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제15회 그랜드오페라축제, 중랑구 장미공원 야외무대
‘카르멘’ ‘라 보엠’ ‘투란도트’ 등 합창단과 함께 펼치는 명작 오페라
오페라극장의 화려한 무대가 깊어가는 가을밤 도심의 공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라벨라오페라단은 오는 10월 3일(토) 오후 7시 서울 중랑구 장미공원 야외무대에서 제15회 그랜드오페라축제 ‘장미공원 오페라의 밤’을 개최한다. 중화체육공원에 마련되는 이번 공연은 약 900석 규모의 야외 객석에서 100분 동안 인터미션 없이 진행되며, 일부 초청석을 제외한 일반 관람석은 선착순 입장할 수 있다.
서울시 ‘민간축제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무대는 오페라를 전문 공연장 안에 머무는 예술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 가까이에서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공연예술로 확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화려한 장치와 폐쇄된 객석 대신 나무와 바람, 가을밤의 공기를 무대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도 부담 없이 음악과 이야기에 다가갈 수 있도록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구성했다.
한 편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하는 전막 오페라가 아니라 비제의 ‘카르멘’, 푸치니의 ‘라 보엠’과 ‘투란도트’,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등 오랫동안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에서 주요 아리아와 중창, 합창 장면을 선별해 한 무대에 펼쳐 보인다.
‘카르멘’은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완성해 1875년 파리에서 초연한 작품. 당시의 오페라가 이상화된 사랑과 영웅적인 인물을 주로 다뤘던 것과 달리, 자신의 자유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집시 여인 카르멘과 그녀에게 집착하다 파멸하는 군인 돈 호세의 격렬한 사랑을 사실적으로 그려, 초연 당시에는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강렬한 리듬과 선명한 선율, 극적인 인물 묘사가 재평가되면서 오늘날 가장 널리 공연되는 오페라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카르멘이 사랑의 속성을 노래하는 ‘하바네라’를 비롯해 유혹과 질투, 자유와 집착이 충돌하는 음악은 야외무대에서도 강렬한 생명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푸치니의 ‘라 보엠’은 앙리 뮈르제의 소설을 토대로 1896년 토리노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19세기 파리의 가난한 예술가들이 나누는 우정과 사랑을 그린다. 시인 로돌포와 재봉사 미미는 우연한 만남을 통해 사랑에 빠지지만 가난과 질병, 엇갈림 속에서 끝내 비극적인 이별을 맞는다.
로돌포가 자신을 소개하는 ‘그대의 찬 손’과 미미가 화답하는 ‘내 이름은 미미’, 두 사람이 함께 부르는 사랑의 이중창은 짧은 만남이 어떻게 한 사람의 생을 뒤흔드는 사랑으로 번져가는지를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청춘의 설렘과 삶의 쓸쓸함을 동시에 품은 푸치니의 음악은 오페라를 처음 만나는 관객에게도 직접적인 울림을 전한다.
1926년 밀라노에서 초연된 푸치니의 유작 ‘투란도트’는 고대 중국 베이징을 배경으로,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결혼할 수 있는 냉혹한 공주 투란도트와 그녀에게 도전하는 칼라프 왕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랑을 거부하던 투란도트의 얼어붙은 마음이 희생과 헌신을 통해 변화하는 과정을 장대한 관현악과 대규모 합창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특히 칼라프가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며 부르는 ‘아무도 잠들지 말라’는 오페라를 넘어 세계인이 사랑하는 명곡이 됐다. 장미공원의 열린 공간을 가득 채울 힘찬 성악과 합창은 이번 공연의 장관을 이루는 순간이 될 전망이다.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1890년 로마에서 초연돼 이탈리아 사실주의 오페라, 곧 베리스모 오페라의 시대를 연 작품이다. 부활절을 맞은 시칠리아의 한 마을에서 옛 연인 투리두를 잊지 못하는 산투차와 결혼 후에도 투리두와 관계를 이어가는 롤라, 그리고 배신의 진실을 알게 된 알피오 사이의 질투와 복수가 비극으로 치닫는다.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과 상처를 꾸밈없이 드러낸 작품으로, 고요하면서도 비극의 그림자를 품은 ‘간주곡’과 산투차의 절절한 음악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무대에는 지휘자 박해원을 중심으로 풍부한 무대 경험을 갖춘 소프라노 강혜명과 베이스 양석진을 비롯해 소프라노 최영신, 안현선, 노수정, 이솔, 이예지, 테너 원유대, 김지민, 바리톤 이치훈, 베이스 금교동 등 국내외 무대에서 활동하는 성악가와 차세대 음악가들이 함께 오른다. 연주는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맡으며, 브릴란떼 어린이합창단과 라벨라시민합창단이 참여해 독창과 중창에서 대규모 합창에 이르는 오페라 음악의 다채로운 매력을 들려준다. 
