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4월 18일(토) 오후 7시, 롯데콘서트홀
지휘 정명훈 & KBS교향악단, 카르멘: 알리사 콜로소바, 돈 호세: 칼레아노 살라스, 에스카미요: 김병길, 미카엘라: 김순영, 주니가; 박기현, 레멘다도: 김재일, 단카이로: 위정민, 프라스키타: 이혜진, 메르세데스: 김가영, 모랄레스: 유재언, 노이오페라코러스(단장 박용규), 성남시립합창단, CBS소년소녀합창단(지휘 박병희)
비제의 카르멘만큼 예술성과 대중성을 다 잡은 오페라가 또 있을까? 이국적인 배경, 메마르지 않은 샘물인 막장 드라마의 결정체 치정, 작품의 내용과 장면에 딱 들어맞는 끊이지 않고 나오는 아름답고 감각적인 선율, 화려하고 색채적인 오케스트레이션, 거기에 그랜드 오페라를 충족시켜 주는 무용까지 블록버스터도 이만한 블록버스터가 없으며 200여 년 전 사람들이 이걸 보면서 지금 우리가 한시도 손에서 떼지 않으면서 웃고 보고 즐기는 OTT 또는 BTS 광화문 광장에서의 복귀 공연 마냥 화제를 몰고 오는 엔터테인먼트였을 것이다.
‘오페라 콘체르탄테’라고도 불리는 무대 연출을 배제하고 연주회 영식으로 만들어진 콘서트 오페라는 일종의 시연회로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전 막을 원작에서 하나도 빼지 않고 쭉 진행해야 했는데 레치타티보는 그리 치더라도 1막 피날레와 3막의 앙상블이 통째로 빠졌다. 그러다 보니 호송하던 카르멘을 일부러 놔주는 돈 호세와 그 죄로 2개월간 감옥살이하고 풀려나와 카르멘을 찾아온 호세에게 춤과 노래로 맞이한다는 부분 간의 개연성이 떨어져 ‘꽃노래’의 당위성과 설득력이 떨어졌다. 그 이후가 더 문제다. 돈 호세가 카르멘을 사랑하지만, 군인으로 명예도 잃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호세의 상관이자 카르멘에게 흑심을 품고 있던 주니가가 하필 이럴 때 나타나 호세의 모습을 빈정대면서 귀대를 명령하고 불복종하면서 싸움이 벌어져 결국 탈영을 해야 하고 졸지에 밀수업에 끼어들게 되는 운명이 설득력을 잃었다. 더군다나 이번 번역은 도대체 누가 하였는가? 프로그램에는 번역/김나희라고 되어있는데 도대체가 금시초문이요 KBS교향악단이 번역해서 실어놓은 대본을 자기들이 임의로 들어낸 앞뒤가 안 맞는 경우가 생겼다. 김나희의 번역은 음악적 흐름과 극의 전개, 오페라라는 공연예술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심지어 <카르멘>을 오페라로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모르는 불문과 출신이 소설 마냥 언어 대 언어로 전환해 놓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필자는 이번 평 작성을 위해 원래 가지고 있던 프랑스 원어 스코어에, 독일어 번역 피아노 반주 악보 그리고 GoClassic 사이트에서 다운받은(https://www.goclassic.co.kr/club/board/members_files/Carmen.pdf) 번역본에 이번 프로그램 북 4개를 놔두고 비교하였다.
