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4월 25일(토)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
모차르트 : 피아노를 위한 미뉴에트 G장조, K. 1e(피아노 김규연), 현악 오중주 제6번 E♭장조, K. 614(바이올린 박지윤 & 김예원, 비올라 김상진 & 서수민, 첼로 이상은), 피아노와 관악을 위한 오중주 E♭장조, K. 452(오보에 올리비에 두아즈, 클라리넷 로망 귀요, 바순 로랭 르퓌브레, 호른 에르베 줄랭, 피아노 김규연), 브람스 : 피아노와 현악을 위한 오중주 f단조, Op. 34(바이올린 데이빗 맥캐롤 & 양정윤, 비올라 이한나, 첼로 박진영, 피아노 알렉산더 무투즈킨)
2026년에는 4월 21일부터 5월 3일까지 2주 가까이 진행되는 21번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올해는 한 번도 가지 못하다가 부위원장의 포스팅을 보고 적어도 한번은 다녀와야 하는 게 예의(?) 같아 4월 25일 토요일에 열린 ‘Mostly Mozart Fest’라는 부제가 붙은 음악회에 다녀왔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모차르트와 영재들’인데 음악사 불세출의 천재인 모차르트를 묶어서 후대의 아티스트를 격상(?)시키겠다는 의도인 거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첫 곡은 피아니스트 김규연이 K.1이라고 붙어있는 모차르트가 다섯 살에 작곡한 ‘미뉴에트 사장조’요, 다음 곡은 모차르트가 죽기 직전에 완성한 K. 614의 ‘현악 오중주 내림마장조’로 프로그램 순서를 붙였다. 사실 클래식 음악이 전 세계적으로 향유층이 한 줌도 안 되는데 우리나라는 클래식 감상 인구 대비 전공자들이 대거 배출되다 보니 수는 많지만 레스너가 아닌 국제적인 지명도와 연주력을 겸비한 연주자, 비르투오소 인재풀은 한정적이다. 그러다 보니 언급한 시장 규모와는 반비례하게 빈번히 개최되는 각종 타이틀이 붙은 음악제와 축제, 기획공연에 참가 또는 초대받는 사람들은 겹치는 경우가 태반이며 어느 정도 레벨에 오르면 커리어를 쌓고 보존하기 위해 인맥을 형성한다.
모차르트의 ‘현악 오중주’의 제1 바이올린을 맡은 박지윤은 평창대관령음악제 단골이다. 그런데 오늘 서울에서의 연주는 평창에서의 그 박지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음정이 불안전하고 활기가 없었다. 개시부터 두 비올라의 6도 음정 비율이 7대 3 정도로 제1 비올라에 쏠렸다. 두 대의 바이올린에서 3도 하향은 정교하지 않으며 3마디의 첼로 Eb 근음은 선명하지 못하였다. 김상진과 서수민 간의 부피는 맞지도 않고 첼로의 이상은은 비올라에 상대적으로 불륨이 처져 안 그래도 저음을 혼자 담당해야 함에도 얇은 음색으로 다섯 대의 현악기 간의 불균형이 역력했다.
1악장 2주제는 제1바이올린으로 나오지만 종지에서 2바이올린 받아 2도 위로 이조시키고 첼로가 그리고 재현부에서는 비올라가 중간 음역에서 등장하는 등 악기 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선명하고 뛰어난데 과연 오늘의 연주가 미세먼지 하나 없는 대기처럼 청명하였느냐는 자문에는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하늘에 도달한 모차르트가 천상의 천사들과 함께 우아한 자태로 서로 발을 맞추고 춤을 추는 듯해야 하는 2악장, 3악장 트리오 중간의 싱그럽고 청초한 샘물처럼 흐르는 바이올린의 선율에 비올라가 옥타브 유니즌으로 반복하는 대목에서는 두 악기가 따로따로였고 생기 넘치는 자연스러움이라기보다 어떻게라도 꾸역꾸역 지팡이라도 짚고 나가려는 듯이 무거워 미뉴에트의 발랄함은 없었다.