특히 이번 공연은 시민이 단순한 관객을 넘어 공연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시민합창단은 전문적인 음악 훈련과 연습을 거쳐 현역 오페라 성악가들과 같은 무대에 선다. 객석에서 바라보던 오페라의 제작 과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전문 예술가와 호흡함으로써 예술가와 관객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시민의 목소리가 더해진 합창은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오페라가 특정한 계층만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함께 만들고 나눌 수 있는 공동체의 예술임을 보여준다.
연출과 해설은 세련된 무대 구성으로 호평받아온 오페라 연출가 홍민정이 맡는다. 관객은 해설을 따라가며 아리아의 아름다운 선율뿐 아니라 인물이 처한 상황과 감정, 음악이 극의 흐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도 한층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강호 라벨라오페라단 단장은 “오페라는 극장 안에서만 만나는 어렵고 낯선 예술이 아니라 좋은 음악과 이야기를 통해 누구나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연예술”이라며 “이번 ‘장미공원 오페라의 밤’이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오페라의 매력을 발견하고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글 김종섭
10월 3일 제15회 그랜드오페라축제, 중랑구 장미공원 야외무대
‘카르멘’ ‘라 보엠’ ‘투란도트’ 등 합창단과 함께 펼치는 명작 오페라
오페라극장의 화려한 무대가 깊어가는 가을밤 도심의 공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라벨라오페라단은 오는 10월 3일(토) 오후 7시 서울 중랑구 장미공원 야외무대에서 제15회 그랜드오페라축제 ‘장미공원 오페라의 밤’을 개최한다. 중화체육공원에 마련되는 이번 공연은 약 900석 규모의 야외 객석에서 100분 동안 인터미션 없이 진행되며, 일부 초청석을 제외한 일반 관람석은 선착순 입장할 수 있다.
서울시 ‘민간축제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번 무대는 오페라를 전문 공연장 안에 머무는 예술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 가까이에서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공연예술로 확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화려한 장치와 폐쇄된 객석 대신 나무와 바람, 가을밤의 공기를 무대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오페라를 처음 접하는 관객도 부담 없이 음악과 이야기에 다가갈 수 있도록 갈라 콘서트 형식으로 구성했다.
한 편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공연하는 전막 오페라가 아니라 비제의 ‘카르멘’, 푸치니의 ‘라 보엠’과 ‘투란도트’,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등 오랫동안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에서 주요 아리아와 중창, 합창 장면을 선별해 한 무대에 펼쳐 보인다.
‘카르멘’은 프랑스 작곡가 조르주 비제가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완성해 1875년 파리에서 초연한 작품. 당시의 오페라가 이상화된 사랑과 영웅적인 인물을 주로 다뤘던 것과 달리, 자신의 자유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집시 여인 카르멘과 그녀에게 집착하다 파멸하는 군인 돈 호세의 격렬한 사랑을 사실적으로 그려, 초연 당시에는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강렬한 리듬과 선명한 선율, 극적인 인물 묘사가 재평가되면서 오늘날 가장 널리 공연되는 오페라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카르멘이 사랑의 속성을 노래하는 ‘하바네라’를 비롯해 유혹과 질투, 자유와 집착이 충돌하는 음악은 야외무대에서도 강렬한 생명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푸치니의 ‘라 보엠’은 앙리 뮈르제의 소설을 토대로 1896년 토리노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19세기 파리의 가난한 예술가들이 나누는 우정과 사랑을 그린다. 시인 로돌포와 재봉사 미미는 우연한 만남을 통해 사랑에 빠지지만 가난과 질병, 엇갈림 속에서 끝내 비극적인 이별을 맞는다.
