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0일(금) 저녁 7시30분 롯데콘서트홀
‘반전(反轉)의 묘미 지배했던 연주회!’
잘 알려진 익숙한 곡들에서 벗어난 반전(反轉)의 묘미가 지배했던 연주회라고 할까? 익숙한 레퍼토리들에서 벗어나 클래식 관객들에게 익숙지 않은 곡들에서 서울시향의 밀도 높고 순도 높은 연주를 다시 체험할 수 있는 반전(反轉)의 카테고리를 달아주고 싶은 연주회였다.
그럼으로써 8월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오랜만에 지휘봉을 잡을 스페인과 이탈리아, 네덜란드등의 유럽투어를 앞두고 서울시향의 자신감 배양은 물론 지난 5월의 마르쿠스 슈텐츠 지휘 하의 월튼교향곡 제1번 연주가 그랬듯이 다시 한번 하반기 연주 일정의 탄탄한 기반을 닦는 연주회가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드보르작 첼로협주곡 대체한 묘미(妙味)!’
5년 전 2021년 10월 말 서울시향과의 롯데콘서트홀 협연무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닐센 바이올린협주곡에서 보여주었던 보무당당한 걸음걸이를 이번 무대에서도 다시 볼 수 있어 반가웠다. 그러나 이번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 무대의 묘미는 앞선 언급한 대로 반전의 묘미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클래식 관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시피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등의 교향곡이 아니라면 솔리스트 곡으로서 대표적인 레퍼토리는 아무래도 드보르작의 첼로협주곡이 제일 친숙할 것이다. 첼로 협주곡의 대명사가 될 정도로 클래식 관객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한 브람스의 반응은 잘 알려져 있다. “누군가가 이와 같은 첼로 협주곡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나는 벌써 오래 전에 이와 같은 작품을 썼을 것이다.”
그만큼 드보르작의 이 작품은 19세기 전체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첼로 협주곡이다. 영국의 첼리스트 줄리어스 해리슨은 “나는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이 낭만 음악이라는 넓은 정원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꽃이라 생각한다” 라고 말하며 이 곡의 위대함을 칭찬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5년 만에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종신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서울시향과의 협연 무대에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을 무대에 올렸으니 묘미에 묘미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객석에서 공연 내내 내 마음을 휘젓고 다녔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장대한 구조와 치밀한 전개를 보여준다면 서울시향이 반전의 묘미를 보여준 드보르작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풍부한 선율과 춤곡적인 리듬, 그리고 민속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다가왔다.
특히 이지윤의 연주는 신중한 모드 속에서도 힘이 넘치는 것을 특징으로 해 1악장에서 2악장으로 쉼없이 이어지는 아타카 구성을 취해 작품 전체의 흐름을 하나의 큰 흐름으로 연결했고 마지막 악장에서는 체코 민속춤 푸리안트와 둠카의 리듬을 활용하여 민족적인 개성을 한층 선명하게 드러냈다.
“서울시향, 시벨리우스 교향곡 1번으로 신선한 반전!”
이날 서울시향이 후반부 메인곡으로 레퍼토리로 무대에 올린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1번도 비슷한 시기 7월 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서 국내 내한공연을 가졌던 잔데를링 지휘 루체른심포니가 관객들에게 친숙한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을 무대에 올렸던 것에 견줘보자면 절묘한 반전 묘미의 하나였다.
7월 1일 수요일 저녁 루체른심포니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의 후반부 메인곡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은 안정적이었지만 잔데를링이 브루크너, 말러, R.슈트라우스등 후기 낭만주의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악단의 색채를 단단히 다져왔다는 악단의 평가를 고려하면 총 7개의 교향곡을 남긴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선곡측면의 신선함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낳을 수 밖에 없었다.
