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오페라단 초청에 대한 찬성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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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공연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오페라단 초청에 대한 찬성 표명


월간리뷰 상임평론가 성용원 작곡가의 성명

무려 17년 전인 2009년에 추진하기로 결정된 부산오페라하우스가 설왕설래를 거쳐 2018년 5월, 사업 추진 10년 만에 부산 북항 재개발사업단지 부지에 첫 삽을 떴다. 현재 건설 중인 오페라하우스의 성공적인 개관과 운영을 위해 부산시가 사업소 형태로 직영한다는 방안을 내어놓자 문화예술계에서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퇴행적인 조치라고 반발하였다. 건설비용 등으로 지지부진 극장 준공이 미루어지다가 드디어 올해 12월까지 건축을 마무리하고 2027년 상반기에 정식 개관을 할 예정이다. 개관작으로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베르디 ‘오텔로’가 예정되어 있는데 단 3회 공연을 위해 회당 35억 원이 투여되어 총 105억 원이 드는데 이런 거금을 쓰면서 외국 악단을 들여와 혈세를 낭비라고 지역 음악인을 홀대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러 가지 예술 활동이 결합한 종합예술 형태인 오페라는 한 나라의 문화와 예술을 종합적으로 표출하고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라고도 할 수 있는데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이 계획된 지 20년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추진력을 얻기 힘들고 개관작부터 해외 프로덕션을 하겠다고 해서 비판이 나오는 이유는 오페라의 특성상 대중적 지지 기반이 약하기 때문이었다. 오페라는 최고의 문화적 가치가 있는 예술이다. 하지만 시장의 원리와 산업화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 더군다나 오페라는 우리 것이 아니고 서양에서 수입한 거니 시작부터 시장이 자연발생적이지 않았고 소비자층이 존재하지 않았다. 오페라와 서양음악은 홍보와 소개의 차원이고 보급의 대상이었다. 일 년에 그랜드 오페라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올릴 수 있는 단체가 국립을 포함해 몇 개나 될까? 제작과 경영을 위해선 무엇보다도 자본력이 있어야 할 것인데 오페라를 좋아하는 사람이 드무니 표를 팔아 사업비를 충당할 수 없어 적자이고 일회성 공연에 급급해 관객이 확보되지 않은 악순환만 반복된다. 이렇게 환경이 어렵고 열약하다 보니 뭔가 자신을 들어낼 기회가 생기면 이때 아니면 언제 하겠냐는 마음으로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겠다고 나서는 음악인들이 부지기수다.


2024년 12월 코엑스 컨벤션센터 D홀에서 박현준 한국오페라협회회장이 ‘어게인 2024 투란도트’를 공연하였고 솔오페라단도 KSPO&CO, 솔앤뮤직문화산업전문회사 주최로 10월 12~19일 동안 서울 잠실올림픽 체조경기장 KCPO돔에 이탈리아 ‘아레나 디 베로나 페스티벌’ 내한 공연을 개최하였다. 막대한 물량과 자본을 쏟아부은 푸치니 ‘투란도트’ 두 편이 비슷한 시기에 열렸다. 최대 7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코엑스 컨벤션센터 D홀에서 열리는 대규모 공연인 만큼 제작비가 200억 원을 웃돌 테니 티켓 가격도 VIP석은 100만 원이고, 그 외 좌석은 15만∼30만 원 수준이었다. 솔오페라 쪽은 입장권 가격을 최저 5만 원부터 최고 55만 원까지 9종류로 다채롭게 판매하였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중국국가대극원과 손잡고 올린 2026년 4월 ‘리골레토’ 2회 공연에 대구와 중국이 각 10억 식 공동 제작비로 투자하여 20억 원이 들어갔다. 올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모 사업인 ‘대한민국공연예술제’ 음악 분야에 선정된 ‘제17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결국 지원금 1억 원을 반납하기로 하였다. 축제를 주최하는 대한민국오페라단연합회(이사장 김수정)와 실제 공연을 제작하는 참가 오페라단(글로리아오페라단, 베세토오페라단, 라벨라오페라단, 더뮤즈오페라단, 이로움문화 등 5개 단체) 사이에서 연합회는 공공기금의 집행 책임이 주최단체에 있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전체 예산 중 일부만 참가단체에 직접 지원하고 나머지는 축제의 확장성과 공공적 프로그램에 활용하는 구조를 제안하였는데 참가 오페라단들은 축제의 실질적 주체가 자신들이며, 공공기금의 집행 과정 역시 공동으로 논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대립하더니 결국 파행으로 치달아 지원금을 반납하기에 이른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지원금 집행 방식에 대한 갈등처럼 보이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지원금 ‘나눠먹기’ 방식에 따른 대립이라 할 수 있다. 이전부터 일부 민간오페라단들이 돌아가며 독식한다는 비난을 받은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결국 내가 먹지 못하니 같이 먹는 밥상을 엎어버렸다.