로돌포가 자신을 소개하는 ‘그대의 찬 손’과 미미가 화답하는 ‘내 이름은 미미’, 두 사람이 함께 부르는 사랑의 이중창은 짧은 만남이 어떻게 한 사람의 생을 뒤흔드는 사랑으로 번져가는지를 보여주는 명장면이다. 청춘의 설렘과 삶의 쓸쓸함을 동시에 품은 푸치니의 음악은 오페라를 처음 만나는 관객에게도 직접적인 울림을 전한다.
1926년 밀라노에서 초연된 푸치니의 유작 ‘투란도트’는 고대 중국 베이징을 배경으로, 수수께끼를 풀어야만 결혼할 수 있는 냉혹한 공주 투란도트와 그녀에게 도전하는 칼라프 왕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랑을 거부하던 투란도트의 얼어붙은 마음이 희생과 헌신을 통해 변화하는 과정을 장대한 관현악과 대규모 합창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특히 칼라프가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며 부르는 ‘아무도 잠들지 말라’는 오페라를 넘어 세계인이 사랑하는 명곡이 됐다. 장미공원의 열린 공간을 가득 채울 힘찬 성악과 합창은 이번 공연의 장관을 이루는 순간이 될 전망이다.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1890년 로마에서 초연돼 이탈리아 사실주의 오페라, 곧 베리스모 오페라의 시대를 연 작품이다. 부활절을 맞은 시칠리아의 한 마을에서 옛 연인 투리두를 잊지 못하는 산투차와 결혼 후에도 투리두와 관계를 이어가는 롤라, 그리고 배신의 진실을 알게 된 알피오 사이의 질투와 복수가 비극으로 치닫는다.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과 상처를 꾸밈없이 드러낸 작품으로, 고요하면서도 비극의 그림자를 품은 ‘간주곡’과 산투차의 절절한 음악이 깊은 여운을 남긴다.
무대에는 지휘자 박해원을 중심으로 풍부한 무대 경험을 갖춘 소프라노 강혜명과 베이스 양석진을 비롯해 소프라노 최영신, 안현선, 노수정, 이솔, 이예지, 테너 원유대, 김지민, 바리톤 이치훈, 베이스 금교동 등 국내외 무대에서 활동하는 성악가와 차세대 음악가들이 함께 오른다. 연주는 뉴서울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맡으며, 브릴란떼 어린이합창단과 라벨라시민합창단이 참여해 독창과 중창에서 대규모 합창에 이르는 오페라 음악의 다채로운 매력을 들려준다.
특히 이번 공연은 시민이 단순한 관객을 넘어 공연의 주체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 시민합창단은 전문적인 음악 훈련과 연습을 거쳐 현역 오페라 성악가들과 같은 무대에 선다. 객석에서 바라보던 오페라의 제작 과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전문 예술가와 호흡함으로써 예술가와 관객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다. 시민의 목소리가 더해진 합창은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오페라가 특정한 계층만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함께 만들고 나눌 수 있는 공동체의 예술임을 보여준다.
연출과 해설은 세련된 무대 구성으로 호평받아온 오페라 연출가 홍민정이 맡는다. 관객은 해설을 따라가며 아리아의 아름다운 선율뿐 아니라 인물이 처한 상황과 감정, 음악이 극의 흐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도 한층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강호 라벨라오페라단 단장은 “오페라는 극장 안에서만 만나는 어렵고 낯선 예술이 아니라 좋은 음악과 이야기를 통해 누구나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공연예술”이라며 “이번 ‘장미공원 오페라의 밤’이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오페라의 매력을 발견하고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글 김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