한 고충이 먼저 머릿속에 오더군요. 젊었을 때는 그걸 못 느꼈는데 나이가 드니 그게 들어오고 보이더이다.”

인터뷰 시종을 음악평론가로서의 고뇌가 엿보이던 정순영은 따뜻한 시선의 리뷰로 국내 음악계와 영화음악계를 기록하며 안으로는 본캐인 치열한 작곡가 본연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고 있는 전위예술 지향의 실험음악 작곡가이다.

음악 교사와 음악 애호가를 위한

음악 감상과 비평의 이론과 실제

민경훈, 정순영 공저

민경훈·정순영 공저 ‘음악 감상과 비평의 이론과 실제’
최근 ‘음악 감상과 비평의 이론과 실제’의 저서를 민경훈 작곡가(국립한국교원대 작곡과 교수)와 함께 공동 저자로서 출판하고 다량의 판매 실적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단한 음악평론가요, 영화음악 평론가이기도 한 정순영 작곡가가 음악계에 회자되고 있어 화제이다. ‘음악 감상과 비평의 이론과 실제’는 2022년 1월 27일에 출판된 책으로 교사와 학생, 음악 애호가들 모두가 쉽게 이해하도록 쓴 신간도서이다. 콘텐츠는 크게 ‘감상’’과 ‘비평’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간단히 책 소개를 하면 ‘감상’은 음악 감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시각 자료와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현대음악에 대하여 구체적인 학습 방법을 알아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비평’은 음악을 감상한 후, 비평의 원리와 형태 등을 이해하고, 비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 필요한 이론적 지식을 획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쓰여 진 책이다.

영화음악 평론과 작곡의 토대
정순영 작곡가의 음악 세계와 작곡 기법은 평범하지 않다. 전위예술 지향의 실험음악 작곡가인 그녀의 음악세계는 실험음악 등의 행위예술 장르이기에 퍼포먼스가 동원된 피날레 음악이 전위예술 장르라서 어렵게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그녀가 추구하는 것은 행위예술을 지향한다. 어찌 보면 희귀하고 일반적이지 않은 음악 장르이지만 이게 토대가 되어 작곡가 정순영은 영화음악 평론을 쓸 수 있었고 작곡도 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제가 평론을 천 편에 가깝게 썼어요. 또 평소 영화 보는 걸 취미로 자주 보다 보니 거기에 나오는 OST가 좋은 곡이 너무 많더군요. 주옥같은 영화음악 장르엔 재즈, 팝, 클래식 모든 게 다 혼합되어 있었어요. 이 모든 걸 다 담고 있는 게 영화음악이기에 영화음악을 평론하고 싶어졌습니다.”

영화사를 통해 정보를 수집해서 영화를 선택하고, 영화음악 리스트를 뽑아 거기서 쓸 수 있는 것을 선별해서 리뷰를 쓰고, 본격적으로 영화음악도 작곡할 계획이라고 밝힌 정순영 작곡가를 만났다.


작곡법 그리고 평론 관련된 출판과 영화음악 및 음악평론가로서도 다양한 분야의 활동으로 음악 세계를 일궈온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여러 해 동안 작품 활동을 하면서 주로 시대적 조류를 중시한 실험음악을 작곡했고 청중들에게 음악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주려 했어요. 특히 고전기법의 틀을 두고, 아프리카의 교차 리듬과 박자의 수법을 타악기에 적용해서 동시적 변주를 주는 작풍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영화감상을 하면서 영화음악이 영상만으로 만들기 힘든 분위기를 창출하는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었고 더욱 의도되지 않은 음악조차 영화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관객의 심리를 좌우하는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몇 년 전에 한국예술평론가협회에서 예술계 각 분야 별로 시상을 하는데, 제가 ‘예술평론’ 부문에서 수상을 하게 되어 본격적으로 영화음악 평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기법의 작곡법인가요?
서양으로 말하면 플럭서스 그룹의 백남준이나 존 케이지 같은 풍의 전위예술 지향의 실험음악으로, 시대적인 조류를 타고 시대성에 맞는 것을 어떻게 하면 회복시킬 수 있는가? 그리고 음악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목적이 있습니다. 사운드는 충격적이고 쇼킹하고 핫하고 파워풀하다란 피드백을 많이 들었습니다.

작품 세계와 작곡 특징이 있다면 설명해주세요.
저는 세리 기법이 작품 전체에 유지되는 12음의 순환기법을 쓰며 배음 공명을 활용한 공명 화성과 집중 지향성을 갖는 화성을 응용하여 청중에게 충격적인 메시지를 주고자 합니다.

음악 행보에 관한 특별한 관심사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오르간 책에 대해 번역을 하고자 합니다. 번역할 책을 직접 미국에 가서 사왔고 번역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하게 된 동기는 제가 현재 오르간 반주를 매주 봉사하고 있어요. 어느 한 때 명동성당에서 반주하기도 했는데, 성당의 오르간 종류는 파이프가 아니고 페달 오르간이지요. 파이프 오르간은 그 웅장함이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웅장하고, 리허설 할 때, 점검할 때도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특별히 제가 오르간과 인연이 깊은 것은 명동성당 반주가 계기가 되었는데요. 제가 20대 시절에 명동성당 반주자가 없어서 당시 수녀님이 반주자들을 다 불러 모아서 우리들을 지도를 했고, 그때부터 오르간을 반주하다 보니 매력 있음을 느껴서 조금씩 배웠었지요. 그게 계기가 되어 오르간에 대한 글을 번역하고 싶어 책을 사온 것이지요.

