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콩쿠르 선택하는 법 (3) : 좋은 콩쿠르, 나쁜 콩쿠르 바로 알자

좋은 콩쿠르, 나쁜 콩쿠르를 바로 알자

현재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있는 콩쿠르를 주최하고 있는 사람들을 살피면 어느 정도 콩쿠르의 순수성을 파악할 기준이 생길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콩쿠르는 언론사, 음악관련 잡지사, 예술단체, 학회, 협회, 학교, 연주단체, 그리고 음악계 주변에서 관계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콩쿠르를 주최하는 단체를 파악하면 그 콩쿠르가 교육목적의 좋은 뜻으로 이루어지는 콩쿠르인지 아니면 경제를 목적으로 한 사업 콩쿠르인지를 구별할 수 있다.

이들 콩쿠르를 다음의 질문을 가지고 살펴보면 나름대로 이건 좋은 콩쿠르, 이건 별로 건전하지 않은 콩쿠르 등으로 구별할 수 있는 기준점이 생긴다. 최소한 다음의 질문 위에 각 콩쿠르를 대입시켜 콩쿠르를 한번 검증해보자.

첫째, 전통을 가진 콩쿠르를 선택한다.

콩쿠르의 권위는 그 콩쿠르의 역사와 오랜 세월 열려오는 과정에서 배출해 낸 그간의 수상자들의 성공여부를 통해 형성되는 그 콩쿠르의 신용도다. 상식적인 일이지만 유명하다고 알려진 경연대회도 처음 시작부터 유명한 콩쿠르일 수는 없다. 콩쿠르가 계속되면서 거기서 배출된 수상자들이 누구이며 어떻게 성공했는지의 증거할 만한 내용이 쌓일 때, 그 콩쿠르의 힘이 된다. 그리고 콩쿠르는 그것이 열리면 열리고 있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경연대회의 성격이나 공정성 등으로 사회에서 통하게 된다. 따라서 성공한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는지, 공정성이 있는지 등을 살펴 그런 것을 논할 수 없다면 지금 아무리 그럴듯해 보여도 별 볼일 없는 콩쿠르로 보아도 무관하다.

둘째, 믿을 수 있는 주최자.

콩쿠르 참가자와 그 행사를 주최하는 측은 사실은 주고받는 관계이다. 따라서 주는 자가 주최자이고 받는 자가 참가자인데 주고받는 관계에서는 하나의 법칙이 있다. 주는 자는 크고 받는 자는 작다는 것. 따라서 콩쿠르의 주최자는 사회적으로 크고 믿을 수 있는 대상일수록 콩쿠르의 권위가 된다. 따라서 콩쿠르 주최측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가를 따져보면 금방 이 콩쿠르를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의 판단이 선다. 단체도 단체 나름이고 사람도 각기 사회적인 위치가 다르다. 주최하는 단체는 사회적으로 어떤 단체인가, 그 단체장은 누구이며 음악계에서 어떤 인정을 받고 있는가 등을 살펴보면 상을 받아서 영광이 될 콩쿠르와 그렇지 않은 콩쿠르를 알 수 있다.

현재 많은 콩쿠르들은 단체라는 이름을 가진 주최측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실제 그 단체들이 하고 있는 일이 콩쿠르 말고 어떤 일이 있는지 살펴보고 콩쿠르와 연계시켜 판단해 본다. 즉 콩쿠르 이외에 하는 일이 없는 단체, 한 사람이 단체장이자 단체원인 무늬만 단체인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 단체가 평소에 하는 일도 반드시 살펴본다. 콩쿠르 이외에 하는 일이 없으면 콩쿠르 업자, 평소에 하고 있는 일이 음악과 무관하면 그것도 짝퉁업자, 평소사업이 공익사업과 무관하면 그도 배제하고 생각할 대상이다.

셋째, 한 주최자가 한 개 이상의 콩쿠르를 하고 있다면 의심해보자.

