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 하구의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 낙동아트센터
부산 토박이에게도 서부산에 살고 있지 않다면, 명지란 지명은 낯설다. ‘명지’는 오랜 역사속에서 행정구역상 경남 김해에 속했다가, 78년 낙동강 하구 지역의 통합 관리를 위해 부산시에 편입되었다. 이후 2018년 명지오션시티와 명지국제신도시 개발로 비교적 젊은 층의 인구가 유입되면서, 신도시로 급성장한 곳이다. 신도시 명지는 의료기관, 교육기관, 쇼핑센터, 교통의 허브 등등의 개발로 수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명지는 ‘노인과 바다’로 불리는 스러져 가는 부산의 미래 성장 동력이 집결된 곳이다. 이 곳 명지에 서부산에서 유일하게 클래식 전용홀을 갖춘 낙동아트센터가 2026년 1월에 정식으로 개관했다. 낙동아트센터는 일몰이 아름다운 곳, 철새들의 낙원인 낙동강 하구와 맞닿은 곳에 위치한다. 아트센터 앞으로 수변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연결되어 있다. 주변 고층 건물 없어 저멀리 나즈막한 산등성이를 볼 수 있다. 낙동아트센터의 2층, 3층 로비나 휴게 공간에서는 낙동강의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건물 자체도 웅장하고 위압적이지 않다. 세련된 현대 건축물이만, 주변 풍광처럼 나즈막하고 정겹다. 말러 ‘천인 교향곡’, 오페라 ‘아이다’를 비롯한 스펙터클한 공연과 부산/경남 지역 음악인들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지역 로컬리티의 중핵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감을 이룬 개관 페스티벌은 낙동아트센터의 지향할 목표, ‘외유내강’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며 부산, 영남을 넘어 전국적으로 음악계의 주목과 관심을 이끌며 힘찬 행보를 보였다. 서부산 문화 르네상스를 준비해 온 시간, 송필석 관장과 낙동아트센터 서부산 예술 허브로서의 낙동아트센터의 안정적인 정착이란 막중한 사명을 짊어진 송필석 관장은 낙동아트센터의 초대 관장이다. 송필석 관장은 낙동강 하구언에 자리 잡은 을숙도 문화회관을 수년간 운영하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소외된 서부산의 문화 현실을 극복할 방안을 고민해 왔다. 천연 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된 철새의 도래지, 아름다운 모래섬, 요산 김정한 소설 <모래톱 이야기> 중 조마이섬인 을숙도, 김원일 소설 <노을>의 배경인 낙동강을 품고 있는 명지와 낙동 아트 센터는 태생부터 자연과 문화적 자원을 갖춘 곳이다. 송필석 관장을 비롯한 부산음악 관계자들의 수년간의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화제성과 주목성이란 천운이 필요했다. 그 천운이 드디어 부산을 찾았다. 국내 최고 음향을 지닌 클래식 전용홀을 지닌 부산 아트홀(2025년)과 낙동 아트센터(2026년)의 연이은 개관이 그것이다. 빈야드 구조의 콘서트홀 및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하는 부산 아트홀로 이미 전국 클래식 관계자와 애호가들의 시선은 부산을 향하고 있었던 시기에 낙동 아트홀이 연이어 개관하면서 이 둘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낙동 아트센터는 말러 천인 교향곡 및 아이다 등 스펙터클한 대형 개막 공연, 27회에 걸친 물량 공세라 할 만큼의 다양한 개막 페스티벌로 공연이 거듭될수록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으며 세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부산 문화 르네상스를 향한 첫 설계
부산역을 기준으로 해운대/광안리/금정 등 일반적으로 관광객들이 발걸음 하는 곳은 동부산쪽이다. 그 반대 방향이 구도심이자 부산 로컬리티의 옛표상인 자갈치 및 국제시장을 지나 서구/사하구/강서구/북구쪽을 서부산이라 칭한다. 자타공인 서부산 문화적 로컬리티의 메카가 될 낙동아트센터의 초대 관장인 송필석 관장은 임명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설렘, 기대감과 함께 책임감과 고민을 갖는다. ‘초대’가 지닌 ‘기준’과 ‘기틀’ 확립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 서부산 주민으로서 오랫동안 기다린 열망, 서부산 주민들의 문화 향유에 대한 갈망과 제약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을 가졌다고 한다. 임명에서 개관 페스티벌의 기간은 그 고민들을 해결하고, 열망의 성취를 확신하게 되는 기간이었다. 작년 2025년 8월 14일에 낙동아트센터 관장으로 부임해 왔을 때는 연말까지 시범공연 계획이 이미 짜여져 있었던 상황이고, 직원 조직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어수선한 상황었다. 그러나 ‘외유 내강’의 리더십을 지닌 송필석 관장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시범 공연과 개관 페스티벌, 2026년의 운영 일정 등을 채워 나갔다. 송필석 관장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서부산 문화적 로컬리티의 확립’이었다.
