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16일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펼쳐져
로베르토 아바도 마스터클래스 거쳐 참가 지휘자 4명 가운데 최우수 평가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최재혁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주관한 ‘2026 KNSO 지휘자 워크숍’에서 최우수 지휘자로 선정돼 평단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17년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 작곡 부문 우승을 통해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그가 지휘자로서의 탁월한 해석력과 오케스트라 소통 능력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올해로 5회를 맞은 KNSO 지휘자 워크숍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차세대 지휘자를 발굴하고 이들의 전문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 지휘 동작을 넘어, 악보 분석과 리허설 운영, 오케스트라와의 소통 등 지휘자가 갖춰야 할 덕목과 실무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확인하는 과정이다.
베토벤과 브람스로 살펴본 지휘자의 역량
2026년 워크숍은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서울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치열한 선발 과정을 거쳐 오성빈, 권수정, 최재혁, 정선우 등 네 명의 젊은 지휘자가 참가했으며, 이들은 KNSO아카데미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하면서 각자의 음악적 해석과 리허설 역량을 선보였다.
이번 워크숍의 핵심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로베르토 아바도’가 이끈 지휘 마스터클래스라 할 수 있다. 아바도는 참가자들이 지휘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악보를 해석하는 방법부터 지휘 동작의 명료성, 프레이즈의 방향, 오케스트라의 균형과 음색을 만들어내는 과정까지 밀도있는 가르침으로 이끌어갔다.
과제곡은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과 브람스 교향곡 제1번. 두 작품은 지휘자의 음악적 철학과 기술적인 역량을 동시에 드러내는 대표적인 교향곡으로 베토벤의 ‘영웅’은 혁신적인 형식과 강렬한 리듬, 거대한 구조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이끌어 가느냐가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브람스 교향곡 제1번은 치밀하게 얽힌 내성과 중후한 음향, 긴 호흡의 프레이즈를 어떻게 설계하고 축적하느냐가 관건이다.
포디움 세션에서는 참가자들이 실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자신의 해석을 구현했다. 이어진 비디오 피드백 세션에서는 자신이 지휘한 영상을 다시 살펴보며 손과 지휘봉의 움직임, 시선, 자세, 단원들과의 의사소통 방식 등을 면밀하게 점검했다. 순간적으로 지나가기 쉬운 지휘 동작을 객관적인 영상으로 되짚어봄으로써 참가자 스스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워크숍에는 로베르토 아바도 외에도 LA 필하모닉 대표인 킴 놀테미(Kim Noltemy)가 참여해 리더십, 오케스트라 운영에 관한 강의로 이어졌다. 지휘자 홍석원은 멘토로 참여해 참가자들의 음악적 성장을 도왔다. 지휘 기술뿐 아니라 조직 운영, 예술가의 리더십까지 폭넓게 다뤘다는 점에서 이번 워크숍은 젊은 지휘자들에게 실질적인 무대 훈련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작곡가에서 지휘자로, 활동 영역 넓혀
사흘간 이어진 집중적인 교육과 포디움 세션을 거쳐 최재혁은 참가자 네 명 가운데 최우수 지휘자로 선정됐다. 이번 선정은 작품의 구조를 읽어내는 분석력과 음악적 해석, 오케스트라에 자신의 의도를 전달하는 지휘 동작과 리허설 소통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사실 평자로서는 이미 예견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최재혁은 오랫동안 작곡가로 활동하며 쌓은 악보 분석력과 동시대 음악에 대한 감각을 고전·낭만주의 교향곡으로 확장해 보여줬다. 작곡가가 악보에 새겨놓은 음표와 셈여림, 아티큘레이션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구조와 음향적 의도를 실제 오케스트라의 소리로 구현하는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며 계속 발전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작곡가와 모든 음악가 앞에서 겸손함을 잃지 않는 지휘자가 되겠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꼭 다시 함께하고 싶습니다.”
최재혁은 수상 소감을 통해 앞으로의 지휘 철학을 밝혔는데 특히 눈을 끄는 대목은 ‘작곡가와 모든 음악가 앞에서의 겸손’이다. 지휘자를 오케스트라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작곡가가 악보에 남긴 생각을 읽고 연주자들과 함께 소리로 실현하는 음악가로 바라보는 태도, 바로 그것이다. 이는 작곡과 지휘를 함께해온 최재혁의 음악관과도 맞닿아 있다.