4악장에서 악기 간의 주고받는 생동감은 떨어지고 마치 발에 돌 하나를 메고 서로 밀면서 산에 오르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냥 흔하디흔한 교수 연주회에 불과하였으며 연습 부족인 흔적이 다분했다. 김상진의 말마따나 모차르트가 5년만 더 살았으며 도달했을 현대음악과 같은 진보성이 21세기에 그들에 의해 구현되고 있었다. 단9도가 미묘하게 부딪힘으로써 현악기만의 정교한 인토네이션 대신 불협화로 치달렸기 때문이다.
작년의 멋진 프랑스 신사들이 또 왔다. ‘피아노와 관악을 위한 오중주’는 앞의 현악 오중주 반대였다. 앙상블 멤버 간의 호흡과 조절도 완벽하고 오랜 기간 동지 의식을 지키고 유지했다는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였다. 기교적으로도 흠잡을 데 없었다. 실내악에서 균형이라는 게 뭔지를 보여준 명불허전의 정석이었다.
음악회 앞두고 본인들의 바쁜 일정 쪼개 겨우 한두 번 모여 맞춘 게 아닌 오랜 세월 같이 해오면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면서 채워 줄 수 있는, 그러면서 천상의 모차르트 세계 천진난만함과 Eb이 내포하는 싱그러움을 맘껏 펼친 고전음악의 정수였다. 서로 완급조절을 하면서 목관악기의 매력을 한껏 펼쳤으며 피아노의 김규연도 어긋나지 않고 거기에 동화되었다. 올 초 1월,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김규연이 멤버로 있는 ‘트리오 서울’의 연주를 감상하였다. 실내악에서 억지로 튀지 않으면서 온화한 중재자요 조정자 같다는 실내악 피아니스트로서의 면모가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2부 브람스 ‘피아노 오중주’는 힘과 균형에서 1부 모차르트 ‘현악 오중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호연이었다. 비올라의 이한나와 첼로 박진영의 소리와 질감이 찰졌다. 거기에 민첩하기까지 했다. 바이올린의 데이빗 맥캐롤과 양정윤 역시 각자의 길을 걷는 게 아니라 서로 소리를 듣고 합했다. 피아노의 알렉산더 무투즈킨은 브람스 특유의 장중함과 묵직함을 쳐지지 않고 강하게 유지하면서 각 악기의 소리 질감을 살려주었다.
2악장 원조인 Ab에서 E로 증5도나 뛰어 전조되고 나오는 34마디 3박에서의 제2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유니즌은 비슷한 형태의 모차르트 ‘현악 오중주’에서도 이렇게 확실히 부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새삼 묻어날 정도로 진했다. 3악장 처음의 첼로 최저음 C 피치카토는 약박에서 나오는 다른 악기들의 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그대로 강박에 찍어주기만 하면 됨에도 불구하고 첼로를 포함한 저음악기 연주자들이 박을 제대로 따박따박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준 아이러니다.
12번째 마디 프레이즈 종지에서 C-F-G, 즉 정격종지의 근음이 피아노와 안 맞아 불협화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트리오에서도 똑같았다. 트리오는 점4분음표 한 박 못갖춘마디인데 첼로와 피아노가 순간 박을 놓쳐 한 박씩 밀려 나오는 식으로 되어 있는 첼로의 정박의 C음 이후 하나의 8분쉼표와 2개의 8분음표가 맞지 않았다. 혼신을 다해 지판 소리까지 부가로 들리는 격렬한 네 대 현악기의 합주는 약관 브람스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로 파워풀했다. 푸가 전주와 말미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연주자끼리 교감을 한층 더 드러나게 한 4악장은 멈추지 않는 격정의 토로로 강렬한 결말을 선사하였다.