개관 페스티벌로 본 낙동아트 센터의 정체성, 서부산 문화적 로컬리티의 메카
문화적 로컬리티의 메카인 낙동 아트센터는 유동적이고 역동성을 지녀야 하기에 과거의 관행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또한 서부산의 낙동 아트센터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특성을 발굴해야 한다. 나아가 부산을 넘어 전국적으로 이를 확산시켜 나감으로써 ‘지역’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송필석 관장은 개관 페스터빌에서부터 ‘문화적 로컬리티’에 관한 신념이 확실했다. 전국적 지명도를 지닌 유명인을 모셔서 이벤트, 홍보를 해야 낙동 아트센터의 존재감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송필석 관장은 남들 다 하는 쉬운 길을 가지 않았다. 일단 1월 10일부터 3월 5일까지 2개월간 무려 총27회라는 엄청난 물량의 공연이 개관 페스티벌로 기획된다. 서부산 뿐만 아니라, 서부 경남의 지역 예술인들 및 예술 단체(합창단)를 중심으로 구스타프 말러 8번 ‘천인 교향곡’(1/3로 축소된 330인 참가)과 그랜드 오페라 중 가장 스펙터클한 베르디 <아이다>를 개관 공연의 초반부에 위치시킨다. 오케스트라석이 따로 없는 공연장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뚝심과 야수의 심장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 공연을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게 현실화하여 청중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지역민의 공연 말고도 노부스 콰르텟을 비롯해 국내 정상 연주자들로 구성된 실내악을 낙동아트센터를 찾는 청중들에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3월엔 남성 아카펠라인 킹즈 싱어즈와 쾰른 WDR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초청하여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연주로 2달간의 성대한 개관 페스티벌을 마무리 하였다. 송필석 관장은 2008년 을숙도 문화회관에 지원할 때부터 부산에서 가장 외면받고 소외된 곳에서 문화의 꽃을 피우고 싶어 자원했는데, 낙동아트센터에서 그 열망의 도약 및 결실을 일정부분 일구어 낸다. 시도 자체가 도전일 수밖에 없었던 대형 공연들을 재원과 비용, 시스템 등의 갖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그를 극복해 내면서 일구어 낸 성과들이었다. 오로지 음악 애호가로서의 팬심으로 낙동아트센터 개관 공연을 여러번 방문한 필자는 부산 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졌고, 과감히 ‘문화 불모지’라는 부산의 오명은 이제 사라져야 함을 역설했다. 작년까지 필자는 부산엔 딱히 보고 싶은 공연이 없어 전국을 떠돌았다. 대구는 늘 찾는 곳이었고, 서울, 밀양, 안동, 경주, 전주, 울산, 통영, 서울주 심지어 춘천까지, 각 공연장들 주차장 상황까지 다 파악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젠 새들이 보금자리에 깃들 듯, 낙동아트센터라는 주된 보금자리를 찾은 듯해서 즐겁고 감사하다.
