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6일(일) 오후 5시, 낙동아트센터 콘서트홀
NAC Summer Orchestra Festival, 2026 지역민간교향악축제
지휘 이동신 & 부산청년오케스트라, 첼리스트 양진우
프로그램: 베토벤 코리올란 서곡, 슈만 첼로협주곡(첼리스트 앙코르: 카살스 ‘새의 노래’), 모차르트 교향곡 40번(관현악단 앙코르: 모차르트 ‘미뉴에트’ 라장조)
총 1,279석 규모의 객석을 갖춘 서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문 공연장으로 올해 1월에 개관한 낙동아트센터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개관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로 1월 10~11일에 비수도권 최초로 지역 예술인 330명이 참여한 말러 교향곡 8번 ‘천인 교향곡’과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선보이더니 여름에는 지역민간교향악축제(NAC@2026)라는 이름으로 7월 3일부터 26일까지 백진현이 지휘하는 낙동아트페스티벌 오케스트라부터 가야심포니, 유나이티드코리안오케스트라 등이 참여하는 영남권 최초로 민간 오케스트라 연합 클래식 축제, 즉 영남 민간 교향악 축제를 개최하여 공공 공연장 플랫폼으로서 지역 음악 생태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중 필자는 이동신이 지휘하는 부산청년오케스트라 연주회에 다녀왔다.
① 지휘자 이동신과 부산청년오케스트라
대구 출신으로 계명대 음대 작곡과(지휘 전공)를 졸업하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 오페라 지휘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동신 지휘자의 첫 인상은 포디움 없이 파묻힌 젊잖은 학교 선생님이었다. 지휘자가 단상 위에 서는 이유는 단원들보다 더 높은 데 있으며 본인을 드러내려는 게 아닌 돌출로 인한 집중과 전체를 위한 파악과 장악인데, 장신도 아닌 그에게 포디움이 설치되지 않아 지휘자의 동작이 객석과 단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기 어려워 보였다.
그러다 보니 안 그래도 울림이 심하고 소리가 퍼지는 낙동아트센터에서 관현악단 블렌딩이 용의치 않았으며 각 파트의 존재감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다. 서주와 후주에서 현의 장음에 4분음표 전체 투티의 구조로 되어 있어 단원들 개개인의 기량보다 전 단원들의 단체연습이 요구하는 ‘코리올란’ 서곡보다 차라리 힘으로 밀고 나가도 되는 ‘에그몬트’나 ‘레오노레’를 했으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카리스마 넘치는 조련형 트레이너하고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단원 간의 규율이 느슨해 연합 오케스트라 특유의 조직적 완성도가 아직은 부족해 보이는 부산청년오케스트라 같은 연합단체에서는 단원들 개개인의 그저 “연주했다”라는 마인드에서 벗어나 집중과 혹독한 훈련을 통한 실력 향상이 되어야 할 텐데 이동신은 세세한 신호와 눈을 부릅뜨고 열정적으로 밑바닥부터 끄집어내는 트레이너보다는 덕장으로서 통솔하는 부드러운 지도력을 보여주었다.
현의 활과 아티큘레이션이 명확해야 하는 14마디 이후에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주제와 이후 가세하는 첼로,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4악장 제1바이올린의 못갖춘마디 D음 등은 단원들 한 명이 모두 정확하게 손가락을 돌리고 충분히 개인 연습을 한 다음에 모여야 하는데 그 안에서도 중구난방이었다. 목관은 들리다가 말다가 나오다가 말다가 세게 드러났다가 파묻혔다가 우왕좌왕이었고 호른은 음정을 맞추기가 정말 어려운 악기라는 점만 절실하게 와닿았다. 섬세함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미움받을 각오를 하더라도 디테일에 신경을 쓰고 다그치면서 연습을 시켜야 하는 게 지휘자의 역할이긴 하지만 이동신은 본인이 작곡을 전공한 사람답게 구조를 파악하는 거시적 접근의 지휘로 포용하고 성장시키면서 아우르는 지역의 공동체로의 인품이 훌륭한 어른, 즉 다시 한번 전형적인 교육자로서의 면모였다.
