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흐르는 우리가곡 오픈콘서트 ‘내 마음’ 개최

9월 12일(토) 오후 5시 광화문광장
한복과 우리 가곡이 만나는 열린 음악회
 
시민이 부르고 함께 즐기는 ‘생활 속 우리 가곡’의 새로운 실험

 

한복의 고운 자락이 광화문광장을 물들이는 초가을 오후, 그 위로 우리말의 시와 선율이 흐른다. 콘서트홀의 문턱을 넘어 광장으로 나온 우리 가곡이 시민들과 만난다. 우리가곡르네상스연구회가 오는 9월 12일 토요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광장 축제 특별무대 메인무대에서 ‘우리가곡 오픈콘서트-내 마음’을 개최한다. 공연이 열리는 곳은 세종대왕 동상 앞이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음악으로 꽃피워 온 가곡이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동상 앞에서 울려 퍼진다는 점도 공연에 특별한 상징성을 더한다.

이번 공연은 종로문화재단이 9월 11일과 12일 양일간 개최하는 ‘종로한복축제’의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마련된다. 한복과 우리 가곡이라는 두 개의 한국적 문화자산이 대한민국의 중심 광화문에서 만나는 셈이다. 더욱이 공연장을 일부러 찾아야 만날 수 있었던 가곡을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이 자유롭게 오가는 광장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이번 무대의 의미는 남다르다.

 

광장으로 나오는 우리 가곡

 

이번 공연을 단순한 야외 가곡음악회로만 바라보면 그 의미를 충분히 읽어내기 어렵다. 우리가곡르네상스연구회가 던지는 질문은 오히려 근본적이다.

‘우리 가곡을 어떻게 더 많은 시민과 나누고, 다음 세대와 세계로 이어갈 것인가.’

우리 가곡은 오랫동안 한국인의 삶과 정서를 담아온 소중한 음악문화다. 사랑과 이별, 고향과 자연, 그리움과 기다림, 그리고 희망까지 한국인이 살아오면서 품어온 수많은 감정이 우리말의 시와 선율 안에 녹아 있다. 그러나 가곡이 점차 전문 연주자와 일부 애호가들이 향유하는 장르로 한정되고 있다는 현실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가곡르네상스연구회가 이번 공연을 통해 시도하는 것은 바로 이 거리의 축소다. 가곡을 다시 시민의 일상으로 돌려놓고, 듣는 음악에서 한 걸음 나아가 누구나 사랑하고 부를 수 있는 음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연장의 무대를 넘어 광장과 공원, 지역축제 등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장소로 가곡의 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이 무대의 주인공

 

이번 ‘내 마음’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무대에 서는 사람들이다. 공연에는 소프라노 김송원·김영선·윤수진·최소영, 테너 김재규·홍지영이 출연하고 피아니스트 백순재가 함께한다. 음악감독 박은용이 전체 공연을 구성한다.

우리가곡르네상스연구회가 이들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기존 성악공연과 조금 다른 무대문화다. 연구회는 전문 성악가 중심의 공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가곡을 오랫동안 사랑하고 꾸준히 노래해 온 이른바 ‘가곡 마니아 성악가’들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공연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그 철학은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좋은 노래를 사랑하고, 꾸준히 부르는 사람들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는 것.”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사람과 객석에서 듣는 사람 사이에 놓여 있던 경계를 조금씩 낮추자는 것이다. 오늘 객석에서 노래를 듣던 사람이 내일은 직접 가곡을 배우고 부를 수 있고, 언젠가는 무대에 설 수도 있다. 그렇게 될 때 가곡은 감상해야 하는 ‘작품’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들의 삶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노래’가 된다.

이번 공연에서 출연자들이 들려줄 작품들 역시 우리에게 친숙하면서 한국적 서정과 아름다운 우리말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우리 가곡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연주곡목은 제공된 자료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이번 무대의 중심에는 무엇보다 시와 음악이 만나 만들어내는 우리 가곡 특유의 서정성이 놓이게 된다.

 

대중화를 넘어 세계로 향하는 우리 가곡

 

우리가곡르네상스연구회의 시선은 광화문광장에서 멈추지 않는다. 연구회는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시민이 참여하는 가곡 공연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우리 가곡을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문화 콘텐츠로 성장시켜 해외 공연과 국제문화교류의 장으로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가곡에는 세계인과 나눌 수 있는 충분한 자산이 있다. 독일에 리트가 있고 프랑스에 멜로디가 있듯 한국에는 우리말의 운율과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 발전해온 가곡이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오늘의 언어와 무대로 다시 소개하느냐다.

그런 점에서 ‘내 마음’은 거창한 선언보다 작은 실천에서 출발한다. 우선 시민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노래한다. 전문 음악인과 애호가의 경계를 낮춘다. 가곡을 잘 모르는 사람도 우연히 걸음을 멈추고 한 곡을 들을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그 한 곡이 누군가에게는 우리 가곡을 처음 만나는 계기가 되도록 한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우리 노래를 들어보기를

 

9월의 광화문은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간이다. 누군가는 축제를 찾아오고, 누군가는 관광을 하고, 또 누군가는 그저 그곳을 지나갈 것이다. ‘내 마음’은 바로 그런 시민들을 향해 열려 있는 공연이다. 따라서 이번 공연의 관람법은 어렵지 않다. 가곡을 잘 알아야 할 필요도, 성악에 관한 특별한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할 필요도 없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우리말 한 구절에 귀 기울여보면 된다. 가곡의 출발은 결국 시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말이 시가 되고, 그 시에 음이 붙어 노래가 된다. 그 노래 속에서 어느 순간 자신의 고향을 떠올리고, 사랑했던 사람을 기억하고, 지나간 젊은 날을 생각하게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특히 이날 광화문에서는 한복축제가 함께 펼쳐진다. 한복의 색과 선이 광장을 수놓고 그 사이로 우리말의 노래가 흐르는 풍경은 국내 관객에게는 익숙한 문화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 되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함께 살아 숨 쉬는 모습을 경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우리가곡 오픈콘서트 ‘내 마음’이 꿈꾸는 것도 결국 그와 같은 풍경일 것이다.

우리 가곡이 더 이상 특별한 날에만 공연장에서 만나는 음악이 아니라 누구나 듣고, 누구나 부르고, 자신의 마음을 담아 함께 나누는 노래가 되는 것.

초가을의 광화문광장에 한복의 고운 자락이 펼쳐지고 그 위로 아름다운 우리말의 시와 선율이 흐른다. 그날 광화문을 지나는 사람이라면 잠시 발걸음을 늦춰도 좋겠다. 어쩌면 무심코 들은 한 곡의 가곡에서 오래 잊고 있던 자신의 마음 하나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곡 오픈콘서트 ‘내 마음’은 2026년 9월 12일(토) 오후 5시 광화문광장 축제 특별무대 메인무대(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열린다. 종로구가 주최하고 종로문화재단이 주관하며, (사)국제문화공연교류회와 우리가곡르네상스연구회가 진행한다. 공연 문의는 02-543-7352.


글 김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