낙동강 위에 울려 퍼질 새로운 음악의 물결
3월 5일 개관 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장엔 2026 낙동아트센터의 주요 공연 일정이 배포되었다. 10개의 섹터로 나누어서 일목 요연하게 낙동 아트센터의 문화적 로컬리티의 메카로서의 위용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낙동 아트센터의 시그니처 연주자 및 영남권 민간 교향악단으로 구성된 7월의 교향악 축제, 각 작곡가들의 수작인 5번 심포니를 다양한 악기들과 국내 정상 연주자들의 협연과 함께 소개하는 낙동 시그니처 클래식인 ‘심포니 5번 & 코랄’시리즈는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명연주자들로 매월마다 구성되어 있었다. 마티네 콘서트도 많아야 월마다 1회씩 열리는 다른 공연장과 달리 거의 매주 기획되어 있었다. 커피 한 잔인 가격인 ‘만원의 행복’을 강서구 및 부산시민, 서부 경남인들에게 매주 제공되어 생활과 삶의 일부가 될 수 있게끔 기획되어 있었다. 성악, 오페라, 실내악, 연극, 재즈, 발레, 인문학 콘서트 그리고 해외 초청기획연주에 성탄절을 따뜻하게 감싸줄 조수미 소프라노 리사이틀까지 음악 애호가로서 다른 연주회장에 눈 돌릴 틈이 없이 빼곡하게 짜여져 있다. 낙동아트센터는 명실상부 서부산 지역 문화적 로컬리티의 메카이다. 지역 예술인들과 전국/세계속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들의 교류가 이루어 질 수 있는 소통과 균형감을 갖춘 훌륭한 연주회 프로그램이었다. 지역을 넘어서 대한민국과 세계속의 공간성을 확보하는 기획이었다. 지금까지도 부산 지역엔 지역 연주자들의 활동이 있어 왔으나, 이들의 역량을 응축시켜 발휘할 수 있는 기획과 공간이 그동안 부재했었음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명지’(鳴旨)란 지명은 섬의 갈대밭에서 파도 소리가 ‘울려 퍼진다’는 뜻으로, 이름부터가 음악적이고 서정적이다. 자연의 소리를 닮은 훌륭한 연주들이 낙동 아트센터에서 울려 퍼지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남단에 자리잡아 우리 민족의 전통과 역사와 함께 한 ‘낙동’강의 유구한 흐름, 도약의 힘찬 물결이 존재함을 세계 유명 연주자 및 음악 단체들에게도 알려 주게 될 것이다. 훌륭한 연주들이 낙동아트센터를 중심으로 강서구와 부산, 서부경남에 울려 퍼지게 될 하루 하루가 기대된다. 짧은 기간 동안, 마치 1년만 일하고 죽을 사람들처럼 최선을 다 했을 낙동 아트센터의 송필석 관장 및 모든 직원들의 노력과 안목 또한 감탄스럽다. 부산의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이젠 힘차게 나아갈 새로운 예술의 향연을 예술 애호가 중 한 사람으로 기대한다.