② 첼로 협연자 양진우
그래서 제격이었다. 지극히 내면적인 데다 서정성과 대화적 성격이 유독 강조되는 전통적인 범주의 협주곡에서 벗어난 성격소품들의 연속에 가까운 작품과 개성 넘치고 주도적인 삶을 살고 본인만의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18살의 소년 양진우를 포용하는데….
양진우의 장점은 칸타빌리티이다. 1악장 다섯 번째 마디의 E음을 깨끗하게 짚고 폭이 넓게 전개한 점, 2악장 3번째 박의 F와 Bb 완전5도의 하행부터 1악장 1주제와는 다른 방향으로 선율선을 잡은 점은 인상적이었다. 긴 음가와 세분되는 분할을 이음줄과 붙임줌로 최소화하고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돋보였다. 노래하는 선율을 더욱 살려주기 위해서는 배경으로 보조하는 오케스트라의 역할이 지극히 중요하다. 1악장 1주제에서 현의 8분음표 반주음형과 당김음 그리고 더블 베이스가 빠진 첼로만의 베이스, 2악장 1주제에서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6도음정 피치카토 등은 단순히 악보에 써진 대로 긋고 튕긴다고 끝나는 게 아닌 솔리스트만큼 혼신을 다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지휘자도 아니고 협연자인 양진우가 왜 곡이 끝나고 첼로 수석을 일으켜 세우는 제스처를 취했는지 누구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2악장 중간부의 솔로 첼로의 6도 음정 레가토는 양진우의 인토네이션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으며 3악장의 2주제 굴림음형 역시 양진우가 민첩하게 움직였다. 상승적 프레이즈와 7도 이상의 도약 그리고 상하 움직임에서는 첼로의 모든 확장 가능성을 열어둔 난곡이라는 특성상 버거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다만 이건 음악적 성숙도를 과하게 요구하면서 독주자와 관현악단의 앙상블적인 균형으로 청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기 힘든 슈만 협주곡의 성격상 피할 수 없는 난제에 기인한다. 다음 기회에는 양진우가 하이든을 협연하길 권하며 이동신 같은 대인 말고 보다 엄격한 리허설 스타일을 가진 지휘자와의 협업도 경험한다면 또 다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③ 맺음말
서울에서 낙동아트센터까지 찾아가는 길은 절대 쉽지 않았다. 부산서부터미널에 도착하여 버스를 2번이나 갈아타야 한다. 명지1동 행정주민센터 정류장에서 도보로 10분이 걸렸다. 34~35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일반인들은 엄두를 내기 힘들겠지만 바꿔 말하면 그전까지는 부산 서부와 김해 시민들은 수준 높은 공연을 보기 위해서 필자가 했던 고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부산 시내나 통영, 대구로 가든지 서울로 상경해야 했다는 걸 의미하니 낙동아트센터 건립의 의미를 더 이상 어디서 찾겠는가. 더군다나 처음 시행된 민간교향악축제를 통해 말로만 지역 예술가를 우대하고 연주 기회와 일자리 창출을 한다는 공염불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면서 이들에게 실질적인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단돈 1만원이라는 저렴한 입장료로 문턱을 낮추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상술한 획기적인 기획이나 해외 유명 악단 초빙까지 병행하고 있으니, 앞으로 낙동아트센터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처럼 공연 인프라가 구축될 때 양진우와 같은 부산 출신의 젊은 연주자들이 지역에서 성장하고 새로운 인재가 꾸준히 발굴될 기반도 함께 마련될 것이다.