2막 피날레로 예를 들어보겠다. 옥신각신하며 호세가 떠나려는 순간 노크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주니가가 “보라 카르멘, 보라!”하며 부른다. 호세는 놀라 누가 왔냐 물어보고 카르멘은 “Tais-toi, Tais-toi”라고 2번 말한다. 이게 불륜 광경을 동시 포착당한 여자가 남자에게 다급하게 “조용! 조용!”이라고 하는 광경이다. 독일어 번역본은 “고요하다”라는 뜻의 ruhig, Ruhe(영어로 calm)도 아닌 “Schweig! Schweig”(영어로 Silent)라고 되어있다. GoClassic에서는 “조용히 해요!, 조용히 해요!” 이렇게 다들 2번씩 외치는데 김난희의 번역본에는 “조용히 해요!”라고 1번만 무슨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떠드는 학생에게 단호하게 꾸짖듯 되어있다. 차라리 “쉿! 쉿!”이게 더 낫지 않을까? 번역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 놓는 연유는 핍진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삭제해 버린 부분에 대한 당위성도 없고 결국에는 그 장면의 역할을 맡은 주니가와 1막 처음의 모랄레스 등의 조연 등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고 떨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고향에서 온 시골 처녀 미카엘라를 희롱하는 모랄레스가 두드러져야지 돈 호세의 곧고 굳은 심지가 살아나 2막 ‘꽃노래’가 감정이 터지게 된다. 주니가가 결투에 지고 포박당해 물러나며 “Mais gare a vous! gare a vous plus”(아! 그러니 후일을 잊지 말라)라는 의역 또는 GoClassic의 정확한 번역인 “조심하라! 조심하라!” 2번 외침이 끈덕져야지 호세의 어쩔 수 없는 포기의 심정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3개로 나누겠다. “Il le faut bien!” 1번: 별수 없네! 2번: 그럴 수밖에, 어쩔 수가 없군! 3번: 그러는 수밖에. 독자 여러분은 어떤 게 가장 비제가 붙인 3개의 C음 8분음표에 “bien” 부분에서 단2도 떨어지는 점4분음표 B음과 가장 맞는 결합이라고 보는가? 이해를 돕기 위해 이 부분의 영상 하나를 첨부하니 시청을 권한다. (돈 호세가 본심이 아닌 상황 때문에 합류하게 되어 자조하는 대사에서 목관악기의 하향 반음계가 답하고 있긴 하다. https://youtu.be/K5noHc5o-W8)
그럴 바엔 차라리 갈라 콘서트로 하면서 아리아와 중창, 합창 등에 더욱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하바네라’, ‘미카엘라와 호세의 2중창’, ‘세기딜라’, ‘용기병’, ‘투우사의 노래’, ‘카드의 3중창’ 등 주옥같은 노래들만 콜로소바와 살라스 그리고 김병길 등의 큰 성량과 명확한 딕션 그리고 매혹적인 음색의 가수들로 채웠다면 더욱 빛난 오페라의 향연이 되지 않았을까? 아니면 개방적인 분위기의 야외 음악당이었으면 어땠을까?
암보로 연주하면서 지극히 편안한 자세로 극을 이끌었던 정명훈의 모습이 있었기에 이런 제안이 가능하다. 정명훈과 이번 공연을 위해 악장으로 초빙된 살바토레 콰란타(Salvatore Quaranta) 모두 <카르멘>에 이골이 난 듯 체화되어 있었다. 억지스러운 과장이나 전개 대신 익숙하디 익숙한 음악에 몸을 맡기며 즐기는 듯했다. 그런데 정명훈은 왜 이렇게 전주곡과 2막 오중창 4막 합창 등에서 오케스트라가 따라오기 버거울 정도로 템포를 땅기고 타악이 미세하게 뒤따라오게 했는가? 크게 거슬리지 않고 신나긴 했지만, 더욱더 상술한 갈라에 연관성을 맺는다. 객원으로 합류한 플루트의 실비아 카레두(Silvia Careddu)는 소리가 악단에 스며들지 못하고 겉돌았다. 트럼펫과의 ‘어린이 합창’에서는 부피가 맞지 않고 심지어 음정이 서로 부딪히기까지 하였으며 2막 ‘집시의 노래’에서는 제2 플루트와 3도가 고르지 못했고 3막 전주곡에서는 첫 음인 Eb이 짧고 프레이즈의 호흡이 뒤죽박죽이었다. 전체적으로 목관의 비중이 높으며 색채적인 효과를 자아내야 하는 <카르멘>에서 저음 플루트의 묵직함을 드러내려는 비제의 의도도 퇴색하였으며 피콜로까지 날카롭고 재빠르지 못했다. 오보에와 클라리넷 역시 별 특색 없이 무난했을 뿐 목관악기들의 줄다리기라 할 수 있는 2막 전주곡은 밋밋했으며 더군다나 노래는 아예 지워버려 살라스의 목소리로도 듣지 못한 ‘용기병’이었다. 어린아이들이 했다고 그저 귀엽고 발랄하다고만 하기에는 CBS소년소녀합창단의 볼륨은 상대적으로 너무 컸다. “타라-타-타”가 아니다. “타-라타 타-라타 타-” 비제는 이렇게 리듬을 붙였다. 번역을 멋대로 한 것도 모자라 스타카토도 아니고 테누토로 음을 밀었다. 노이오페라코러스와 성남시립합창단은 섞여 있어 구별이 안 되었지만, 발음이 매끄럽지 못하고 자세도 타성에 젖어 있는 듯했다. 레멘다도 역의 테너 김재일과 메르세데스 역의 메조소프라노 김가영 정도가 눈에 들어왔다.
정명훈이라는 브랜드와 카르멘이라는 이름에서부터 풍기는 친밀한 매력, KBS교향악단이라는 상징성 등이 맞물려 2회 연속 매진이고 올해 흥행 1위를 한 공연 기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간 가는지 모르게 재미있었지만, 음악적 완성도와 외국에서 온 2명을 제외한 국내 성악가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기에는 준비와 배려가 부족한 콘서트 오페라였다.