유구한 낙동강의 새로운 역사, 낙동아트센터
낙동아트센터는 연주는 낙동강의 아름답고 서정적 일몰과 함께 시작된다. 연주회장으로 들어가면 각 층 발코니가 있어 낙동강의 일몰을 낭만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연주를 앞두고 있는 연주자들이 일몰을 감상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곧 낙동 아트센터 주변에 경제 자유구역청 산하의 해양 공원이 들어서게 되면 지역주민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천혜의 경관을 배경으로 하는 낙동아트센터를 생활의 일부로 찾게 될 것으로 송필석 관장은 전망한다. 오전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연주자의 음악 해설과 함께하는 마티네 콘서트를 듣고 연주자와 커피 한 잔하며 편하게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저녁엔 가족들과 함께 공원 산책 후 일몰을 보며 연주를 듣고 집으로 돌아가는 삶은 상상만 해도 설렌다. 총 27회의 개관 페스티벌 중 필자는 총 4회를 방문했다. 매회 송필석 관장 및 김일택 기획계장은 모든 공연들을 끝까지 다 지켜 보았고, 연주 시작과 끝에 30분 넘게 콘서트홀 출입구에서 관객들을 맞이하고 환송했다. 근무 시간대 및 공연 횟수를 생각해 보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기관 대표 및 직원의 진심이 담긴, 최선을 다하는 모습 또한 연주의 감동과 함께 돌아가는 발걸음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음악 칼럼리스트의 상세한 곡 해설을 적은 팸플릿은 유료가 아닌 무료로 배포되었고, 팸플릿 배포장엔 기침을 예방할 수 있는 허브 사탕이 준비되어 있었다. 주차비는 하루 종일 공짜이며, 많은 주차 요원이 주차장에 배치되어 있어 안전하고 편리한 주차를 돕는다. 공연장 근처 신라스테이 호텔(4성급)과 연계하여 조식 포함 1박에 10만원 정도로 잘 수 있게끔 계약을 체결해 먼 곳에서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위해 세밀한 배려 또한 다른 연주회장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서비스이다. 연주자는 연주만 잘 하면 되고, 청중은 음악을 잘 듣기만 하면 되는 곳이 낙동아트센터이다. 이 모든 것이 음악과 그 음악 공연에 진심인 낙동아트센터의 송필석 관장 및 직원들의 노력으로 일구어 낸 모습이다. 연주를 듣고 나오는 청중들의 붉게 상기된 표정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는 송필석 관장은 ‘진심’을 믿었다. 아트 센터의 공연에 대한 신뢰가 쌓이게 되면, 청중의 발걸음이 향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의 진심과 믿음이 머지 않는 미래에 큰 결실을 이룰 것을 확신한다. 글 정해성(음악평론가)
낙동강 하구의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 낙동아트센터
부산 토박이에게도 서부산에 살고 있지 않다면, 명지란 지명은 낯설다. ‘명지’는 오랜 역사속에서 행정구역상 경남 김해에 속했다가, 78년 낙동강 하구 지역의 통합 관리를 위해 부산시에 편입되었다. 이후 2018년 명지오션시티와 명지국제신도시 개발로 비교적 젊은 층의 인구가 유입되면서, 신도시로 급성장한 곳이다. 신도시 명지는 의료기관, 교육기관, 쇼핑센터, 교통의 허브 등등의 개발로 수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명지는 ‘노인과 바다’로 불리는 스러져 가는 부산의 미래 성장 동력이 집결된 곳이다. 이 곳 명지에 서부산에서 유일하게 클래식 전용홀을 갖춘 낙동아트센터가 2026년 1월에 정식으로 개관했다. 낙동아트센터는 일몰이 아름다운 곳, 철새들의 낙원인 낙동강 하구와 맞닿은 곳에 위치한다. 아트센터 앞으로 수변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연결되어 있다. 주변 고층 건물 없어 저멀리 나즈막한 산등성이를 볼 수 있다. 