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3일(목), 오후 7시 30분 금호아트홀 연세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7번
‘영 오디세이’는 금호문화재단의 아름다운 목요일 콘서트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이는 금호영재·아티스트들의 무대로, 7월 세 차례에 걸쳐 이현정, 손지우, 윤해원, 박원민, 진영훈이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기획이다. 7월 23일 열린 두 번째 공연에서는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김영욱을 사사하고 있는 박원민이 5번을, 부산 출신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현미를 사사하고 있는 진영훈이 6번을, 그리고 올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과정을 졸업한 윤해원이 7번을 연주했고 피아노는 첫번째 무대와 마찬가지로 박영성이 앉았다.
① 박원민 –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너무나 유명한 작품인 만큼 연주자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첫 음인 A를 긋기 전 워밍업에서부터 조심스러움과 긴장이 객석 오른편 맨 끝줄에 앉아 있던 필자에게도 전해질 정도였다. 몇 차례 심호흡 끝에 시작된 첫 음은 다운보우의 현 마찰이 다소 흔들렸고 활의 무게도 충분히 실리지 못한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제시부 반복에 들어서면서 프레이즈의 연결이 자연스러워졌고 연주 역시 점차 안정감을 찾았다. 특히 2악장에서 보여준 칸타빌레의 표현과 차분한 호흡은 높이 평가할 만했다.
전체적으로는 안정적으로 곡을 다듬으며 진행했고, 3악장은 경쾌하고 발랄한 성격을 잘 살렸다. 다만 1악장과 4악장의 해석 및 음색은 서로 다소 이질적으로 들려 하나의 작품으로서의 통일성은 다소 아쉬웠다. 1악장부터 4악장까지를 하나의 큰 구조로 바라보기보다는, 각 부분과 단락을 중심으로 접근한 듯한 인상을 받았다.
피아니스트 박영성은 일주일 전 공연과 비교하면 잔실수가 적지 않았다.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음색이 충분히 어우러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몇몇 음을 의도적으로 강하게 처리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그 결과 베토벤 특유의 균형감보다는 다소 거칠고 긴장된 인상이 남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미스터치도 여러 차례 발생해 아쉬움을 남겼다.
② 진영훈 – 바이올린 소나타 6번
굴림음형 이후 주로 4분음표의 레가토로 진행되는 2+6마디의 불규칙한 구조를 가진 1악장 제1주제를 진영훈은 최대한 간결하게 처리하려는 의도를 보여주었다. 특히 83~88마디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주제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명징하게 소리를 냈고 88~92마디에서 제1주제의 후반 음형에서 파생된 5도에서 9도까지의 음정 확대를 과감하게 끌어내며 곡의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우아한 2악장에서는 피아노의 부점 리듬과 바이올린의 하행 선율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다만 46~47마디의 32분음표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두 연주자의 정교함이 다소 부족해 다소 거칠게 들렸다. 코다 역시 부점 리듬의 반주와 단순한 화성 진행 속에서 음정과 템포의 안정감이 일정하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반면 변주곡 형식의 3악장은 밝고 간결한 주제가 알베르티 베이스 위에서 자연스럽게 흘렀고, 피아노의 당김음은 생기를 더했으며 바이올린의 긴 레가토도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이 무대에서 박영성은 앞선 5번과는 달리 바이올린과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하였다.
③ 윤해원 – 바이올린 소나타 7번
연주자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른 채 들었음에도 세 명 가운데 가장 원숙하고 경험이 축적된 연주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7번은 같은 으뜸음을 사용하는 피아노 소나타 3번과 조성만 다를 뿐, 구성과 진행에서 닮은 점이 적지 않은 작품이다. 윤해원은 안정적인 프레이징과 활의 운용, 그리고 작품 전체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조망하는 해석을 통해 구조적 완성도를 높였다. 프레이즈의 연결 역시 자연스러웠으며, 부분적인 효과보다 작품 전체의 흐름을 중시하는 접근이 인상적이었다. 단락간의 구분과 악기 간 역할을 제대로 파악하면서 급격한 다이내믹 변화를 효과 있게 표현하였다. 카논 모방인 3악장의 트리오와 4악장 론도의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악기 간의 주제 선율 제시와 모방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활발하게 이루었다.
