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예술의전당, 문화도시의 미래를 열다 - 진천의 랜드마크, 새로운 문화지도 형성

진천, 문화도시의 문을 열다

 

도시를 평가하는 기준은 시대에 따라 달라진다. 한때는 얼마나 많은 공장이 들어섰는지, 얼마나 넓은 도로가 놓였는지, 얼마나 빠르게 인구가 늘어났는지 등이 도시의 성장과 발전을 가늠하는 척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시민들이 얼마나 수준 높은 문화를 가까이에서 향유할 수 있는지, 아이들이 어떤 예술을 접하며 성장하는지,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아무런 문제 없이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는지가 도시의 품격을 말해주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도시는 산업으로 성장하지만 ‘문화로 완성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수사학적 표현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 6월 완공한 ‘진천예술의전당’은 진천군이 문화도시를 향해 내디딘 가장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진천은 오랫동안 충북의 대표적인 성장도시로 손꼽혀 왔다. 혁신도시 조성과 산업단지의 확충, 꾸준한 기업 유치와 인구 증가를 통해 경제적 기반을 다져왔지만, 그 성장의 속도에 비해 문화예술 기반 시설은 다소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동안 화랑관이 그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그 시설로는 진천군민들의 문화적 밈과 수준을 담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이나 오페라, 발레, 연극, 뮤지컬을 감상하려면 청주나 충주, 세종, 대전은 물론 서울까지 발걸음을 옮겨야 했고, 공연을 본다는 일은 일상이라기보다 특별한 시간을 내야 가능한 문화 활동으로 인식 되었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진천예술의전당의 개관은 오랜 문화적 갈증을 해소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문화 지형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예술의전당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진천군민들이 더 이상 공연을 보기 위해 다른 도시로 가지 않을 뿐 아니라 역으로 다른 지역민들이 진천을 방문하는 문화 목적지로 변화한다는 점이다. 공연장은 단순히 공연을 올리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을 모으고, 도시를 알리고,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문화 플랫폼이다. 하나의 공연을 보기 위해 방문한 관객은 공연장 주변을 거닐고, 식당과 카페를 이용하며, 지역의 풍경과 사람과 교류한다. 문화가 관광과 경제를 연결하고, 예술이 도시의 브랜드를 만드는 시대에 진천예술의전당은 진천군의 새로운 얼굴이 될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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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생거진천문화재단 박충서 대표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품격

 

진천예술의전당의 콘서트홀인 ‘진아트홀’은 499석 규모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대도시의 대형 공연장보다 작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공연예술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가장 효율적이고 이상적인 규모에 가깝다. 지나치게 큰 공연장은 객석을 채우는 부담이 크고 공연의 밀도가 떨어질 수 있으며, 반대로 지나치게 작은 공연장은 다양한 장르를 수용하기 어렵다.
499석은 독주회와 실내악, 성악과 국악, 연극과 무용은 물론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갈라 콘서트까지 폭넓게 소화할 수 있는 규모이다. 무엇보다 무대와 객석이 심리적으로 가까워 연주자의 숨결과 관객의 호흡이 자연스럽게 교감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공연의 감동은 화려한 조명보다 연주자의 미세한 표정과 악기의 떨림이 객석 끝까지 전해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499석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규모가 아니라 공연예술의 본질을 고려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건축미 역시 진천예술의전당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부드럽게 펼쳐진 외관은 활짝 피어난 장미꽃을 연상시키며, 문화가 도시 안에서 꽃을 피우기를 바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아낸다. 공연장은 기능만 충실하면 되는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랜드마크이기도 하다. 해외의 유명 공연장이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듯이 진천예술의전당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진천을 떠올리게 하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낮에는 절제된 아름다움을, 밤에는 조명과 어우러진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하는 외관은 문화시설을 넘어 도시의 경관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연을 위한 가장 이상적인 공간

 

이러한 상징성은 예술의전당의 로고에도 담겨 있다. 진천군을 이루는 일곱 개 읍면이 하나의 조화로운 형상으로 연결된 로고는 행정구역을 넘어 공동체의 화합과 상생을 상징한다. 문화는 지역을 나누는 경계가 아니라 사람을 연결하는 가장 아름다운 언어라는 사실을 이 작은 상징은 말없이 보여준다. 산업이 도시를 성장시키는 힘이라면 문화는 사람을 하나로 묶는 힘이며, 공연장은 그 힘이 가장 아름답게 구현되는 공간이다.
진천예술의전당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아름다운 외관이나 객석 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공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세심하게 고려한 공간 구성은 이 공연장이 단순한 대관시설이 아니라 전문 공연예술의 기반시설임을 보여준다. 오케스트라 연습실과 실내악 연습실, 리허설 공간, 분장실과 대기실 등은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필수적인 공간이며, 무대 위 두 시간의 감동은 결국 무대 뒤 수많은 준비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공연장을 찾은 관객이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느끼는 공간의 개방감, 객석으로 향하는 동선의 편안함, 무대를 바라보는 시선의 안정감, 그리고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객석을 감싸는 기대의 분위기까지 모두가 하나의 공연 경험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다.
진천예술의전당은 과도하게 화려한 장식을 앞세우기보다 공연장 본연의 기능과 이용자의 편의를 우선하는 공간 구성을 통해 관객이 공연 자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인상적이며,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공연장을 향한 신뢰를 자연스럽게 형성하도록 돕는 차분한 품격을 갖추고 있다.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머무는 공간

 

