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A K GALLERY 신진작가 선정전 ‘Not your name, JUST YOUR WORK’

이름을 내려놓고 작품과 먼저 만나다
8월 11~27일, 열 명의 신진작가가 펼쳐 보이는 서로 다른 열 개의 세계
 

작품을 만나기 전에 우리는 종종 작가의 이름부터 확인한다. 유명한 작가인지, 어떤 학교를 나왔는지, 어떤 전시 경력을 지녔는지에 따라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다. 그렇다면 작가의 이름과 이력을 잠시 내려놓고 오직 눈앞의 작품만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

MOMA K GALLERY(서울 관악구 관악로 116,)가 오는 2026년 8월 11일(화)부터 27일(목)까지 신진작가 선정전 ‘Not your name, JUST YOUR WORK’를 개최한다. 참여 작가는 JUJU, 김도영, 김진경, 노미진, 박인영, 유주, 이가형, 이화연, 최유진, 홍다선 등 모두 열 명. ‘Not your name, JUST YOUR WORK’는 제목 자체가 이번 전시의 방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작가의 이름이나 화려한 이력보다 작품 그 자체를 먼저 바라보자는 것이다.

 

지난해 처음 시작돼 올해 두 번째를 맞는 이 전시는 신진작가를 단순히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작가’라는 관점으로 소개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이미 각자의 언어를 만들어 가며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고 있는 동시대 작가들의 ‘현재’를 보여주는 데 보다 중요한 의미를 두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하나의 미술사조나 공통된 형식으로 열 명의 작가를 묶지 않는다. 서로 다른 삶의 경험과 질문, 감각을 가진 작가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지를 한 공간에 펼쳐놓는다. 재료도 다르고 표현 방식도 다르지만, 자신의 삶과 관계를 작품으로 응시하고 그 과정에서 고유한 조형언어를 구축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연결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서로 닮지 않은 여러 세계를 차례로 만나게 된다. 일상의 소란에서 잠시 벗어나 머물 수 있는 쉼과 위안을 건네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시간을 꽃의 형상에 담아 삶의 인내와 성장을 이야기하는 회화가 있다. 또한 분리하고 다시 봉합하는 행위를 통해 존재와 관계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업도 등장한다.

파도의 움직임과 화면의 여백을 통해 내면의 호흡과 감정의 흐름을 기록하는 한국화도 눈길을 끈다. 빠르게 무언가를 설명하기보다 비워진 공간과 움직임 사이에서 관람객 스스로 감정을 발견하도록 이끄는 작품이다. 카메라를 통해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 찰나의 순간을 애정 어린 눈으로 기록한 사진은 특별한 사건보다 스쳐 지나가기 쉬운 순간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또 다른 회화에서는 비움과 충만, 명상과 수행이라는 화두가 등장한다. 반복되는 행위와 시간의 축적을 통해 고요한 감각을 만들어내고, 평범한 식탁과 익숙한 일상의 풍경에서는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있는 온기와 기억의 질감을 길어 올린다.

반복되는 손의 노동과 축적을 통해 내면의 질서와 사색의 시간을 구축하는 추상작업도 만날 수 있다. 마음속에 남아 있는 자연과 달빛을 자신만의 색채로 번역해 평온과 위안을 전하는 회화 역시 이번 전시의 한 축을 이룬다. 특히 인간만의 세계를 넘어 인간과 반려동물의 관계를 바라보는 작업도 주목할 만하다. 말로 표현되지 않는 교감 속에서 사랑과 책임, 위로와 미안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관계를 응시하며 우리가 다른 생명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를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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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작품들은 하나의 미학적 경향으로 쉽게 묶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 ‘다름’이 전시의 중요한 특징이다.

꽃과 자연, 파도와 달빛, 여행의 순간과 식탁, 인간의 내면과 관계, 반려동물과의 교감까지 작가들이 바라보는 대상은 제각각이다. 그러나 그 밑바탕에는 공통된 질문이 흐른다. 나는 지금 이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으며, 그것을 어떤 언어로 표현할 것인가.

그 질문에 대한 열 개의 서로 다른 대답이 한 전시장에 모이면서 ‘Not your name, JUST YOUR WORK’는 하나의 집단전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이 전시는 작가의 이름을 지우자는 전시가 아니다. 오히려 이름을 알기 전에 먼저 작품과 마주하고, 그 작품 안에 축적된 시간과 태도, 그리고 한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읽어보자는 제안에 가깝다. 관람객 역시 열 명의 서로 다른 세계를 따라가면서 익숙했던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동시대 신진작가들이 구축하고 있는 미술의 현재와 만나게 된다.

결국 이번 전시에서 중요한 질문은 ‘누구의 작품인가’보다 ‘이 작품은 나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가 돼야 한다. 이름과 경력이라는 선입견에서 잠시 벗어나 작품 앞에 서 보는 경험. 그 순간 관람객은 작가의 세계뿐 아니라 작품을 바라보고 있는 자기 자신의 시선까지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글 김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