제네바 콩쿠르가 발견한 젊은 작곡가
1994년생인 최재혁은 2017년 제72회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클라리넷 협주곡 ‘녹턴 Ⅲ’(Nocturne III)로 1위를 차지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는 연주뿐 아니라 작곡 분야에서도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 대회다. 그는 당시 20대 초반의 나이로 우승하며 한국 현대음악의 새로운 세대로 부상했다.
줄리아드음악원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베를린 바렌보임–사이드 아카데미에서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취득했으며, 뉴욕 매네스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 최고연주자과정을 밟았다. 작곡은 사무엘 아들러, 외르크 비트만, 페테르 외트뵈시, 진은숙 등에게 배웠고, 지휘 분야에서도 파보 예르비, 만프레드 호넥, 마티아스 핀처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가르침을 받았다.
2018년 루체른 페스티벌에서는 사이먼 래틀, 덩컨 워드와 함께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슈토크하우젠의 대작 ‘그루펜’ 지휘에 참여했다. 세 개의 오케스트라와 세 명의 지휘자를 요구하는 이 작품은 복잡한 구조와 정교한 시간 감각이 필요한 20세기 현대음악의 난곡이다. 이 경험은 작곡가 최재혁이 본격적으로 지휘 영역을 넓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후 국내외 여러 오케스트라와 작업하며 고전부터 현대음악까지 지휘 레퍼토리를 확장해 왔다. 가장 최근에는 과천시향 객원지휘자로 찰스 아이브스, 외르크 비트만, 아브너 도르만 등의 작품과 자신의 관현악곡 ‘천국으로 곧장’(Straight to Heaven)을 지휘해 청중들에게 현대음악의 묘미를 선보였다. 과천시향으로서도 의외의 성과였다는 후문이다. 2026년에는 부쿠레슈티 국제지휘콩쿠르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지휘자로서도 국제적인 성과를 쌓고 있다.
‘오늘의 클래식’을 만드는 앙상블블랭크
덧붙이자면 최재혁의 음악적 정체성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현대음악 전문단체 ‘앙상블블랭크’다. 그는 앙상블블랭크를 창단해 예술감독과 지휘자를 맡으며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국내 관객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앙상블블랭크는 현대음악을 어렵고 난해한 소수의 음악으로 가두지 않고, 무대 연출과 프로그램 구성에 새로운 감각을 더해 ‘지금 살아 있는 음악’으로 전달해 왔다.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발굴하는 공모와 ‘작곡가는 살아있다’ 시리즈를 이어가는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의 작품은 세계적인 음악출판사 유니버설 에디션을 통해 소개되고 있으며,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을 비롯한 국내외 연주단체들과도 꾸준히 협업하고 있다. 작곡가로서는 소리의 질감과 공간, 음향의 변화에 집중하고, 지휘자로서는 악보에 새겨진 구조와 색채를 연주자에게 명료하게 전달하는 데 주력한다.
최재혁에게 있어 ‘작곡과 지휘’는 하나의 선상에서 관찰된다. 그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언급하듯 “지휘자는 손으로 소리를 만지고, 작곡가 역시 손으로 소리를 조각한다”는 철학이다. 작곡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설계하는 일이라면, 지휘는 악보 안에 잠들어 있는 소리를 연주자들과 함께 현실로 불러내는 일이라는 의미다.
이번 KNSO 지휘자 워크숍 최우수 지휘자 선정은 국제콩쿠르 우승 작곡가라는 기존의 명성에 지휘자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더한 성과다. 작곡가의 귀로 악보를 읽고, 지휘자의 손으로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다듬어온 그의 음악적 여정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동시에 이번 워크숍은 젊은 지휘자에게 실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세계적인 음악가의 조언을 받을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완성된 스타를 초청하는 것만큼이나 미래의 음악가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과 무대를 마련하는 일도 국립예술단체의 중요한 책무다. 최재혁의 이번 선정은 한 젊은 지휘자의 성취인 동시에, 차세대 지휘자를 발굴하고 육성해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 할 수 있다.
