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숨결을 따라 걷는 ‘음악 산책’ 피아니스트 황문희, 리사이틀
오는 3월 29일(일) 오후 2시 봄은 언제나 음악을 데리고 오는 것일까? 꽃샘 추위 속에서도 분명히 새로운 계절의 숨결이 깃들어 있다. 이 계절을 알리는 전령사처럼 우리에게는 반가운 피아니스트가 무대를 마련한다. 오는 3월 29일(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피아니스트 황문희의 독주회가 열린다. 이번 공연은 ‘음악 산책 X’‘라는 부제를 달고, 모차르트 탄생 270주년을 기념하는 올-모차르트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 이번 무대는 모차르트의 작품 세계를 하나의 서정적인 음악 여정으로 풀어내며, 독주와 실내악의 결합을 통해 고전주의 음악의 투명한 아름다움을 입체적으로 들려줄 계획이다. 서정과 지성의 균형을 이룬 피아니스트 현재 세종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황문희는 서정적인 톤과 탄력 있는 터치, 그리고 정교하게 조율된 테크닉을 통해 선율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연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예원학교와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도미하여 미시간 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에서 학사 과정을 최우등(Summa Cum Laude)으로 졸업한 뛰어난 연주자이다. 이후 뉴욕 맨해튼 음대(Manhattan School of Music)에서 석사와 전문연주자과정을 마치고 이어 보스턴대학교(Boston University)에서 드뷔시의 에튀드에 관한 연주 분석 논문으로 박사학위(DMA)를 취득, 학문적 깊이까지 겸비했다. 그녀의 음악 여정은 국제무대에서 먼저 시작되었다. 이탈리아 IBLA Grand Prize 국제콩쿠르 입상, 미시간 MTNA콩쿠르 우승, New York International Solo Competition 1등, Artist International Audition Special Award 등을 수상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2001년에는 뉴욕 카네기 와일 홀에서 데뷔 독주회를 열었다. 이후 2018년 다시 같은 무대에 올라 뉴욕 청중들과 재회하며 깊은 음악적 교감을 나누기도 했다. 협연 무대 또한 화려하다. 국내에서는 춘천시립교향악단, 팬아시아 필하모니아, 서울아카데미앙상블,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했고, 해외에서는 불가리아 소피아 필하모닉, 플레벤 필하모닉, 체코 야나첵 필하모닉, 러시아 국립 에르미타주 오케스트라, 폴란드 오폴레 필하모닉 등과 협연하며 유럽 여러 도시에서 초청 연주를 펼쳤다. 특히 헝가리의 피델리오(Fidelio) 음반사와 계약하여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과 쇼팽, 드뷔시 작품을 담은 음반을 발매했으며, 이를 기념한 독주회를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황문희는 독주뿐 아니라 실내악 연주자로서도 활발히 활동해 왔다. 도이치 오퍼 베를린 악장 토마스 토마셉스키, 피아니스트 빈센트 드 브리스 등과 협연했고, 바이올리니스트 황순빈과의 두오 리사이틀을 통해 깊이 있는 음악적 대화를 이어왔다. 또한 트리오 에스텔라를 창단해 다양한 실내악 무대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고음악에도 관심을 넓혀 하프시코드 최고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고 한국바로크음악제에서 연주하는 등 음악 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현재는 세종대학교 융합예술대학원 음악학과 주임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으며, 세종 뉴웨이브 뮤지카 음악감독과 한국하프시코드협회 대외협력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모차르트의 빛과 그림자를 따라 걷는 음악 산책 이번 독주회의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한 사람의 작품만으로 이루어진 올-모차르트 무대다. 고전주의 음악의 투명한 구조와 인간적인 감정이 동시에 드러나는 작품들을 통해 모차르트의 음악 세계를 한 편의 서정적 이야기처럼 풀어낼 예정이다. Fantasia in d minor, K.397 첫 곡인 d단조 환상곡은 모차르트의 작품 가운데서도 특별한 분위기를 지닌 곡이다. 마치 즉흥 연주처럼 자유롭게 펼쳐지는 선율은 어둡고 깊은 정서를 담고 있으며, 음 하나하나가 인간의 내면을 비추는 듯하다. 때로는 고독하고, 때로는 서늘한 긴장감을 띠는 이 작품은 모차르트가 지닌 드라마적 감수성을 보여준다. 황문희의 섬세한 터치는 이 환상곡에서 모차르트의 내면적 독백을 조용히 끌어내며, 청중을 음악 속 사색의 세계로 이끌 것이다. Sonata No.11 in A Major, K.331 이어지는 A장조 피아노 소나타 11번은 모차르트 특유의 밝고 우아한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1악장의 변주 형식은 하나의 단순한 선율이 다양한 색채로 변화하는 과정을 들려주며, 고전주의 음악이 지닌 균형미와 질서를 느끼게 한다. 2악장의 미뉴에트는 궁정 무도회의 우아한 발걸음을 떠올리게 하며, 마지막 3악장 ‘터키 행진곡(Alla Turca)’은 모차르트 음악 가운데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곡 중 하나다. 경쾌하고 활달한 리듬은 마치 오스만 군악대의 북소리처럼 힘차게 울리며 공연장의 공기를 환하게 밝힌다. 협주곡이 실내악으로 피어나다 인터미션 이후에는 모차르트의 걸작 가운데 하나인 피아노 협주곡 20번 d단조 K.466이 연주된다. 다만 이번 공연에서는 요한 네포무크 훔멜(Johann Nepomuk Hummel)이 편곡한 피아노, 플루트, 바이올린, 첼로 편성의 실내악 버전으로 선보인다. 이 작품은 모차르트 협주곡 가운데 가장 극적인 정서를 지닌 곡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무대에는 플루티스트 장로사, 바이올리니스트 황순빈, 첼리스트 송인정이 함께한다. 각기 국제적인 음악 교육과 연주 경험을 쌓아온 이 세 연주자는 실내악적 호흡 속에서 모차르트 협주곡의 새로운 색채를 펼쳐 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독주회가 아니라 모차르트라는 한 작곡가의 정신과 음악을 따라 걷는 한 편의 음악 여행이라 할 수 있다. 환상곡의 깊은 사색에서 시작해, 소나타의 우아한 균형을 지나, 협주곡의 극적인 서사로 이어지는 흐름은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청중을 이끌 것이다. “모차르트의 음악은 언제나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을 맑게 씻어주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공연은 제가 오랫동안 이어온 ‘음악 산책’ 시리즈의 열 번째 무대이기도 합니다. 모차르트의 음악 속을 함께 걸으며 기쁨과 위로를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이 음악의 순간을 함께 나누어 주시길 바랍니다.” 따뜻한 봄의 문턱에서 열리는 이번 독주회는, 모차르트의 선율과 함께 한 편의 아름다운 음악 산책을 선사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 김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