낙동아트센터의 2층, 3층 로비나 휴게 공간에서는 낙동강의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건물 자체도 웅장하고 위압적이지 않다. 세련된 현대 건축물이만, 주변 풍광처럼 나즈막하고 정겹다. 말러 ‘천인 교향곡’, 오페라 ‘아이다’를 비롯한 스펙터클한 공연과 부산/경남 지역 음악인들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지역 로컬리티의 중핵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감을 이룬 개관 페스티벌은 낙동아트센터의 지향할 목표, ‘외유내강’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며 부산, 영남을 넘어 전국적으로 음악계의 주목과 관심을 이끌며 힘찬 행보를 보였다. 서부산 문화 르네상스를 준비해 온 시간, 송필석 관장과 낙동아트센터 서부산 예술 허브로서의 낙동아트센터의 안정적인 정착이란 막중한 사명을 짊어진 송필석 관장은 낙동아트센터의 초대 관장이다. 송필석 관장은 낙동강 하구언에 자리 잡은 을숙도 문화회관을 수년간 운영하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소외된 서부산의 문화 현실을 극복할 방안을 고민해 왔다. 천연 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된 철새의 도래지, 아름다운 모래섬, 요산 김정한 소설 <모래톱 이야기> 중 조마이섬인 을숙도, 김원일 소설 <노을>의 배경인 낙동강을 품고 있는 명지와 낙동 아트 센터는 태생부터 자연과 문화적 자원을 갖춘 곳이다. 송필석 관장을 비롯한 부산음악 관계자들의 수년간의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화제성과 주목성이란 천운이 필요했다. 그 천운이 드디어 부산을 찾았다. 국내 최고 음향을 지닌 클래식 전용홀을 지닌 부산 아트홀(2025년)과 낙동 아트센터(2026년)의 연이은 개관이 그것이다. 빈야드 구조의 콘서트홀 및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하는 부산 아트홀로 이미 전국 클래식 관계자와 애호가들의 시선은 부산을 향하고 있었던 시기에 낙동 아트홀이 연이어 개관하면서 이 둘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낙동 아트센터는 말러 천인 교향곡 및 아이다 등 스펙터클한 대형 개막 공연, 27회에 걸친 물량 공세라 할 만큼의 다양한 개막 페스티벌로 공연이 거듭될수록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받으며 세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서부산 문화 르네상스를 향한 첫 설계
부산역을 기준으로 해운대/광안리/금정 등 일반적으로 관광객들이 발걸음 하는 곳은 동부산쪽이다. 그 반대 방향이 구도심이자 부산 로컬리티의 옛표상인 자갈치 및 국제시장을 지나 서구/사하구/강서구/북구쪽을 서부산이라 칭한다. 자타공인 서부산 문화적 로컬리티의 메카가 될 낙동아트센터의 초대 관장인 송필석 관장은 임명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설렘, 기대감과 함께 책임감과 고민을 갖는다. ‘초대’가 지닌 ‘기준’과 ‘기틀’ 확립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 서부산 주민으로서 오랫동안 기다린 열망, 서부산 주민들의 문화 향유에 대한 갈망과 제약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을 가졌다고 한다. 임명에서 개관 페스티벌의 기간은 그 고민들을 해결하고, 열망의 성취를 확신하게 되는 기간이었다. 작년 2025년 8월 14일에 낙동아트센터 관장으로 부임해 왔을 때는 연말까지 시범공연 계획이 이미 짜여져 있었던 상황이고, 직원 조직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어수선한 상황었다. 그러나 ‘외유 내강’의 리더십을 지닌 송필석 관장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시범 공연과 개관 페스티벌, 2026년의 운영 일정 등을 채워 나갔다. 송필석 관장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서부산 문화적 로컬리티의 확립’이었다.