공연장을 오래 취재해 온 입장에서 보면 좋은 공연장은 유명한 공연을 많이 올리는 공연장이 아니라, 예술가들이 다시 서고 싶어 하고 관객들이 다시 찾고 싶어 하는 공연장이다. 그것은 화려한 외관보다 공간이 주는 안정감에서 비롯되고, 첨단 장비보다 공연을 존중하는 운영 철학에서 비롯된다. 진천예술의전당 역시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공연장이지만, 시설의 규모를 과시하기보다 공연예술이 가장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 흔적이 곳곳에서 읽힌다는 점에서 앞으로 충북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공연장 가운데 이러한 제작 환경까지 충분히 고려한 사례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진천예술의전당은 공연예술을 바라보는 철학부터 남다른 출발을 하고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배리어프리 공연장이라는 가치이다. 공연장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장애인의 이동과 관람 편의를 고려한 동선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문화복지의 철학을 담고 있다.
문화는 특정한 사람만의 특권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함께 누려야 할 권리이며, 좋은 공연장은 유명한 연주자를 초청하는 데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같은 감동을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진천예술의전당이 지향하는 배리어프리 환경은 바로 이러한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다.
“앞으로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진동을 통해서,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색상을 통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데까지 이르고 싶은 욕심입니다. 또 음악에 맞는 향기를 분사해서 현장감을 높이는아이디어도 실천할 꼐획이고요.”
(재)생거진천문화재단 정제윤 팀장은 여기에 더해 공연장을 행정이 운영하는 시설이 아니라 군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공연장 안내 자원봉사단인 '문화누리 봉사단'도 운영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공연장을 처음 찾은 관객을 맞이하고 객석을 안내하며 공연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이들의 활동은 단순한 자원봉사가 아니라 지역 문화공동체를 키워가는 중요한 역할이다.
공연이 끝난 뒤 관객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것은 무대 위의 연주뿐 아니라 공연장 전체가 만들어내는 따뜻한 분위기와 친절한 환대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누리 봉사단’은 공연장을 운영하는 보조 인력이 아니라 진천예술의전당의 첫인상을 만드는 문화사절이라 할 수 있으며, 행정이 시설을 만들고 군민이 그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이러한 운영 방식은 지역 문화정책이 지향해야 할 모범적인 모델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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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생거진천문화재단 정제윤 팀장

진천, 문화도시를 향한 새로운 출발

 

문화예술이란 행정이 일방적으로 공급하고 시민이 소비하는 서비스가 아니다. 공연장을 중심으로 지역 예술인들도 무대에 서고, 자원봉사자가 관객을 맞이하며, 학생들이 공연을 통해 예술을 배우고, 군민들이 자연스럽게 객석을 채우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때 비로소 공연장은 하나의 건물을 넘어 도시의 문화생태계로 성장한다. 진천예술의전당은 이러한 가능성을 품고 출발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오는 8월 21일과 22일 진천예술의전당 진아트홀에서 개최될 진천의 사계 페스티벌 ‘별이 빛나는 밤에’ 역시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갈 중요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예술의전당을 중심으로 펼쳐질 다양한 공연은 지역 주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진천을 찾는 외부 관객들에게는 새로운 문화도시의 이미지를 심어줄 것이다. 하나의 공연이 끝나면 또 다른 공연을 기다리게 되고, 하나의 축제가 지역의 문화 전통으로 자리 잡을 때 공연장은 비로소 도시의 역사와 함께 성장하게 된다.
2000년대 이후 전국 곳곳에는 새로운 공연장을 앞다투어 개관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공연장이 지역의 상징이 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공연장이란 훌륭한 공연과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진정한 관객, 그리고 시민의 참여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살아 있는 문화공간이 된다. 그런 점에서 진천예술의전당은 개관과 동시에 시설의 완성뿐 아니라 운영 철학과 시민 참여, 문화복지와 지역 공동체라는 여러 가치를 함께 품고 출발했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머지않아 진천을 이야기할 때 혁신도시와 산업단지뿐 아니라 아름다운 공연장에서 울려 퍼지던 음악과 그 음악을 들으며 함께 웃고 박수 치던 시간을 함께 떠올리게 될 것이라 믿는다. 공연장은 하루아침에 도시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시민의 삶을 조금씩 풍요롭게 만들고, 그 풍요로움이 도시의 품격을 높이며, 결국에는 한 도시의 미래를 바꾸는 가장 아름다운 힘이 되는 까닭이다.
지난 6월 문을 연 진천예술의전당은 이제 막 첫 페이지를 펼쳤을 뿐이다. 그러나 그 무대 위에 앞으로 어떤 음악이 울려 퍼지고, 어떤 예술가가 성장하며, 어떤 추억이 쌓여갈지는 진천이라는 도시가 문화로 완성되어 가는 역사의 한 장면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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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산업으로 성장하지만 문화로 완성된다. 그리고 문화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한 채의 공연장을 짓고, 한 사람의 예술가를 키우고, 한 명의 관객을 맞이하는 작은 노력들이 오랜 시간 쌓여 비로소 꽃을 피운다. 지난 6월 문을 연 진천예술의전당은 이제 막 첫 페이지를 펼쳤을 뿐이지만, 그 무대 위에서 울려 퍼질 음악과 그 객석을 가득 채울 사람들의 박수는 앞으로 진천이라는 도시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것이다.(재)생거진천문화재단의 박충서 대표는 “공연장이란 공연만 올리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도시의 품격을 완성하는 가장 아름다운 문화적 선언이기에 진천예술의전당은 그 선언을 이제 막 세상에 알리기 시작했을 뿐이며 군민 및 청중들이 많은 사랑을 줘야만 진천의 랜드마크가 된다”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글 김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