아는 일이듯 우리나라 콩쿠르는 참가자들에게 참가비라는 전형료를 받는 경연이다. 한 단체가 좋은 목적의 콩쿠르를 하는 것은 하나면 가능하다.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배경으로 갖고 있지 않다면 그 단체의 콩쿠르는 경제적 수입을 목적으로 한 콩쿠르라 보면 99% 틀림없다. 한 단체가 2~3개의 콩쿠르를 하고 있는 것은 콩쿠르를 통해 경제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된다. 명칭을 달리한다 해도 주최자가 동일할 때는 100% 순수하지 않다고 접어놓고 생각하면 정확한 판단이다.

넷째, 같은 이름으로 1년에 1회 이상 하는 콩쿠르는 피해야 한다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한 이름으로 1년에 분기별로 개최하기, 봄, 가을 상, 하분기로 나누어 개최하기, 지역을 나누어 지구대회와 중앙대회 형식으로 개최하는 등 콩쿠르를 계속 우려먹는 방법이다. 어떤 포장을 했든지 이런 방법의 콩쿠르는 아니라고 보면 된다.

다섯째, 경연의 방법, 심사위원의 구성을 본다.

상식적인 일이지만 예술학교만 돼도 교내에서 시험을 보거나 작은 콩쿠르를 할 때 전공악기별로 경연을 하고 전공악기 전문교수를 심사위원으로 하여 심사를 한다. 이것이 당연한 규칙이고, 그래서 전공악기별로 나누어서 경쟁하는 콩쿠르, 전공악기 전공자가 맡아 심사하는지의 사실 여부도 콩쿠르를 검증하는 재료다. 그리고 심사위원의 수는 공평한 심사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가, 또 심사위원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등을 살핀다. 상식이겠지만 음악계에서 높은 유명도를 유지하고 있는 수준 높은 이들은 수준이 낮은 자리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로 심사위원이 구성됐다는 것은 그 콩쿠르의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콩쿠르가 진행되는 기간에 심사위원이 미리 노출된다든지 참가 학생들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분에게 레슨을 받는 등의 일이 벌어지는 콩쿠르는 사이비 콩쿠르의 대표적 수법이다.

여섯째, 입상자 숫자

경연에서 1등 수상자는 통례상 한 명이다. 물론 각 등위들의 입상자도 한 명 입상이 정상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를 봤을 것이다. 한 등위에 두 명 또는 세 명이 복수로 상을 받고 있는 경우다. 그것을 공동수상자라 한다. 일반적으로 콩쿠르에 참가한 학생들은 입상이 최고의 목표다. 그러다 보니 경연에서 떨어져 상을 못 받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참가하지 않은 것만 못한 수치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상이 후한 콩쿠르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상이 헤픈 것은 그 상 자체가 값어치가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상위 등수를 한 명 이상 배출하는 콩쿠르는 좋은 콩쿠르와 거리가 있다. 콩쿠르의 등위는 1명의 수상자 외의 다른 수상자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는데 현실에서는 별의 별 이름으로 몇 명의 수석입상자를 내는 경우를 허다하게 볼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시상 시간과 장소를 바꿔 시상식장별 입상자를 내는 콩쿠르도 있다. 나쁜 콩쿠르의 전형이다.

일곱째, 콩쿠르 심사에 대한 공정한 룰의 적용과 심사자료의 공개

콩쿠르는 음악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함이거나 개인의 예술교육을 고양시킨다는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연이다. 그런 만큼 어떤 콩쿠르의 진행은 어떤 음악도에 대한 교육 자료라는 뜻이다. 따라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들이 채점한 내용들은 참가 학생들의 다음 교육을 위해 참고되어야만 할 중요한 교육 자료다. 그런데 어떤 콩쿠르 관계자들은 내부 극비사항이라 하여 절대 공개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이다. 콩쿠르를 통해 작성된 평가서는 참가자들을 위한 것이고 이 때문에 참가자들이 요구하면 언제든지 참가자에게 심사정보가 공개되어야 한다. 심사위원들의 채점 내용의 공개, 비공개는 콩쿠르의 정직성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좋고 나쁜 콩쿠르를 구별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위와 같은 내용을 참고하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음악콩쿠르를 검증하고 콩쿠르를 선택 참가한다면 최소한 음악인생에 유익을 줄 콩쿠르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국내외 어디에서든 좋은 선택을 할줄 알아야 허송세월 하지 않고 성공하는 음악인이 될 수 있다.

글 이제(음악평론가, 한국음악비평가협회 회장)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