개관 페스티벌로 본 낙동아트 센터의 정체성, 서부산 문화적 로컬리티의 메카
문화적 로컬리티의 메카인 낙동 아트센터는 유동적이고 역동성을 지녀야 하기에 과거의 관행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또한 서부산의 낙동 아트센터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특성을 발굴해야 한다. 나아가 부산을 넘어 전국적으로 이를 확산시켜 나감으로써 ‘지역’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송필석 관장은 개관 페스터빌에서부터 ‘문화적 로컬리티’에 관한 신념이 확실했다. 전국적 지명도를 지닌 유명인을 모셔서 이벤트, 홍보를 해야 낙동 아트센터의 존재감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송필석 관장은 남들 다 하는 쉬운 길을 가지 않았다. 일단 1월 10일부터 3월 5일까지 2개월간 무려 총27회라는 엄청난 물량의 공연이 개관 페스티벌로 기획된다. 서부산 뿐만 아니라, 서부 경남의 지역 예술인들 및 예술 단체(합창단)를 중심으로 구스타프 말러 8번 ‘천인 교향곡’(1/3로 축소된 330인 참가)과 그랜드 오페라 중 가장 스펙터클한 베르디 <아이다>를 개관 공연의 초반부에 위치시킨다. 오케스트라석이 따로 없는 공연장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뚝심과 야수의 심장으로 불가능할 것 같은 공연을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게 현실화하여 청중과 평단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지역민의 공연 말고도 노부스 콰르텟을 비롯해 국내 정상 연주자들로 구성된 실내악을 낙동아트센터를 찾는 청중들에게 들려주었다. 그리고 3월엔 남성 아카펠라인 킹즈 싱어즈와 쾰른 WDR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초청하여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연주로 2달간의 성대한 개관 페스티벌을 마무리 하였다. 송필석 관장은 2008년 을숙도 문화회관에 지원할 때부터 부산에서 가장 외면받고 소외된 곳에서 문화의 꽃을 피우고 싶어 자원했는데, 낙동아트센터에서 그 열망의 도약 및 결실을 일정부분 일구어 낸다. 시도 자체가 도전일 수밖에 없었던 대형 공연들을 재원과 비용, 시스템 등의 갖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그를 극복해 내면서 일구어 낸 성과들이었다. 오로지 음악 애호가로서의 팬심으로 낙동아트센터 개관 공연을 여러번 방문한 필자는 부산 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졌고, 과감히 ‘문화 불모지’라는 부산의 오명은 이제 사라져야 함을 역설했다. 작년까지 필자는 부산엔 딱히 보고 싶은 공연이 없어 전국을 떠돌았다. 대구는 늘 찾는 곳이었고, 서울, 밀양, 안동, 경주, 전주, 울산, 통영, 서울주 심지어 춘천까지, 각 공연장들 주차장 상황까지 다 파악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젠 새들이 보금자리에 깃들 듯, 낙동아트센터라는 주된 보금자리를 찾은 듯해서 즐겁고 감사하다.
낙동강 위에 울려 퍼질 새로운 음악의 물결
3월 5일 개관 페스티벌의 마지막 공연장엔 2026 낙동아트센터의 주요 공연 일정이 배포되었다. 10개의 섹터로 나누어서 일목 요연하게 낙동 아트센터의 문화적 로컬리티의 메카로서의 위용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낙동 아트센터의 시그니처 연주자 및 영남권 민간 교향악단으로 구성된 7월의 교향악 축제, 각 작곡가들의 수작인 5번 심포니를 다양한 악기들과 국내 정상 연주자들의 협연과 함께 소개하는 낙동 시그니처 클래식인 ‘심포니 5번 & 코랄’시리즈는 하나도 놓칠 수 없는 명연주자들로 매월마다 구성되어 있었다. 마티네 콘서트도 많아야 월마다 1회씩 열리는 다른 공연장과 달리 거의 매주 기획되어 있었다. 커피 한 잔인 가격인 ‘만원의 행복’을 강서구 및 부산시민, 서부 경남인들에게 매주 제공되어 생활과 삶의 일부가 될 수 있게끔 기획되어 있었다. 성악, 오페라, 실내악, 연극, 재즈, 발레, 인문학 콘서트 그리고 해외 초청기획연주에 성탄절을 따뜻하게 감싸줄 조수미 소프라노 리사이틀까지 음악 애호가로서 다른 연주회장에 눈 돌릴 틈이 없이 빼곡하게 짜여져 있다. 낙동아트센터는 명실상부 서부산 지역 문화적 로컬리티의 메카이다. 