시벨리우스 2번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중 대중적으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곡으로서 국내 관객에게도 비교적 친숙한 레퍼토리다. 작품 자체가 지닌 장대한 상승감과 북유럽적 정서가 분명한 매력을 갖고 있지만, 루체른심포니 공연에서는 새롭게 발견되는 감각보다 익숙한 레퍼토리의 안정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 지점에서 반전의 묘미와 레퍼토리 선정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같은 시기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 등 국내 국공립 악단들은 익숙한 명곡만이 아니라 관객에게 다소 낯선 작품을 과감하게 무대에 올리며 새로운 인상을 남겼다.
그 대표적 예로 서울시향이 바로 열흘 후 7월 10일 금요일 저녁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지휘로 롯데콘서트홀서 시벨리우스 교향곡 1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시벨리우스 2번보다 국내 관객에게 덜 익숙한 작품이지만, 오히려 그 낯섦이 신선한 반전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시벨리우스 특유의 서늘한 정서와 웅장함의 확산을 새롭게 경험하게 하는 레퍼토리로 다가왔음은 물론이다.
참고로 들어본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3번 역시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이후에 묘미를 느끼게 한다.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3번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시벨리우스의 첫 두 교향곡의 낭만적인 강렬함과 후기 교향곡의 보다 엄격한 복잡성 사이를 오가는 이 곡은 성격이 좋고 승리적이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한 소리를 낸다.
교향곡 3번은 시벨리우스 교향곡의 전환점을 나타낸다. 그의 교향곡 1번과 2번은 장대한 낭만주의와 애국적 작품이다. 그러나 세 번째는 가능한 적은 멜로디 숫자, 하모니 및 지속 시간에 가장 많은 양의 음악 자료를 포함하려는 뚜렷하고 거의 고전적인 욕망을 보여준다. 이 음악적 경제는 1악장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며, 명확하고 깔끔하게 전개된 부분에서 베토벤을 거의 연상시킨다.
評 여홍일(음악칼럼니스트)
2020년 7월 10일(금) 저녁 7시30분 롯데콘서트홀
‘반전(反轉)의 묘미 지배했던 연주회!’
잘 알려진 익숙한 곡들에서 벗어난 반전(反轉)의 묘미가 지배했던 연주회라고 할까? 익숙한 레퍼토리들에서 벗어나 클래식 관객들에게 익숙지 않은 곡들에서 서울시향의 밀도 높고 순도 높은 연주를 다시 체험할 수 있는 반전(反轉)의 카테고리를 달아주고 싶은 연주회였다.
그럼으로써 8월 얍 판 츠베덴 음악감독이 오랜만에 지휘봉을 잡을 스페인과 이탈리아, 네덜란드등의 유럽투어를 앞두고 서울시향의 자신감 배양은 물론 지난 5월의 마르쿠스 슈텐츠 지휘 하의 월튼교향곡 제1번 연주가 그랬듯이 다시 한번 하반기 연주 일정의 탄탄한 기반을 닦는 연주회가 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드보르작 첼로협주곡 대체한 묘미(妙味)!’
5년 전 2021년 10월 말 서울시향과의 롯데콘서트홀 협연무대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닐센 바이올린협주곡에서 보여주었던 보무당당한 걸음걸이를 이번 무대에서도 다시 볼 수 있어 반가웠다. 그러나 이번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 무대의 묘미는 앞선 언급한 대로 반전의 묘미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클래식 관객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시피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등의 교향곡이 아니라면 솔리스트 곡으로서 대표적인 레퍼토리는 아무래도 드보르작의 첼로협주곡이 제일 친숙할 것이다. 첼로 협주곡의 대명사가 될 정도로 클래식 관객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작품에 대한 브람스의 반응은 잘 알려져 있다. “누군가가 이와 같은 첼로 협주곡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나는 벌써 오래 전에 이와 같은 작품을 썼을 것이다.”
