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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힐튼 헤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 2위 입상

피아니스트 강동휘 군

지난 3월 18일(토)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힐튼 헤드 섬에서 열린 ‘2023 Hilton Head International Piano Competition(HHIPC, 힐튼 헤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영 피아니스트 강동휘(예원학교3) 군이 2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힐튼 헤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영 피아니스트를 대상으로 개최되었으며, 20명의 참가자가 본선에 진출하였고 최종 5인의 결선이 이루어졌다. 힐튼 헤드 섬 장로교회에서 진행된 결선 무대에서 참가자들은 존 모리스 루셀의 지휘로 힐튼 헤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주곡을 연주했다. 강동휘 군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3번 1악장을 협연하며 2위를 수상했고, 상금 5천 달러를 받게 됐다. 1위는 중국의 중화 웨이(Zhonghua Wei, 만 14세), 3위는 미국의 신란 시(Xinran Shi, 만 13세)가 수상했다.
강동휘 군은 최근 국내 주요 콩쿠르를 상위권으로 휩쓸며 뛰어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만 15세의 영 피아니스트다. 음악 인생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민 힐튼 헤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최종 2위 입상이라는 멋진 결과를 거머쥔 쥔 강동휘 군과 이야기를 나눴다.

2023 힐튼 헤드 국제콩쿠르가 종료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콩쿠르 수상 이후 달라진 점이 있을 것 같은데, 간략한 수상소감을 먼저 전해주세요.

규모 있는 국제콩쿠르에 첫 도전이어서 파이널리스트에 든 것만으로 정말 좋았는데, 생각지도 못한 큰 상까지 받게 되어서 정말 기뻐요. 주변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느낌은 전혀 못 받았지만, 앞으로 제 연주를 듣는 사람들이 ‘이런 상을 받을 만한 사람이었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게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콩쿠르 경연곡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스카를라티, 베토벤, 멘델스존, 쇼팽, 쇼스타코비치까지 여러 시대에 걸친 작품들을 연주했어요. 경연곡들의 절반은 이전에 한 번이라도 무대 경험이 있는 곡들로 구성했고, 절반은 이번 콩쿠르를 목적으로 준비한 작품입니다. 교수님께서 좋은 곡들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셨는데, 콩쿠르곡이지만 관객들이 편하게 듣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파이널 라운드의 작품인 베토벤 피아노 콘체르토 3번과 솔로곡이었던 스트라우스(그륀펠트)의 ‘박쥐’가 이번 경연에서 가장 재미있었고, 가장 좋아하는 작품도 이 두 곡입니다.

힐튼 헤드 국제콩쿠르뿐 아니라 스타인웨이 콩쿠르, 이화경향음악콩쿠르, 동아주니어음악콩쿠르, KCO 전국 음악 콩쿠르, 한국리스트콩쿠르 1위, 한국쇼팽콩쿠르 2위, 음악저널콩쿠르 1위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훌륭한 결과를 갖고 있는데요. 콩쿠르에 나갈 때마다 매번 깨달음이 많을 것 같아요.

콩쿠르에 나갈 때마다 매번 많은 것들을 배웁니다. 콩쿠르는 공부하는 곡을 집중력 있게 완성해 가는 하나의 과정인 것 같아요. 긴장되는 경연장에서 연주하고 나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미흡한 부분들이 보여요. 그리고 특히 무대에서 일어나는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은 대부분 경연을 통해서 습득하는 편이에요. 손난로나 손수건이 없을 때, 무대 직전 갑자기 손목이나 팔이 긴장될 때 등등 경험을 통해 무대에서 대처가 쉬워진 것 같아요.

파이널 무대에서 모리스 러셀 지휘자 와함께파이널 진출자 및 모리스 러셀 지휘자와 함께

동휘군이 처음 피아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피아노라는 것을 전혀 몰랐던 네 살 때 악기 전문점을 지나다가 우연히 피아노 소리를 듣고 그 자리를 떠날 줄을 몰랐다고 해요. 건반을 계속 눌러보고 한 시간 넘게 피아노를 바라보고 부모님께 피아노를 사달라고 졸랐다고 합니다. 너무 어릴 때여서 무슨 생각과 감정이었는지 몰라도 그 이후로 피아노는 늘 함께하는 저의 일부이고요. 초등학교 2학년 겨울부터 예술의전당 영재원을 다니며 피아노를 배우다가 자연스럽게 예원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는데요. 무엇보다도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이 좋아서 피아노를 계속하는 거 같아요.

현재 강충모, 형수운 교수님께 가르침을 받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가장 강조하시는 교육철학은 무엇인가요?