評 성용원(작곡가 본지 상임평론가)
2026년 4월 25일(토)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
모차르트 : 피아노를 위한 미뉴에트 G장조, K. 1e(피아노 김규연), 현악 오중주 제6번 E♭장조, K. 614(바이올린 박지윤 & 김예원, 비올라 김상진 & 서수민, 첼로 이상은), 피아노와 관악을 위한 오중주 E♭장조, K. 452(오보에 올리비에 두아즈, 클라리넷 로망 귀요, 바순 로랭 르퓌브레, 호른 에르베 줄랭, 피아노 김규연), 브람스 : 피아노와 현악을 위한 오중주 f단조, Op. 34(바이올린 데이빗 맥캐롤 & 양정윤, 비올라 이한나, 첼로 박진영, 피아노 알렉산더 무투즈킨)
2026년에는 4월 21일부터 5월 3일까지 2주 가까이 진행되는 21번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올해는 한 번도 가지 못하다가 부위원장의 포스팅을 보고 적어도 한번은 다녀와야 하는 게 예의(?) 같아 4월 25일 토요일에 열린 ‘Mostly Mozart Fest’라는 부제가 붙은 음악회에 다녀왔다. 이번 축제의 주제는 ‘모차르트와 영재들’인데 음악사 불세출의 천재인 모차르트를 묶어서 후대의 아티스트를 격상(?)시키겠다는 의도인 거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첫 곡은 피아니스트 김규연이 K.1이라고 붙어있는 모차르트가 다섯 살에 작곡한 ‘미뉴에트 사장조’요, 다음 곡은 모차르트가 죽기 직전에 완성한 K. 614의 ‘현악 오중주 내림마장조’로 프로그램 순서를 붙였다. 사실 클래식 음악이 전 세계적으로 향유층이 한 줌도 안 되는데 우리나라는 클래식 감상 인구 대비 전공자들이 대거 배출되다 보니 수는 많지만 레스너가 아닌 국제적인 지명도와 연주력을 겸비한 연주자, 비르투오소 인재풀은 한정적이다. 그러다 보니 언급한 시장 규모와는 반비례하게 빈번히 개최되는 각종 타이틀이 붙은 음악제와 축제, 기획공연에 참가 또는 초대받는 사람들은 겹치는 경우가 태반이며 어느 정도 레벨에 오르면 커리어를 쌓고 보존하기 위해 인맥을 형성한다.
모차르트의 ‘현악 오중주’의 제1 바이올린을 맡은 박지윤은 평창대관령음악제 단골이다. 그런데 오늘 서울에서의 연주는 평창에서의 그 박지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음정이 불안전하고 활기가 없었다. 개시부터 두 비올라의 6도 음정 비율이 7대 3 정도로 제1 비올라에 쏠렸다. 두 대의 바이올린에서 3도 하향은 정교하지 않으며 3마디의 첼로 Eb 근음은 선명하지 못하였다. 김상진과 서수민 간의 부피는 맞지도 않고 첼로의 이상은은 비올라에 상대적으로 불륨이 처져 안 그래도 저음을 혼자 담당해야 함에도 얇은 음색으로 다섯 대의 현악기 간의 불균형이 역력했다.
1악장 2주제는 제1바이올린으로 나오지만 종지에서 2바이올린 받아 2도 위로 이조시키고 첼로가 그리고 재현부에서는 비올라가 중간 음역에서 등장하는 등 악기 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선명하고 뛰어난데 과연 오늘의 연주가 미세먼지 하나 없는 대기처럼 청명하였느냐는 자문에는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치 하늘에 도달한 모차르트가 천상의 천사들과 함께 우아한 자태로 서로 발을 맞추고 춤을 추는 듯해야 하는 2악장, 3악장 트리오 중간의 싱그럽고 청초한 샘물처럼 흐르는 바이올린의 선율에 비올라가 옥타브 유니즌으로 반복하는 대목에서는 두 악기가 따로따로였고 생기 넘치는 자연스러움이라기보다 어떻게라도 꾸역꾸역 지팡이라도 짚고 나가려는 듯이 무거워 미뉴에트의 발랄함은 없었다.