평: 성용원(작곡가, 본지 상임평론가)
사진제공: KBS교향악단
2026년 4월 18일(토) 오후 7시, 롯데콘서트홀
지휘 정명훈 & KBS교향악단, 카르멘: 알리사 콜로소바, 돈 호세: 칼레아노 살라스, 에스카미요: 김병길, 미카엘라: 김순영, 주니가; 박기현, 레멘다도: 김재일, 단카이로: 위정민, 프라스키타: 이혜진, 메르세데스: 김가영, 모랄레스: 유재언, 노이오페라코러스(단장 박용규), 성남시립합창단, CBS소년소녀합창단(지휘 박병희)
비제의 카르멘만큼 예술성과 대중성을 다 잡은 오페라가 또 있을까? 이국적인 배경, 메마르지 않은 샘물인 막장 드라마의 결정체 치정, 작품의 내용과 장면에 딱 들어맞는 끊이지 않고 나오는 아름답고 감각적인 선율, 화려하고 색채적인 오케스트레이션, 거기에 그랜드 오페라를 충족시켜 주는 무용까지 블록버스터도 이만한 블록버스터가 없으며 200여 년 전 사람들이 이걸 보면서 지금 우리가 한시도 손에서 떼지 않으면서 웃고 보고 즐기는 OTT 또는 BTS 광화문 광장에서의 복귀 공연 마냥 화제를 몰고 오는 엔터테인먼트였을 것이다.
‘오페라 콘체르탄테’라고도 불리는 무대 연출을 배제하고 연주회 영식으로 만들어진 콘서트 오페라는 일종의 시연회로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다면 전 막을 원작에서 하나도 빼지 않고 쭉 진행해야 했는데 레치타티보는 그리 치더라도 1막 피날레와 3막의 앙상블이 통째로 빠졌다. 그러다 보니 호송하던 카르멘을 일부러 놔주는 돈 호세와 그 죄로 2개월간 감옥살이하고 풀려나와 카르멘을 찾아온 호세에게 춤과 노래로 맞이한다는 부분 간의 개연성이 떨어져 ‘꽃노래’의 당위성과 설득력이 떨어졌다. 그 이후가 더 문제다. 돈 호세가 카르멘을 사랑하지만, 군인으로 명예도 잃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호세의 상관이자 카르멘에게 흑심을 품고 있던 주니가가 하필 이럴 때 나타나 호세의 모습을 빈정대면서 귀대를 명령하고 불복종하면서 싸움이 벌어져 결국 탈영을 해야 하고 졸지에 밀수업에 끼어들게 되는 운명이 설득력을 잃었다. 더군다나 이번 번역은 도대체 누가 하였는가? 프로그램에는 번역/김나희라고 되어있는데 도대체가 금시초문이요 KBS교향악단이 번역해서 실어놓은 대본을 자기들이 임의로 들어낸 앞뒤가 안 맞는 경우가 생겼다. 김나희의 번역은 음악적 흐름과 극의 전개, 오페라라는 공연예술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심지어 <카르멘>을 오페라로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모르는 불문과 출신이 소설 마냥 언어 대 언어로 전환해 놓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필자는 이번 평 작성을 위해 원래 가지고 있던 프랑스 원어 스코어에, 독일어 번역 피아노 반주 악보 그리고 GoClassic 사이트에서 다운받은(https://www.goclassic.co.kr/club/board/members_files/Carmen.pdf) 번역본에 이번 프로그램 북 4개를 놔두고 비교하였다.