④ 총평
다음 주 30일에는 바이올린 소나타 8·9·10번이 남아 있으며, 이번 공연과는 반대로 윤해원, 진영훈, 박원민의 순서로 무대에 오른다.
피아니스트 박영성은 3주 동안 서로 다른 개성과 연주 습관을 가진 다섯 명의 바이올리니스트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완주하는 일정이다. 각 연주자의 스타일과 컨디션에 맞추어 자신의 연주를 끊임없이 조정해야 하는 만큼, 곡마다 다른 인상을 주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독주자 역시 어떤 반주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는 방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짧은 리허설만으로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런 프로젝트성 공연에서는 서로 거의 처음 만난 연주자들이 몇 차례의 리허설만 거쳐 무대에 오르는 경우도 많기에, 오랜 기간 함께 호흡을 맞춘 듀오와 같은 완성도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⑤ 맺음말
음악에서 가장 큰 공부이자 즐거움은 결국 무대에서 관객과 직접 만나는 일이다. 오랜 시간 홀로 갈고닦은 기량을 세상에 선보이는 순간은 긴 수행의 결실이자, 새로운 성장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연주란 자신의 음악을 타인과 나누는 행위이며, 그것이 음악을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연주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의 연주를 경청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일 역시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들의 부모와 가족, 지인이라면 마땅히 갖추어야 할 공연 문화의 기본적인 자세이다. 자신의 자녀가 아닌 다른 연주자의 무대에서도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끝까지 집중해 감상하며, 공연이 끝난 뒤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고 인사를 건네는 태도가 결국 건강한 음악 문화를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박원민의 연주가 끝나자 바이올린을 멘 여학생 약 15명이 객석을 빠져나갔고, 이후에는 다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다음 주 공연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반복될지 문득 궁금해졌다. 이번에는 박원민이 마지막 순서인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객석에 머물며 조용히 공연을 감상할지, 아니면 인터미션 이후에 맞춰 입장할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評 성용원(작곡가, 본지 상임평론가)
2026년 7월 23일(목), 오후 7시 30분 금호아트홀 연세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5-7번
‘영 오디세이’는 금호문화재단의 아름다운 목요일 콘서트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이는 금호영재·아티스트들의 무대로, 7월 세 차례에 걸쳐 이현정, 손지우, 윤해원, 박원민, 진영훈이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기획이다. 7월 23일 열린 두 번째 공연에서는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김영욱을 사사하고 있는 박원민이 5번을, 부산 출신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김현미를 사사하고 있는 진영훈이 6번을, 그리고 올해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사 과정을 졸업한 윤해원이 7번을 연주했고 피아노는 첫번째 무대와 마찬가지로 박영성이 앉았다.
① 박원민 – 바이올린 소나타 5번
너무나 유명한 작품인 만큼 연주자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첫 음인 A를 긋기 전 워밍업에서부터 조심스러움과 긴장이 객석 오른편 맨 끝줄에 앉아 있던 필자에게도 전해질 정도였다. 몇 차례 심호흡 끝에 시작된 첫 음은 다운보우의 현 마찰이 다소 흔들렸고 활의 무게도 충분히 실리지 못한 것이 느껴졌다. 그러나 제시부 반복에 들어서면서 프레이즈의 연결이 자연스러워졌고 연주 역시 점차 안정감을 찾았다. 특히 2악장에서 보여준 칸타빌레의 표현과 차분한 호흡은 높이 평가할 만했다.
전체적으로는 안정적으로 곡을 다듬으며 진행했고, 3악장은 경쾌하고 발랄한 성격을 잘 살렸다. 다만 1악장과 4악장의 해석 및 음색은 서로 다소 이질적으로 들려 하나의 작품으로서의 통일성은 다소 아쉬웠다. 1악장부터 4악장까지를 하나의 큰 구조로 바라보기보다는, 각 부분과 단락을 중심으로 접근한 듯한 인상을 받았다.
피아니스트 박영성은 일주일 전 공연과 비교하면 잔실수가 적지 않았다.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음색이 충분히 어우러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몇몇 음을 의도적으로 강하게 처리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그 결과 베토벤 특유의 균형감보다는 다소 거칠고 긴장된 인상이 남았다. 이러한 과정에서 미스터치도 여러 차례 발생해 아쉬움을 남겼다.