글 김종섭
9월 14~16일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펼쳐져
로베르토 아바도 마스터클래스 거쳐 참가 지휘자 4명 가운데 최우수 평가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최재혁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주관한 ‘2026 KNSO 지휘자 워크숍’에서 최우수 지휘자로 선정돼 평단의 관심을 끌고 있다. 2017년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 작곡 부문 우승을 통해 세계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그가 지휘자로서의 탁월한 해석력과 오케스트라 소통 능력을 높이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올해로 5회를 맞은 KNSO 지휘자 워크숍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차세대 지휘자를 발굴하고 이들의 전문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 지휘 동작을 넘어, 악보 분석과 리허설 운영, 오케스트라와의 소통 등 지휘자가 갖춰야 할 덕목과 실무 능력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확인하는 과정이다.
베토벤과 브람스로 살펴본 지휘자의 역량
2026년 워크숍은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서울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치열한 선발 과정을 거쳐 오성빈, 권수정, 최재혁, 정선우 등 네 명의 젊은 지휘자가 참가했으며, 이들은 KNSO아카데미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하면서 각자의 음악적 해석과 리허설 역량을 선보였다.
이번 워크숍의 핵심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로베르토 아바도’가 이끈 지휘 마스터클래스라 할 수 있다. 아바도는 참가자들이 지휘하는 모습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악보를 해석하는 방법부터 지휘 동작의 명료성, 프레이즈의 방향, 오케스트라의 균형과 음색을 만들어내는 과정까지 밀도있는 가르침으로 이끌어갔다.
과제곡은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과 브람스 교향곡 제1번. 두 작품은 지휘자의 음악적 철학과 기술적인 역량을 동시에 드러내는 대표적인 교향곡으로 베토벤의 ‘영웅’은 혁신적인 형식과 강렬한 리듬, 거대한 구조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이끌어 가느냐가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브람스 교향곡 제1번은 치밀하게 얽힌 내성과 중후한 음향, 긴 호흡의 프레이즈를 어떻게 설계하고 축적하느냐가 관건이다.
포디움 세션에서는 참가자들이 실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자신의 해석을 구현했다. 이어진 비디오 피드백 세션에서는 자신이 지휘한 영상을 다시 살펴보며 손과 지휘봉의 움직임, 시선, 자세, 단원들과의 의사소통 방식 등을 면밀하게 점검했다. 순간적으로 지나가기 쉬운 지휘 동작을 객관적인 영상으로 되짚어봄으로써 참가자 스스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워크숍에는 로베르토 아바도 외에도 LA 필하모닉 대표인 킴 놀테미(Kim Noltemy)가 참여해 리더십, 오케스트라 운영에 관한 강의로 이어졌다. 지휘자 홍석원은 멘토로 참여해 참가자들의 음악적 성장을 도왔다. 지휘 기술뿐 아니라 조직 운영, 예술가의 리더십까지 폭넓게 다뤘다는 점에서 이번 워크숍은 젊은 지휘자들에게 실질적인 무대 훈련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작곡가에서 지휘자로, 활동 영역 넓혀
사흘간 이어진 집중적인 교육과 포디움 세션을 거쳐 최재혁은 참가자 네 명 가운데 최우수 지휘자로 선정됐다. 이번 선정은 작품의 구조를 읽어내는 분석력과 음악적 해석, 오케스트라에 자신의 의도를 전달하는 지휘 동작과 리허설 소통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사실 평자로서는 이미 예견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최재혁은 오랫동안 작곡가로 활동하며 쌓은 악보 분석력과 동시대 음악에 대한 감각을 고전·낭만주의 교향곡으로 확장해 보여줬다. 작곡가가 악보에 새겨놓은 음표와 셈여림, 아티큘레이션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구조와 음향적 의도를 실제 오케스트라의 소리로 구현하는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며 계속 발전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작곡가와 모든 음악가 앞에서 겸손함을 잃지 않는 지휘자가 되겠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꼭 다시 함께하고 싶습니다.”
최재혁은 수상 소감을 통해 앞으로의 지휘 철학을 밝혔는데 특히 눈을 끄는 대목은 ‘작곡가와 모든 음악가 앞에서의 겸손’이다. 지휘자를 오케스트라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작곡가가 악보에 남긴 생각을 읽고 연주자들과 함께 소리로 실현하는 음악가로 바라보는 태도, 바로 그것이다. 이는 작곡과 지휘를 함께해온 최재혁의 음악관과도 맞닿아 있다.
