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모테트합창단 정기연주회 - 가곡과 함께 하는 여름 낭만

2026년 7월 10일(금)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합창단인 서울모테트합창단의 제132회 정기연주회가 열렸다. ‘가곡과 함께 하는 여름 낭만’이라는 제목의 이번 연주회에는 전부 5개의 무대가 마련되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가 컸던 무대는 첫 번째 무대였던 Motet & Anthem이었다. 르네상스 다성음악의 거장 G. P. Palestrina를 비롯해 T. Tallis, R. Farrant와 J. G. Schicht의 음악이 연주되었으며 모든 곡은 무반주로 연주했다.

 

노래하는 인간의 육성이 얼마나 아름다우며 나아가 지치고 상처받은 일상을 치유하는 힘을 얼마나 갖는지 잘 보여 준 연주였다. 특히 영국 작곡가인 Richard Farrant의 대표적인 Anthem인 ‘Lord for thy tender mercy’s sake’는 짧고도 절묘한 화음을 통해 간절한 기도를 들려 주었다. 이어진 Brahms의 ‘사랑의 노래 왈츠’는 음반이나 스트리밍이 아닌 실연으로 처음 듣게 된 귀한 연주였다. 정교하고 섬세한 18개의 소곡이 마치 하나의 곡인 양 속삭이듯 연주되었고 포핸즈 피아노의 반주는 곡의 뉘앙스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다.

 

어찌 보면 세 번째 무대가 가장 독특했다고 생각하는데 익히 알려진 서양음악의 원곡에 우리나라의 명시를 가사로 녹여내 연주하여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J. S. Bach의 ‘G 선상의 아리아’를 배경으로, 이육사의 ‘청포도’는 Chopin Nocturne의 아련한 선율 위를 느리게 흘렀다. 모두 원곡 멜로디와 한국 명시가 절묘하게 녹아 들어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듣고 싶을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마지막 무대는 현대 합창 음악을 선도하고 있는 J. Rutter의 명곡들로 채워졌다. 아름다운 선율과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한여름밤의 낭만적인 무대도 막을 내렸다. 다양한 시도와 연구를 통해 한 걸음 앞서가려 노력하는 서울모테트합창단의 다음 공연을 기다린다.

 

글 이익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