강충모 교수님은 그 곡에 대한 배경, 악보에서 보여지는 작곡가의 의도 등을 깊이 있게 설명해 주십니다. 주로 팔을 쓰는 방법과 어떻게 핑거링을 하면 더욱 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그 시대와 비슷한 음악을 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큰 무대 위에서 연주할 때를 가끔 상상하게 해주시는데, 상상만으로도 무대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형수운 교수님은 음과 음 사이를 연결해서 하나의 노래로 끌고 가게 하는 방법, 곡의 느낌 등에 대해서 가르쳐 주십니다. 특히 감정을 더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세밀한 톤을 만들어주세요. 또한 표현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많은데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할 때, 설득력이 부족할 때 등 음악적 표현을 정돈해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해주십니다.

연습의 과정은 매우 고단한데, 동휘군은 어떻게 연습하고 있나요? 또래 친구들이 너무 궁금해하는 내용이에요.

저는 연습 시간이 많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평일에는 학교를 다녀오면 오후 5시예요. 저녁 식사 후에 잠시 쉬고 나면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아요. 1시간 연습하고 10∼20분씩 쉬는 편이에요. 평일에는 이렇게 3번 정도 하고, 주말에는 7-8시간 정도 연습해요. 주어진 시간 안에 제가 해야 할 것들을 모두 해 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피아노로 사람의 마음을 울린다는 건 단순히 연습만으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음악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스스로 깨닫거나 깨우쳐 준 분이 있다면?

피아노를 공부하면서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무대에 서는 게 그냥 즐겁고 좋습니다. 연습할 때의 힘든 마음을 다 잊고, 오로지 그 곡의 느낌과 감정에 빠져들어 연주할 때 벅찬 감정을 느낍니다. 사람들도 저와 함께 그러한 감정들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해요.

파이널무대에서 연주하고 있는 강동휘 군호스트의 집에서 연습하고있는 강동휘 군

한참 하고 싶은 것도, 꿈도 많은 평범한 학생이잖아요. 행여나 피아노만 열심히 해서 다른 재능을 놓치거나 발견 못 할 수도 있는데 이 길을 계속 걸어온 것, 그리고 걸어갈 미래에 대해 두렵거나 후회하진 않나요?

때로는 연습이 너무 힘들어서 피아노를 그만둘까 생각을 해본 적도 있지만, 사람들 앞에서 연주할 때면 그런 생각들이 사라지고 마음속이 기쁨으로 가득 차서 후회하진 않을 것 같아요. 피아노를 계속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이 못 하게 되었을 때를 대비해서 학업도 열심히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학교생활을 즐겁게 보내는 것도 연주할 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어머님께 여쭤보고 싶은데요. 동휘군의 결정과 꿈을 지지해 주실 텐데, 아티스트를 꿈꾸는 자식을 향한 부모님의 끈기와 사랑, 응원의 메시지가 듣고 싶습니다.

예체능을 하는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펼칠 무대가 있을지, 연습이 너무 고되지는 않을지, 홀로 피아노 앞에 고독한 연주자의 삶이 힘들지는 않을지, 미래에 대한 막연한 고민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온 마음을 다해 자신만의 노래를 연주하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지고 정말 열심히 지지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음악에 대한 노력과 진심이 사람들의 마음에 닿아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다면 가끔은 험난하지만 즐겁고 보람된 길이 되지 않을까요?

올해 8월 26일에 금호영재 오디션 합격 기념 독주회가 예정되어 있네요.

이 연주회는 제가 평소에 연주해 보고 싶었던 곡들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베토벤 소나타와 쇼팽, 레스피기 곡이 포함되어 있고요. 힐튼헤드를 다녀온 후에 곡을 정해서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무대는 아마 저에게도, 청중에게도 정말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겁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또래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무대 위의 연주가 완벽하든지, 부족하든지, 결과나 미래에 대해 너무 큰 부담을 갖지 말고 그저 피아노를 연주하는 행위 자체가 재미있고 즐거우면 좋겠어요. 비록 ‘피아니스트’라는 직업을 못 가지게 되어도요.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한 강동휘 군은 본인이 생각한 음악의 힘과 매력을 더욱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전한다.
“음악은 소리를 통해 신나고 기쁜 감정, 슬픔 감정들을 모두 경험하게 합니다. 때로는 사람들이 현실을 잠시 잊고 새로운 세상에 잠시 머무르게 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소리로 마음의 문을 두드려 공감하고 위로받게 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 음악의 힘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평생 음악과 함께 하고 싶다는 강동휘 군의 밝은 에너지가 참 반갑다. 그의 말처럼 앞으로도 무대에서 자주자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글 김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