評 성용원(작곡가, 본지 상임평론가)
2026년 7월 26일(일) 오후 5시, 낙동아트센터 콘서트홀
NAC Summer Orchestra Festival, 2026 지역민간교향악축제
지휘 이동신 & 부산청년오케스트라, 첼리스트 양진우
프로그램: 베토벤 코리올란 서곡, 슈만 첼로협주곡(첼리스트 앙코르: 카살스 ‘새의 노래’), 모차르트 교향곡 40번(관현악단 앙코르: 모차르트 ‘미뉴에트’ 라장조)
총 1,279석 규모의 객석을 갖춘 서부산 최초의 클래식 전문 공연장으로 올해 1월에 개관한 낙동아트센터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개관 페스티벌의 하이라이트로 1월 10~11일에 비수도권 최초로 지역 예술인 330명이 참여한 말러 교향곡 8번 ‘천인 교향곡’과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를 선보이더니 여름에는 지역민간교향악축제(NAC@2026)라는 이름으로 7월 3일부터 26일까지 백진현이 지휘하는 낙동아트페스티벌 오케스트라부터 가야심포니, 유나이티드코리안오케스트라 등이 참여하는 영남권 최초로 민간 오케스트라 연합 클래식 축제, 즉 영남 민간 교향악 축제를 개최하여 공공 공연장 플랫폼으로서 지역 음악 생태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중 필자는 이동신이 지휘하는 부산청년오케스트라 연주회에 다녀왔다.
① 지휘자 이동신과 부산청년오케스트라
대구 출신으로 계명대 음대 작곡과(지휘 전공)를 졸업하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 오페라 지휘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동신 지휘자의 첫 인상은 포디움 없이 파묻힌 젊잖은 학교 선생님이었다. 지휘자가 단상 위에 서는 이유는 단원들보다 더 높은 데 있으며 본인을 드러내려는 게 아닌 돌출로 인한 집중과 전체를 위한 파악과 장악인데, 장신도 아닌 그에게 포디움이 설치되지 않아 지휘자의 동작이 객석과 단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기 어려워 보였다.
그러다 보니 안 그래도 울림이 심하고 소리가 퍼지는 낙동아트센터에서 관현악단 블렌딩이 용의치 않았으며 각 파트의 존재감이 충분히 살아나지 못했다. 서주와 후주에서 현의 장음에 4분음표 전체 투티의 구조로 되어 있어 단원들 개개인의 기량보다 전 단원들의 단체연습이 요구하는 ‘코리올란’ 서곡보다 차라리 힘으로 밀고 나가도 되는 ‘에그몬트’나 ‘레오노레’를 했으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카리스마 넘치는 조련형 트레이너하고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단원 간의 규율이 느슨해 연합 오케스트라 특유의 조직적 완성도가 아직은 부족해 보이는 부산청년오케스트라 같은 연합단체에서는 단원들 개개인의 그저 “연주했다”라는 마인드에서 벗어나 집중과 혹독한 훈련을 통한 실력 향상이 되어야 할 텐데 이동신은 세세한 신호와 눈을 부릅뜨고 열정적으로 밑바닥부터 끄집어내는 트레이너보다는 덕장으로서 통솔하는 부드러운 지도력을 보여주었다.
현의 활과 아티큘레이션이 명확해야 하는 14마디 이후에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주제와 이후 가세하는 첼로,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4악장 제1바이올린의 못갖춘마디 D음 등은 단원들 한 명이 모두 정확하게 손가락을 돌리고 충분히 개인 연습을 한 다음에 모여야 하는데 그 안에서도 중구난방이었다. 목관은 들리다가 말다가 나오다가 말다가 세게 드러났다가 파묻혔다가 우왕좌왕이었고 호른은 음정을 맞추기가 정말 어려운 악기라는 점만 절실하게 와닿았다. 섬세함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미움받을 각오를 하더라도 디테일에 신경을 쓰고 다그치면서 연습을 시켜야 하는 게 지휘자의 역할이긴 하지만 이동신은 본인이 작곡을 전공한 사람답게 구조를 파악하는 거시적 접근의 지휘로 포용하고 성장시키면서 아우르는 지역의 공동체로의 인품이 훌륭한 어른, 즉 다시 한번 전형적인 교육자로서의 면모였다.