② 진영훈 – 바이올린 소나타 6번
굴림음형 이후 주로 4분음표의 레가토로 진행되는 2+6마디의 불규칙한 구조를 가진 1악장 제1주제를 진영훈은 최대한 간결하게 처리하려는 의도를 보여주었다. 특히 83~88마디에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주제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명징하게 소리를 냈고 88~92마디에서 제1주제의 후반 음형에서 파생된 5도에서 9도까지의 음정 확대를 과감하게 끌어내며 곡의 긴장감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우아한 2악장에서는 피아노의 부점 리듬과 바이올린의 하행 선율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다만 46~47마디의 32분음표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두 연주자의 정교함이 다소 부족해 다소 거칠게 들렸다. 코다 역시 부점 리듬의 반주와 단순한 화성 진행 속에서 음정과 템포의 안정감이 일정하지 못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반면 변주곡 형식의 3악장은 밝고 간결한 주제가 알베르티 베이스 위에서 자연스럽게 흘렀고, 피아노의 당김음은 생기를 더했으며 바이올린의 긴 레가토도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이 무대에서 박영성은 앞선 5번과는 달리 바이올린과의 균형을 적절히 유지하였다.
③ 윤해원 – 바이올린 소나타 7번
연주자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른 채 들었음에도 세 명 가운데 가장 원숙하고 경험이 축적된 연주자라는 인상을 받았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7번은 같은 으뜸음을 사용하는 피아노 소나타 3번과 조성만 다를 뿐, 구성과 진행에서 닮은 점이 적지 않은 작품이다. 윤해원은 안정적인 프레이징과 활의 운용, 그리고 작품 전체를 거시적인 관점에서 조망하는 해석을 통해 구조적 완성도를 높였다. 프레이즈의 연결 역시 자연스러웠으며, 부분적인 효과보다 작품 전체의 흐름을 중시하는 접근이 인상적이었다. 단락간의 구분과 악기 간 역할을 제대로 파악하면서 급격한 다이내믹 변화를 효과 있게 표현하였다. 카논 모방인 3악장의 트리오와 4악장 론도의 각각의 에피소드에서 악기 간의 주제 선율 제시와 모방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활발하게 이루었다.
④ 총평
다음 주 30일에는 바이올린 소나타 8·9·10번이 남아 있으며, 이번 공연과는 반대로 윤해원, 진영훈, 박원민의 순서로 무대에 오른다.
피아니스트 박영성은 3주 동안 서로 다른 개성과 연주 습관을 가진 다섯 명의 바이올리니스트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완주하는 일정이다. 각 연주자의 스타일과 컨디션에 맞추어 자신의 연주를 끊임없이 조정해야 하는 만큼, 곡마다 다른 인상을 주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독주자 역시 어떤 반주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는 방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짧은 리허설만으로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이런 프로젝트성 공연에서는 서로 거의 처음 만난 연주자들이 몇 차례의 리허설만 거쳐 무대에 오르는 경우도 많기에, 오랜 기간 함께 호흡을 맞춘 듀오와 같은 완성도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⑤ 맺음말
음악에서 가장 큰 공부이자 즐거움은 결국 무대에서 관객과 직접 만나는 일이다. 오랜 시간 홀로 갈고닦은 기량을 세상에 선보이는 순간은 긴 수행의 결실이자, 새로운 성장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연주란 자신의 음악을 타인과 나누는 행위이며, 그것이 음악을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연주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의 연주를 경청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일 역시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들의 부모와 가족, 지인이라면 마땅히 갖추어야 할 공연 문화의 기본적인 자세이다. 자신의 자녀가 아닌 다른 연주자의 무대에서도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끝까지 집중해 감상하며, 공연이 끝난 뒤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고 인사를 건네는 태도가 결국 건강한 음악 문화를 만드는 밑거름이 된다. 박원민의 연주가 끝나자 바이올린을 멘 여학생 약 15명이 객석을 빠져나갔고, 이후에는 다시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다음 주 공연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반복될지 문득 궁금해졌다. 이번에는 박원민이 마지막 순서인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객석에 머물며 조용히 공연을 감상할지, 아니면 인터미션 이후에 맞춰 입장할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評 성용원(작곡가, 본지 상임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