제네바 콩쿠르가 발견한 젊은 작곡가
1994년생인 최재혁은 2017년 제72회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클라리넷 협주곡 ‘녹턴 Ⅲ’(Nocturne III)로 1위를 차지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제네바 국제음악콩쿠르는 연주뿐 아니라 작곡 분야에서도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 대회다. 그는 당시 20대 초반의 나이로 우승하며 한국 현대음악의 새로운 세대로 부상했다.
줄리아드음악원에서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친 그는 베를린 바렌보임–사이드 아카데미에서 아티스트 디플로마를 취득했으며, 뉴욕 매네스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 최고연주자과정을 밟았다. 작곡은 사무엘 아들러, 외르크 비트만, 페테르 외트뵈시, 진은숙 등에게 배웠고, 지휘 분야에서도 파보 예르비, 만프레드 호넥, 마티아스 핀처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가르침을 받았다.
2018년 루체른 페스티벌에서는 사이먼 래틀, 덩컨 워드와 함께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슈토크하우젠의 대작 ‘그루펜’ 지휘에 참여했다. 세 개의 오케스트라와 세 명의 지휘자를 요구하는 이 작품은 복잡한 구조와 정교한 시간 감각이 필요한 20세기 현대음악의 난곡이다. 이 경험은 작곡가 최재혁이 본격적으로 지휘 영역을 넓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후 국내외 여러 오케스트라와 작업하며 고전부터 현대음악까지 지휘 레퍼토리를 확장해 왔다. 가장 최근에는 과천시향 객원지휘자로 찰스 아이브스, 외르크 비트만, 아브너 도르만 등의 작품과 자신의 관현악곡 ‘천국으로 곧장’(Straight to Heaven)을 지휘해 청중들에게 현대음악의 묘미를 선보였다. 과천시향으로서도 의외의 성과였다는 후문이다. 2026년에는 부쿠레슈티 국제지휘콩쿠르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지휘자로서도 국제적인 성과를 쌓고 있다.
‘오늘의 클래식’을 만드는 앙상블블랭크
덧붙이자면 최재혁의 음악적 정체성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현대음악 전문단체 ‘앙상블블랭크’다. 그는 앙상블블랭크를 창단해 예술감독과 지휘자를 맡으며 동시대 작곡가들의 작품을 국내 관객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앙상블블랭크는 현대음악을 어렵고 난해한 소수의 음악으로 가두지 않고, 무대 연출과 프로그램 구성에 새로운 감각을 더해 ‘지금 살아 있는 음악’으로 전달해 왔다. 젊은 작곡가들의 작품을 발굴하는 공모와 ‘작곡가는 살아있다’ 시리즈를 이어가는 것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의 작품은 세계적인 음악출판사 유니버설 에디션을 통해 소개되고 있으며, 앙상블 앵테르콩탱포랭을 비롯한 국내외 연주단체들과도 꾸준히 협업하고 있다. 작곡가로서는 소리의 질감과 공간, 음향의 변화에 집중하고, 지휘자로서는 악보에 새겨진 구조와 색채를 연주자에게 명료하게 전달하는 데 주력한다.
최재혁에게 있어 ‘작곡과 지휘’는 하나의 선상에서 관찰된다. 그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언급하듯 “지휘자는 손으로 소리를 만지고, 작곡가 역시 손으로 소리를 조각한다”는 철학이다. 작곡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설계하는 일이라면, 지휘는 악보 안에 잠들어 있는 소리를 연주자들과 함께 현실로 불러내는 일이라는 의미다.
이번 KNSO 지휘자 워크숍 최우수 지휘자 선정은 국제콩쿠르 우승 작곡가라는 기존의 명성에 지휘자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더한 성과다. 작곡가의 귀로 악보를 읽고, 지휘자의 손으로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다듬어온 그의 음악적 여정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동시에 이번 워크숍은 젊은 지휘자에게 실제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세계적인 음악가의 조언을 받을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완성된 스타를 초청하는 것만큼이나 미래의 음악가가 성장할 수 있는 시간과 무대를 마련하는 일도 국립예술단체의 중요한 책무다. 최재혁의 이번 선정은 한 젊은 지휘자의 성취인 동시에, 차세대 지휘자를 발굴하고 육성해온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노력이 맺은 결실이라 할 수 있다.
글 김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