4악장에서 악기 간의 주고받는 생동감은 떨어지고 마치 발에 돌 하나를 메고 서로 밀면서 산에 오르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냥 흔하디흔한 교수 연주회에 불과하였으며 연습 부족인 흔적이 다분했다. 김상진의 말마따나 모차르트가 5년만 더 살았으며 도달했을 현대음악과 같은 진보성이 21세기에 그들에 의해 구현되고 있었다. 단9도가 미묘하게 부딪힘으로써 현악기만의 정교한 인토네이션 대신 불협화로 치달렸기 때문이다.
작년의 멋진 프랑스 신사들이 또 왔다. ‘피아노와 관악을 위한 오중주’는 앞의 현악 오중주 반대였다. 앙상블 멤버 간의 호흡과 조절도 완벽하고 오랜 기간 동지 의식을 지키고 유지했다는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였다. 기교적으로도 흠잡을 데 없었다. 실내악에서 균형이라는 게 뭔지를 보여준 명불허전의 정석이었다.
음악회 앞두고 본인들의 바쁜 일정 쪼개 겨우 한두 번 모여 맞춘 게 아닌 오랜 세월 같이 해오면서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면서 채워 줄 수 있는, 그러면서 천상의 모차르트 세계 천진난만함과 Eb이 내포하는 싱그러움을 맘껏 펼친 고전음악의 정수였다. 서로 완급조절을 하면서 목관악기의 매력을 한껏 펼쳤으며 피아노의 김규연도 어긋나지 않고 거기에 동화되었다. 올 초 1월,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김규연이 멤버로 있는 ‘트리오 서울’의 연주를 감상하였다. 실내악에서 억지로 튀지 않으면서 온화한 중재자요 조정자 같다는 실내악 피아니스트로서의 면모가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2부 브람스 ‘피아노 오중주’는 힘과 균형에서 1부 모차르트 ‘현악 오중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호연이었다. 비올라의 이한나와 첼로 박진영의 소리와 질감이 찰졌다. 거기에 민첩하기까지 했다. 바이올린의 데이빗 맥캐롤과 양정윤 역시 각자의 길을 걷는 게 아니라 서로 소리를 듣고 합했다. 피아노의 알렉산더 무투즈킨은 브람스 특유의 장중함과 묵직함을 쳐지지 않고 강하게 유지하면서 각 악기의 소리 질감을 살려주었다.
2악장 원조인 Ab에서 E로 증5도나 뛰어 전조되고 나오는 34마디 3박에서의 제2바이올린과 비올라의 유니즌은 비슷한 형태의 모차르트 ‘현악 오중주’에서도 이렇게 확실히 부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새삼 묻어날 정도로 진했다. 3악장 처음의 첼로 최저음 C 피치카토는 약박에서 나오는 다른 악기들의 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그대로 강박에 찍어주기만 하면 됨에도 불구하고 첼로를 포함한 저음악기 연주자들이 박을 제대로 따박따박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걸 보여준 아이러니다.
12번째 마디 프레이즈 종지에서 C-F-G, 즉 정격종지의 근음이 피아노와 안 맞아 불협화가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트리오에서도 똑같았다. 트리오는 점4분음표 한 박 못갖춘마디인데 첼로와 피아노가 순간 박을 놓쳐 한 박씩 밀려 나오는 식으로 되어 있는 첼로의 정박의 C음 이후 하나의 8분쉼표와 2개의 8분음표가 맞지 않았다. 혼신을 다해 지판 소리까지 부가로 들리는 격렬한 네 대 현악기의 합주는 약관 브람스의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로 파워풀했다. 푸가 전주와 말미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연주자끼리 교감을 한층 더 드러나게 한 4악장은 멈추지 않는 격정의 토로로 강렬한 결말을 선사하였다.
評 성용원(작곡가 본지 상임평론가)