지역 예술인들과 전국/세계속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들의 교류가 이루어 질 수 있는 소통과 균형감을 갖춘 훌륭한 연주회 프로그램이었다. 지역을 넘어서 대한민국과 세계속의 공간성을 확보하는 기획이었다. 지금까지도 부산 지역엔 지역 연주자들의 활동이 있어 왔으나, 이들의 역량을 응축시켜 발휘할 수 있는 기획과 공간이 그동안 부재했었음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명지’(鳴旨)란 지명은 섬의 갈대밭에서 파도 소리가 ‘울려 퍼진다’는 뜻으로, 이름부터가 음악적이고 서정적이다. 자연의 소리를 닮은 훌륭한 연주들이 낙동 아트센터에서 울려 퍼지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남단에 자리잡아 우리 민족의 전통과 역사와 함께 한 ‘낙동’강의 유구한 흐름, 도약의 힘찬 물결이 존재함을 세계 유명 연주자 및 음악 단체들에게도 알려 주게 될 것이다. 훌륭한 연주들이 낙동아트센터를 중심으로 강서구와 부산, 서부경남에 울려 퍼지게 될 하루 하루가 기대된다. 짧은 기간 동안, 마치 1년만 일하고 죽을 사람들처럼 최선을 다 했을 낙동 아트센터의 송필석 관장 및 모든 직원들의 노력과 안목 또한 감탄스럽다. 부산의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이젠 힘차게 나아갈 새로운 예술의 향연을 예술 애호가 중 한 사람으로 기대한다.
유구한 낙동강의 새로운 역사, 낙동아트센터
낙동아트센터는 연주는 낙동강의 아름답고 서정적 일몰과 함께 시작된다. 연주회장으로 들어가면 각 층 발코니가 있어 낙동강의 일몰을 낭만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연주를 앞두고 있는 연주자들이 일몰을 감상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었다. 곧 낙동 아트센터 주변에 경제 자유구역청 산하의 해양 공원이 들어서게 되면 지역주민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천혜의 경관을 배경으로 하는 낙동아트센터를 생활의 일부로 찾게 될 것으로 송필석 관장은 전망한다. 오전에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연주자의 음악 해설과 함께하는 마티네 콘서트를 듣고 연주자와 커피 한 잔하며 편하게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저녁엔 가족들과 함께 공원 산책 후 일몰을 보며 연주를 듣고 집으로 돌아가는 삶은 상상만 해도 설렌다. 총 27회의 개관 페스티벌 중 필자는 총 4회를 방문했다. 매회 송필석 관장 및 김일택 기획계장은 모든 공연들을 끝까지 다 지켜 보았고, 연주 시작과 끝에 30분 넘게 콘서트홀 출입구에서 관객들을 맞이하고 환송했다. 근무 시간대 및 공연 횟수를 생각해 보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기관 대표 및 직원의 진심이 담긴, 최선을 다하는 모습 또한 연주의 감동과 함께 돌아가는 발걸음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음악 칼럼리스트의 상세한 곡 해설을 적은 팸플릿은 유료가 아닌 무료로 배포되었고, 팸플릿 배포장엔 기침을 예방할 수 있는 허브 사탕이 준비되어 있었다. 주차비는 하루 종일 공짜이며, 많은 주차 요원이 주차장에 배치되어 있어 안전하고 편리한 주차를 돕는다. 공연장 근처 신라스테이 호텔(4성급)과 연계하여 조식 포함 1박에 10만원 정도로 잘 수 있게끔 계약을 체결해 먼 곳에서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위해 세밀한 배려 또한 다른 연주회장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서비스이다. 연주자는 연주만 잘 하면 되고, 청중은 음악을 잘 듣기만 하면 되는 곳이 낙동아트센터이다. 이 모든 것이 음악과 그 음악 공연에 진심인 낙동아트센터의 송필석 관장 및 직원들의 노력으로 일구어 낸 모습이다. 연주를 듣고 나오는 청중들의 붉게 상기된 표정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는 송필석 관장은 ‘진심’을 믿었다. 아트 센터의 공연에 대한 신뢰가 쌓이게 되면, 청중의 발걸음이 향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의 진심과 믿음이 머지 않는 미래에 큰 결실을 이룰 것을 확신한다. 글 정해성(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