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형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콩쿠르 공동 2위

모차르트부터 프로코피예프까지 폭넓은 음악성과 인정

 

피아니스트 박진형이 세계적인 권위의 제18회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마스터 콩쿠르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현지 시각으로 9월 8일(화) 종료된 이번 콩쿠르에서 박진형이 벨라루스의 울라지슬라우 칸도히와 함께 2위에 올랐다. 박진형은 상금으로 2만 달러, 한화 약 2,683만 원을 받는다.

1위는 러시아의 드미트리 유딘, 3위는 우크라이나의 로만 페디우르코가 차지했다. 시상식과 수상자 공연은 9월 9일(수) 텔아비브에서 열렸다.

박진형은 “여느 때보다 긴 시간 동안 이어진 콩쿠르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행복하고, 약 5개월간의 여정을 마쳤다는 해방감도 느낀다”며 “콩쿠르를 준비하는 동안 도움을 주신 많은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6년 콩쿠르는 전 세계 만 18세 이상 32세 이하 피아니스트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예선 심사를 거쳐 39명의 젊은 피아니스트가 본선에 진출했으며, 1·2차 본선은 지난 4월 28일(화)부터 5월 4일(월)까지 열렸다. 당초 5월에 결선 무대까지 이어질 예정이었으나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인해 결선 일정이 9월로 연기됐다.

본선을 통과한 6명의 결선 진출자는 9월 3일(목)부터 8일(화)까지 텔아비브에서 세 차례의 결선 무대를 치렀다. 결선은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고전시대 협주곡, 실내악, 대규모 협주곡 경연으로 구성됐다. 독주자로서의 기교와 해석력은 물론, 실내악 연주자 및 오케스트라와 호흡하는 협업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박진형은 고전시대 협주곡 경연에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제20번 d단조 K.466’을 연주했다. 실내악 경연에서는 드보르자크의 ‘피아노 삼중주 제4번 e단조 작품 90 두ُم키’를 선택했으며, 마지막 대규모 협주곡 경연에서는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 g단조 작품 16’을 선보였다. 고전적 균형감에서 실내악적 호흡, 강렬한 기교와 극적인 표현력을 요구하는 작품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하며 공동 2위의 성과를 거뒀다.

올해 심사에는 심사위원장 아리에 바르디와 한국의 피아니스트 신수정을 비롯해 마르타 아르헤리치, 다니엘 바렌보임, 파벨 길릴로프, 예핌 브론프만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12명이 참여했다.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마스터 콩쿠르는 20세기를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가운데 한 명인 아르투르 루빈스타인(1887~1982)의 음악적 정신을 계승하고 재능 있는 젊은 음악가를 발굴하기 위해 창설됐다. 1974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3년마다 개최되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를 배출하는 국제 콩쿠르로 자리매김했다.

역대 주요 수상자로는 엠마누엘 액스, 게르하르트 오피츠, 키릴 게르슈타인, 알렉산더 코르산티아, 이고르 레비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보리스 길트버그, 다닐 트리포노프 등이 있다. 한국인 연주자로는 박종경이 1998년 3위, 한국 출신 손열음이 2005년 3위, 조성진이 2014년 3위를 차지했다. 박진형은 이번 공동 2위로 한국인 역대 최고 성적을 새롭게 썼다.

1996년생인 박진형은 2009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다. 2016년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피아노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2023년 프레미오 하엔 국제 피아노 콩쿠르와 M. K. 츄를료니스 국제 피아노·오르간 콩쿠르, 2025년 모로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했다.

2015년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와 2017년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 오프닝 무대에 올랐으며, 금호아트홀 ‘아름다운 목요일’을 비롯해 슬로바키아 뮤직 페스티벌, 프랑스 샹젤리제 극장,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등에 초청됐다. 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국제무대에 데뷔했고, 프라하 봄 국제 음악 페스티벌에서는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독주 무대를 선보였다.

박진형은 예원학교와 서울예술고등학교, 연세대학교에서 유영욱을 사사했으며,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아리에 바르디를 사사하고 석사과정을 마쳤다.

 

글 김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