국립의 제작자와 단장들의 예술적 이상향은 대중의 문화적 눈높이와 너무나 괴리하기 때문에 시장 개척보다는 자신의 실적과 이상 도달을 위한 행보를 한다. 한 가수를 통해 오페라극장에 관객을 채울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아트마켓이며 그 사람 덕에 오페라가 상업적으로 성공, 개런티가 책정될 것인데 그런 티켓파워를 가진 가수는 없다. 교수는 학계에서나 권위자이고 유럽, 미국 어디서 상 받고 무대에 섰네 하는 가수는 언론에서나 북 치고 장구 치지 일반인들에게 지명도는 거의 없다. 그나마 알려진 가수들은 단체의 이익이나 공연의 성공보다는 한 줌도 안 되는 자신의 팬 관리에 급급하게 되고 행사나 이벤트에서 대중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유행한다는 랩까지 배워 시도하고 있다. 결국 세금으로 성악가들, 음악인들 먹여 살리는 형편. 서울의 수많은 오페라 페스티벌도 만석이 되지 않고 다 초대권이나 뿌리는 실정에, 국가지원금 받아 예산이 작년에 비해 절감되었네 어쩌네 하는 마당에, 성악가들도 자신이 출연하는 오페라 아니면 보지를 않는 마당에, 일 년에 한두 번 돈 내고 음악회 갈까 말까 하는 마당에, 보려면 서울로 오던가 해외 우수의 오페라극장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면 되는 마당에 결국 예술인 일자리 창출하라고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하는 건 아니고 시민들이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는 게 진정한 목적이다.


부산 시민과 오페라 애호가들은 수준 높은 공연을 볼 권리가 있다. 우리나라 음악인과 오페라 수준도 라 스칼라에 못지않은데 뭐 하러 해외 프로덕션을 사와 재정 압박하고 지역 예술계 소외시키냐는 주장엔 동의하지 못하겠다. 그 예산을 이해관계로 얽힌 어중이떠중이 끼리끼리에 농어촌 전형이나 전통 시장 살리겠다는 마트 의무 휴일제 마냥 부산 지역 음악인을 고용하라는 거다. 라 스칼라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 의상부터 프로덕션, 제작 노하우까지 5년간 격년으로 세 차례 교류하겠다는 건데 이러다 보면 부산이든 서울이든 출신이 중요한 게 아닌 훌륭한 성악인들이나 음악인들도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또다시 음악인들 사이의 밥그릇 싸움인데 잘해서 올라가고 같이 할 생각은 하지 않고 틈만 나면 한국경제를 볼모로 찡찡과 땡깡을 일삼는 귀족노조와 무슨 차이가 있는가? 선택과 집중을 해야지 그렇게 수년간 세금 퍼부으면서 각종 지원을 했는데 형평성, 공공성, 상생, 분배 따지다가 살아남은 작품과 프로덕션은 뭐가 있는가? 결국 대다수가 국가 지원으로 운영되면서 그걸 통해 무대에 서는 마당에 발목 잡기와 딴지는 그만 걸었으면 한다.


글 성용원(작곡가, 본지 상임평론가)
사진 제공 부산광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