② 첼로 협연자 양진우
그래서 제격이었다. 지극히 내면적인 데다 서정성과 대화적 성격이 유독 강조되는 전통적인 범주의 협주곡에서 벗어난 성격소품들의 연속에 가까운 작품과 개성 넘치고 주도적인 삶을 살고 본인만의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18살의 소년 양진우를 포용하는데….
양진우의 장점은 칸타빌리티이다. 1악장 다섯 번째 마디의 E음을 깨끗하게 짚고 폭이 넓게 전개한 점, 2악장 3번째 박의 F와 Bb 완전5도의 하행부터 1악장 1주제와는 다른 방향으로 선율선을 잡은 점은 인상적이었다. 긴 음가와 세분되는 분할을 이음줄과 붙임줌로 최소화하고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돋보였다. 노래하는 선율을 더욱 살려주기 위해서는 배경으로 보조하는 오케스트라의 역할이 지극히 중요하다. 1악장 1주제에서 현의 8분음표 반주음형과 당김음 그리고 더블 베이스가 빠진 첼로만의 베이스, 2악장 1주제에서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6도음정 피치카토 등은 단순히 악보에 써진 대로 긋고 튕긴다고 끝나는 게 아닌 솔리스트만큼 혼신을 다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지휘자도 아니고 협연자인 양진우가 왜 곡이 끝나고 첼로 수석을 일으켜 세우는 제스처를 취했는지 누구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2악장 중간부의 솔로 첼로의 6도 음정 레가토는 양진우의 인토네이션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으며 3악장의 2주제 굴림음형 역시 양진우가 민첩하게 움직였다. 상승적 프레이즈와 7도 이상의 도약 그리고 상하 움직임에서는 첼로의 모든 확장 가능성을 열어둔 난곡이라는 특성상 버거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다만 이건 음악적 성숙도를 과하게 요구하면서 독주자와 관현악단의 앙상블적인 균형으로 청중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기 힘든 슈만 협주곡의 성격상 피할 수 없는 난제에 기인한다. 다음 기회에는 양진우가 하이든을 협연하길 권하며 이동신 같은 대인 말고 보다 엄격한 리허설 스타일을 가진 지휘자와의 협업도 경험한다면 또 다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③ 맺음말
서울에서 낙동아트센터까지 찾아가는 길은 절대 쉽지 않았다. 부산서부터미널에 도착하여 버스를 2번이나 갈아타야 한다. 명지1동 행정주민센터 정류장에서 도보로 10분이 걸렸다. 34~35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 일반인들은 엄두를 내기 힘들겠지만 바꿔 말하면 그전까지는 부산 서부와 김해 시민들은 수준 높은 공연을 보기 위해서 필자가 했던 고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부산 시내나 통영, 대구로 가든지 서울로 상경해야 했다는 걸 의미하니 낙동아트센터 건립의 의미를 더 이상 어디서 찾겠는가. 더군다나 처음 시행된 민간교향악축제를 통해 말로만 지역 예술가를 우대하고 연주 기회와 일자리 창출을 한다는 공염불에서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옮기면서 이들에게 실질적인 발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단돈 1만원이라는 저렴한 입장료로 문턱을 낮추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상술한 획기적인 기획이나 해외 유명 악단 초빙까지 병행하고 있으니, 앞으로 낙동아트센터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처럼 공연 인프라가 구축될 때 양진우와 같은 부산 출신의 젊은 연주자들이 지역에서 성장하고 새로운 인재가 꾸준히 발굴될 기반도 함께 마련될 것이다.
評 성용원(작곡가, 본지 상임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