2막 피날레로 예를 들어보겠다. 옥신각신하며 호세가 떠나려는 순간 노크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주니가가 “보라 카르멘, 보라!”하며 부른다. 호세는 놀라 누가 왔냐 물어보고 카르멘은 “Tais-toi, Tais-toi”라고 2번 말한다. 이게 불륜 광경을 동시 포착당한 여자가 남자에게 다급하게 “조용! 조용!”이라고 하는 광경이다. 독일어 번역본은 “고요하다”라는 뜻의 ruhig, Ruhe(영어로 calm)도 아닌 “Schweig! Schweig”(영어로 Silent)라고 되어있다. GoClassic에서는 “조용히 해요!, 조용히 해요!” 이렇게 다들 2번씩 외치는데 김난희의 번역본에는 “조용히 해요!”라고 1번만 무슨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떠드는 학생에게 단호하게 꾸짖듯 되어있다. 차라리 “쉿! 쉿!”이게 더 낫지 않을까? 번역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 놓는 연유는 핍진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삭제해 버린 부분에 대한 당위성도 없고 결국에는 그 장면의 역할을 맡은 주니가와 1막 처음의 모랄레스 등의 조연 등의 역할이 크게 줄어들고 떨어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고향에서 온 시골 처녀 미카엘라를 희롱하는 모랄레스가 두드러져야지 돈 호세의 곧고 굳은 심지가 살아나 2막 ‘꽃노래’가 감정이 터지게 된다. 주니가가 결투에 지고 포박당해 물러나며 “Mais gare a vous! gare a vous plus”(아! 그러니 후일을 잊지 말라)라는 의역 또는 GoClassic의 정확한 번역인 “조심하라! 조심하라!” 2번 외침이 끈덕져야지 호세의 어쩔 수 없는 포기의 심정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3개로 나누겠다. “Il le faut bien!” 1번: 별수 없네! 2번: 그럴 수밖에, 어쩔 수가 없군! 3번: 그러는 수밖에. 독자 여러분은 어떤 게 가장 비제가 붙인 3개의 C음 8분음표에 “bien” 부분에서 단2도 떨어지는 점4분음표 B음과 가장 맞는 결합이라고 보는가? 이해를 돕기 위해 이 부분의 영상 하나를 첨부하니 시청을 권한다. (돈 호세가 본심이 아닌 상황 때문에 합류하게 되어 자조하는 대사에서 목관악기의 하향 반음계가 답하고 있긴 하다. https://youtu.be/K5noHc5o-W8)
그럴 바엔 차라리 갈라 콘서트로 하면서 아리아와 중창, 합창 등에 더욱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하바네라’, ‘미카엘라와 호세의 2중창’, ‘세기딜라’, ‘용기병’, ‘투우사의 노래’, ‘카드의 3중창’ 등 주옥같은 노래들만 콜로소바와 살라스 그리고 김병길 등의 큰 성량과 명확한 딕션 그리고 매혹적인 음색의 가수들로 채웠다면 더욱 빛난 오페라의 향연이 되지 않았을까? 아니면 개방적인 분위기의 야외 음악당이었으면 어땠을까?
암보로 연주하면서 지극히 편안한 자세로 극을 이끌었던 정명훈의 모습이 있었기에 이런 제안이 가능하다. 정명훈과 이번 공연을 위해 악장으로 초빙된 살바토레 콰란타(Salvatore Quaranta) 모두 <카르멘>에 이골이 난 듯 체화되어 있었다. 억지스러운 과장이나 전개 대신 익숙하디 익숙한 음악에 몸을 맡기며 즐기는 듯했다. 그런데 정명훈은 왜 이렇게 전주곡과 2막 오중창 4막 합창 등에서 오케스트라가 따라오기 버거울 정도로 템포를 땅기고 타악이 미세하게 뒤따라오게 했는가? 크게 거슬리지 않고 신나긴 했지만, 더욱더 상술한 갈라에 연관성을 맺는다. 객원으로 합류한 플루트의 실비아 카레두(Silvia Careddu)는 소리가 악단에 스며들지 못하고 겉돌았다. 트럼펫과의 ‘어린이 합창’에서는 부피가 맞지 않고 심지어 음정이 서로 부딪히기까지 하였으며 2막 ‘집시의 노래’에서는 제2 플루트와 3도가 고르지 못했고 3막 전주곡에서는 첫 음인 Eb이 짧고 프레이즈의 호흡이 뒤죽박죽이었다. 전체적으로 목관의 비중이 높으며 색채적인 효과를 자아내야 하는 <카르멘>에서 저음 플루트의 묵직함을 드러내려는 비제의 의도도 퇴색하였으며 피콜로까지 날카롭고 재빠르지 못했다. 오보에와 클라리넷 역시 별 특색 없이 무난했을 뿐 목관악기들의 줄다리기라 할 수 있는 2막 전주곡은 밋밋했으며 더군다나 노래는 아예 지워버려 살라스의 목소리로도 듣지 못한 ‘용기병’이었다. 어린아이들이 했다고 그저 귀엽고 발랄하다고만 하기에는 CBS소년소녀합창단의 볼륨은 상대적으로 너무 컸다. “타라-타-타”가 아니다. “타-라타 타-라타 타-” 비제는 이렇게 리듬을 붙였다. 번역을 멋대로 한 것도 모자라 스타카토도 아니고 테누토로 음을 밀었다. 노이오페라코러스와 성남시립합창단은 섞여 있어 구별이 안 되었지만, 발음이 매끄럽지 못하고 자세도 타성에 젖어 있는 듯했다. 레멘다도 역의 테너 김재일과 메르세데스 역의 메조소프라노 김가영 정도가 눈에 들어왔다.
정명훈이라는 브랜드와 카르멘이라는 이름에서부터 풍기는 친밀한 매력, KBS교향악단이라는 상징성 등이 맞물려 2회 연속 매진이고 올해 흥행 1위를 한 공연 기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시간 가는지 모르게 재미있었지만, 음악적 완성도와 외국에서 온 2명을 제외한 국내 성악가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기에는 준비와 배려가 부족한 콘서트 오페라였다.
평: 성용원(작곡가, 본지 상임평론가)
사진제공: KBS교향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