주옥같은 수많은 평론을 남기셨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평론은 무엇이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제가 1985년부터 평론 활동을 시작해서 1000여 편에 가까운 연주 평을 썼어요. 기억에 남는 것은 몇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서울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창단 16주년 기념 정기연주회 ‘평화음악회’’를 보고 쓴 평론입니다. 국가 유공자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 6월에 서울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평화음악회’는 애국 충정이 결여된 현 세태에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는 애도의 숨은 뜻을 전할 수 있어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됩니다.

집중적으로 어떤 음악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브랜드 상품이 된 게 있습니까? 관련된 서적이나 작품 등은 무엇이고 음악적 성과는 무엇인가요?
제가 생각하기론 저서‘작곡으로 먹고 살자’를 브랜드 상품으로 말할 수 있고, 올해(2022년 1월)신간으로 나온 민경훈·정순영 공저 ‘음악 감상과 비평의 이론과 실제’는 현재 베스트셀러 책으로 절찬리에 판매 중입니다. 제 생각으론 흔히 비평은 어렵게 생각하지만 이 책은 독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누구나 쉽게 비평에 접근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지향하는 음악 세계나 방향이 있다면요?
예술 전 분야에 걸쳐 ‘플럭서스’에 관심을 갖고 작곡풍의 추구와 그에 근접한 음악적인 매뉴얼을 갖고자 합니다. 저는 실험음악을 지향하는 작곡가로서 현대사회의 조류와 이슈를 음악으로 전달하여 청중에게 카타르시스(정화작용)을 주고자 합니다. 또한 작곡가로서 메신저 역할을 하니 사회적 조류와 현상에 따른 움직임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음악계의 방향성은 어떻게 진화하면 좋을지 작곡가로서 한 말씀 하신다면요?
국내 음악계는 서구 문화가 급속화되어 여러 음악 분야가 변모되고 복합된 상태여서 자칫 분야별 특성이 퇴색될 위험 수위에 놓여 있습니다. 요즈음은 세계적인 한류 풍으로 한국음악이 다각도로 발전이 크지만, 한국인의 정서와 색깔을 잃지 않는 주체성 있는 음악을 만드는 이념엔 변함이 없어야 됩니다.

어떤 미래를 꿈꾸고 계신가요?
작곡가로서 : 사회의 저변 층과 소외된 계층을 위로하는 음악을 만들고자 합니다. 꾸준히 시대성에 맞는 곡으로 사람들에게 편안한 곡을 만들기를 원하고 특히 종교적 색채가 담긴 곡으로 어려운 환경의 사람들 위로해주고 싶어요. 최근 ‘음악치료’란 바람이 불고 있으니 음악으로 사람을 치료해줄 수 있다면 그것처럼 보람이 없을 것 같아요.
음악평론가로서 : 연주자의 고충과 그들의 내면성을 작품과 연결하는 평론을 쓰고자 합니다. 특히 영화음악을 주로 쓸 예정인데요. 국내외 관계없이 아름다운 음악이 있는 영화를 대상으로 계속해서 쓸 계획입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 앞으로 특정인을 겨냥하기보다 대다수 계층을 모두 섭렵할 수 있는 이해의 폭이 넓은 책을 쓰고자 합니다. 오르간 번역부터 음악평론도 쓰니 연주와 비평에 관한 글을 본격적으로 쓰고 싶어요. 에세이같이 부드럽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말입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평소 그녀의 창작곡 리스트와 음악행보를 보면서 놀라웠다. 여성 작곡가임에도 불구하고 남성 못지않은 다이내믹과 퍼포먼스로 청중을 들썩거리게 만드는 강렬한 음악을 펼쳐온 전위예술 아티스트가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에 말이다. 일부 유명 연주자에게만 시선이 쏠리고 연주자 중심의 국내 음악계 풍토에서 창작자의 존재감을 깨닫게 된 것. 더불어 따뜻한 시선과 예리한 분석력의 공연 리뷰를 써온 평론가요, 작곡가인 정순영을 취재한 것은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글 김순화

작곡가 정순영의 필모그래피
작곡가 정순영은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및 동대학원을 졸업(작곡전공)하고, 경희대학교 강사, 군산예술대학교 음악과 전임강사, 한국국제예술원(구)서울종합예술원 작곡과 교수를 역임했다. 또한 KBS FM 101.9 국군의 방송에서 ‘정다운 가곡’ 진행자를 역임하고, 서울작곡가포럼 한국작곡가회 부회장, 한국음악평론가협의회 부회장, 한겨레작곡가협회 운영위원, 한국국민악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음악비평가협회 회원으로 국내외 음악평론가, 영화음악 평론가로 활동 중인 정순영 작곡가의 주요작품으로는 ‘민속악과 양악에 관한 비평’, ‘현대음악 HOW ARE YOU?’, ‘작곡으로 먹고 살자’, ‘가곡 프로젝트’, ‘음악감상과 비평의 이론과 실제’ 등이 있다. 또한 논문으로는 ‘ Harmony organ에 있어서 spinet형의 구조와 그 작품에 적용된 pedal의 화성적 특지에 관한 연구’, ‘Music language and social music에 관한 심층분석’, ‘사회적 음악과 음악적 언어’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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