그만큼 드보르작의 이 작품은 19세기 전체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첼로 협주곡이다. 영국의 첼리스트 줄리어스 해리슨은 “나는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이 낭만 음악이라는 넓은 정원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꽃이라 생각한다” 라고 말하며 이 곡의 위대함을 칭찬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 5년 만에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종신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서울시향과의 협연 무대에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을 무대에 올렸으니 묘미에 묘미가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객석에서 공연 내내 내 마음을 휘젓고 다녔다.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장대한 구조와 치밀한 전개를 보여준다면 서울시향이 반전의 묘미를 보여준 드보르작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풍부한 선율과 춤곡적인 리듬, 그리고 민속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다가왔다.
특히 이지윤의 연주는 신중한 모드 속에서도 힘이 넘치는 것을 특징으로 해 1악장에서 2악장으로 쉼없이 이어지는 아타카 구성을 취해 작품 전체의 흐름을 하나의 큰 흐름으로 연결했고 마지막 악장에서는 체코 민속춤 푸리안트와 둠카의 리듬을 활용하여 민족적인 개성을 한층 선명하게 드러냈다.
“서울시향, 시벨리우스 교향곡 1번으로 신선한 반전!”
이날 서울시향이 후반부 메인곡으로 레퍼토리로 무대에 올린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1번도 비슷한 시기 7월 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서 국내 내한공연을 가졌던 잔데를링 지휘 루체른심포니가 관객들에게 친숙한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을 무대에 올렸던 것에 견줘보자면 절묘한 반전 묘미의 하나였다.
7월 1일 수요일 저녁 루체른심포니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의 후반부 메인곡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은 안정적이었지만 잔데를링이 브루크너, 말러, R.슈트라우스등 후기 낭만주의 레퍼토리를 중심으로 악단의 색채를 단단히 다져왔다는 악단의 평가를 고려하면 총 7개의 교향곡을 남긴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선곡측면의 신선함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낳을 수 밖에 없었다.
시벨리우스 2번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중 대중적으로 가장 큰 사랑을 받는 곡으로서 국내 관객에게도 비교적 친숙한 레퍼토리다. 작품 자체가 지닌 장대한 상승감과 북유럽적 정서가 분명한 매력을 갖고 있지만, 루체른심포니 공연에서는 새롭게 발견되는 감각보다 익숙한 레퍼토리의 안정감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 지점에서 반전의 묘미와 레퍼토리 선정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같은 시기 서울시향과 KBS교향악단 등 국내 국공립 악단들은 익숙한 명곡만이 아니라 관객에게 다소 낯선 작품을 과감하게 무대에 올리며 새로운 인상을 남겼다.
그 대표적 예로 서울시향이 바로 열흘 후 7월 10일 금요일 저녁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지휘로 롯데콘서트홀서 시벨리우스 교향곡 1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시벨리우스 2번보다 국내 관객에게 덜 익숙한 작품이지만, 오히려 그 낯섦이 신선한 반전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시벨리우스 특유의 서늘한 정서와 웅장함의 확산을 새롭게 경험하게 하는 레퍼토리로 다가왔음은 물론이다.
참고로 들어본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3번 역시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이후에 묘미를 느끼게 한다.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3번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시벨리우스의 첫 두 교향곡의 낭만적인 강렬함과 후기 교향곡의 보다 엄격한 복잡성 사이를 오가는 이 곡은 성격이 좋고 승리적이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한 소리를 낸다.
교향곡 3번은 시벨리우스 교향곡의 전환점을 나타낸다. 그의 교향곡 1번과 2번은 장대한 낭만주의와 애국적 작품이다. 그러나 세 번째는 가능한 적은 멜로디 숫자, 하모니 및 지속 시간에 가장 많은 양의 음악 자료를 포함하려는 뚜렷하고 거의 고전적인 욕망을 보여준다. 이 음악적 경제는 1악장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며, 명확하고 깔끔하게 전개된 부분에서 베토벤을 거의 연상시킨다.
評 여홍일(음악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